과거를 조사한다 6

Mameloukor | 조회 수 12 | 2020.07.31. 01:02

 피곤해하는 요우무를 먼저 자기 방으로 보낸 후, 나는 여관 앞에 홀로 앉았다. 연초를 입에 물고 성냥갑을 꺼냈다. 그러고 보니 성냥을 사지 않았다. 내일은 정말로 성냥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성냥에 불을 붙였다. 낑낑대며 연초에 불을 옮겨 붙이려는데, 갑자기 바람이 불더니 누군가가 어느새 내 앞에 섰다. 고개를 올리니 다름 아닌 하타테였다. 내가 당황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니 하타테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헹, 내가 포기할 줄 알고? 오늘이 지나기 전에 꼭 인터뷰를 하고 말거야. 그나저나, 정원사는 어디로 간 거야?”

 요우무는 자고 있으니 괜히 깨우지 말라고 그녀에게 주의를 주었다. 하타테는 예사롭지 않다는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자는 건 어떻게 알았대? 같이 자다가 나온 걸까? 흠흠.”

 당연히 아니라고 했지만, 그녀가 들으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녀는 내 옆에 바투 붙어서는 펜과 종이를 들이밀었다.

 “그래그래, 요우무하고는 무슨 관계?”

 하타테의 공격적이고 짜증나는 질문에 나는 먼저 연초에 불을 붙여달라고 했다. 그녀는 짜증을 내면서도 순순히 연초에 불을 붙여주었다. 나는 여유롭게 연기를 길게 빨아들였다. 내 느릿한 속도에 하타테는 안달이 난듯 초조해했다.

 "이제 됐어? 질문해도 돼?"

 안달 난 그녀의 얼굴이 우습기 짝이 없었지만, 그녀 역시 반대쪽 팔을 간단히 부러트릴 정도로 강인한 텐구였다. 더 화나게 했다가는 무슨 사달이 벌어질지 몰랐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질문에 대비했다.
 연초의 반이 타들어갈 때쯤에야 하타테는 끔찍하기 짝이 없는 질문공세를 끝냈다. 그녀는 기분 나쁘게 웃음을 흘리며 종이를 집어넣었다.

 “인터뷰 고마워! 아아, 그래. 맞다.”

 하타테는 내게 작은 사진 하나를 건넸다. 옆과 뒷머리는 바싹 깎고, 윗머리는 길러서 뒤로 묶었으며, 수염은 덥수룩하게 기른 한 사내의 흑백사진이었다. 이게 누구냐는 질문을 담아 하타테를 보니 그녀가 말했다.

 “염사로 찍은 콘파쿠 요우키의 사진이야. 모미지가 주라고 했어. 얼굴도 모르면서 사람 찾고 다닐 거냐면서. 나중에 모미지한테 비싼 술이라도 하나 갖다 줘야겠네. 자, 그럼. 난 간다.”

 그러면서 하타테는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며 사라졌다. 나는 놀라서 무어라고 말하지도 못하고, 그저 허공으로 사라져버린 하타테의 모습과 사진을 번갈아 보기만 했다. 완고하고 무자비한 할아버지라는 말만 들었기에 관우 수염과 상투를 생각했는데, 이렇게 근대적인 스타일을 했을 줄이야. 게다가 누가 보면 많아야 30대 중반의 인간이라고 생각할 수준으로 젊었다. 이런 사람이 천 살이 넘었다니, 아무리 요괴라지만 대단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나는 사진을 보면서 생각에 잠겼다. 염사로 찍은 사진이기에 얼마나 진짜와 비슷한지는 알 수가 없었다. 하타테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도 모를 일이고, 또 모미지의 말을 다시 떠올리면, 17년 전에 사람이 확 늙어버렸다니까 요우무가 기억하는 그 얼굴과 같을지도 알 수 없다.
 연초가 다 타들어갔을 때쯤, 차가운 가을바람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어느새 밤이 깊어져 사람들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연초를 발로 밟아 끄며 일어섰다. 조금이라도 잠을 자두어야지 뭐라도 할 수 있겠지.
 날이 밝았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묘하게 쌀쌀했다. 왼팔이 아파왔기에 진통제를 입에 털어 넣었다. 얼굴을 문지르며 아침을 준비했다. 어떻게든 정신을 차려야지. 바깥으로 나오니 요우무가 내 방 앞에 있었다. 그녀는 내게 인사하며 말했다.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어째 영원정에서 들었던 그 말과 똑같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목욕탕으로 향했다. 적당히 목욕재개를 마치고 간단한 아침을 먹으러 나왔다. 우리는 조용히 아침식사를 하러 식당에 들어갔다.

 “어제 제가 들어가고 나서…….”

 평온하게 아침을 즐기던 도중, 갑자기 요우무가 말했다.

 “어떤 분이 찾아오셨나요?”

 나는 순순히 하타테가 찾아왔다는 말을 했다. 그녀가 요우키의 사진을 주었다는 말을 덧붙이면서. 요우무는 놀라는 얼굴이 되었다. 나는 품속을 뒤져 하타테가 준 사진을 요우무에게 보여주었다. 요우무는 재빠르게 사진을 낚아채곤 이를 뚫어지도록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그녀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제가 기억하는 할아버님의 얼굴보다 더 젊어요. 아마도 더 젊은 시절에 찍은 것 같은데…….”

 하타테가 염사로 찍은 사진이므로 실제와 다를 수 있다고 말하니, 요우무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요우무는 살짝 들뜬 모습이었다.

 “사진이 있다면 좀 더 도움이 되지 않겠어요? 할아버님을 모르는 사람들도 얼굴을 기억할 수는 있지 않을까요?”

 확실히 그렇겠지. 하지만 너무 들떠서 생각한다고 더 나은 결과가 나오리라는 생각은 하지 말라고 일러두었다.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큰 법이니까. 하지만 가슴속에서 일어나는 들뜬 기대감을 억누르는 건 쉽지 않은 법이다. 당장 나조차도 무언가 좋은 실마리가 생길 것 같다는 근거 없는 기대감에 두근대니 말이다.
 식사를 마치고 일어섰다. 바깥으로 나오니, 하쿠레이 레이무가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무표정하던 그녀는 나를 보더니 잔뜩 짜증난 얼굴이 되어, 총총걸음으로 다가왔다. 무녀가 또 무슨 생각으로 나한테 다가오는 걸까. 나도 모르게 움츠리고 말았다. 우리와 무녀가 마주했다. 그녀는 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흥신소.”

 무녀께서 여긴 무슨 일이실까. 의도하진 않았으나 나도 모르게 비꼬는 말투가 흘러나왔다. 손에 고헤이가 없는 게 다행이다.

 “너 요즘 유명하더라. 아무데나 막 쑤시고 다닌다고.”

 아, 이년도 내 팔을 부러트리려고 왔나. 요우무는 그러나 내 적대감을 모르는 듯 멍하게 나와 레이무를 번갈아보았다. 그녀는 허리춤에 손을 올리며 뾰로통한 표정으로 나를 쏘아붙였다.

 “너 때문에 내가 얼마나 돌아다니면서 뒷수습을 했는지 알아? 텐구들이 네 팔을 부러트렸다고 했을 때는 아주 어이가 없었다니까.”

 걱정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니 그녀가 코웃음을 쳤다. 그녀 만면에 살짝 웃음이 돈다. 무슨 악랄한 짓거리를 내게 하려고 저런 사악한 웃음을 짓는 걸까.

 “고맙다고? 고맙단 말이지…….”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것 같아, 나는 침을 꼴깍 삼켰다.

 “마침 오늘 신사에서 술잔치나 할까 했는데. 사갖고 오지 않을래? 정말 고맙다면 말이지.”

 망할 홍백 깡패 같으니. 나는 튀어나오려는 욕을 막으며 얼굴을 감싸 쥐었다. 요우무를 돌아보니 그녀는 살짝 미소 지으며 말했다.

 “잘 됐어요. 레이무라면 무언가 알려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자기가 모시는 신 이름도 모르는 머저리가 무엇을 알겠다고? 이 말을 그년이 들었다면 아마 오른쪽 팔도 아주 작살을 내었을 것이다. 하지만 요우무의 말마따나 ‘그’ 하쿠레이의 무녀라면 무언가 사소한 실마리라도 줄 수 있지 않을까. 게다가 그쪽엔 레이무만 있는 것도 아니니 다른 이들에게 어떤 말이라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나는 레이무의 말을 일단은 따르기로 했다.
 망할 년 같으니.

 시간이 흘러 밤이 되었다. 있는 돈 없는 돈 다 털어 잔뜩 술을 사갖고 신사 경내에 들어서니 이미 술판을 벌여놓은 듯 시끄러운 목소리와 술 냄새가 진동을 했다. 툇마루에 앉아있던 이들이 우리를 돌아보았다. 일단 눈에 보이는 건 레이무, 마리사, 사쿠야, 사나에 등. 이변해결사들이 다 모인 모양이었다. 내 모습을 본 레이무가 웃으며 손짓했다. 악마의 부름이 따로 없다.
 나와 요우무가 자리에 앉자마자 우리에게 술잔이 쏟아졌다. 나를 죽일 것만 같은 마리사의 눈빛과 왜 신사에 안 왔냐고 계속 따지는 사나에의 시끄러운 목소리에 죽을 것만 같았다. 요우무는 벌써 네 잔째 술을 내리 마시고는 이미 취해버린 듯 얼굴이 새빨갰다.
 이때 신사 안쪽의 문이 열리고, 안에 있던 여러 요괴들이 동시에 나를 돌아보았다. 머리에 뿔 달린 저 오니는 그 유명한 이부키 스이카겠고, 파란 머리는 아마도 천인으로 알려진 그 여자겠지. 금발의 인형사도 보였고, 옆에는 샤메이마루 아야.가 있었다 나는 침을 꼴깍 삼켰다. 저 여자가 왜 여기 있지? 나와 아야가 눈이 마주치자 그녀가 씩 미소를 지어보였다. 무지막지한 공포가 내 등을 타고 흘렀다. 아야는 그러나 금방 고개를 돌려버렸다. 내 모습을 본 레이무가 말했다.

 “걱정 마. 아야 쟤가 또 널 공격하면 내가 대신 팔을 부러트려줄 테니까.”

 홍백 깡패에게 의지해야 할 날이 오다니. 놀라운 일이다. 그때 스이카가 툇마루로 나왔다. 머리에 달린 커다란 뿔이 아니면 그냥 탁한 금발이 인상적인 어린아이로 보일 술꾼. 하지만 듣자하니 달을 부수고 산을 들어 올린다고 한다. 잔뜩 취한 얼굴로 그녀는 나와 요우무를 번갈아보았다.

 “이 둘이 요즘 환상향 곳곳을 들쑤시고 다닌다는 커플인가?”

 예상했던 요우무의 대답이 돌아오지 않지 그녀를 돌아보았다. 요우무는 이미 헤롱헤롱, 자기 몸도 제대로 못 가누고 있었다. 스이카는 혀를 차며 다시 나를 보았다.

 “그래, 뭘 그렇게 찾고 계시나.”

 소문을 익히 들었으면 알지 않겠냐고 대답했다. 어차피 아야도 같은 자리에 있었으니 들으려면 못 들을 것도 없지 않은가. 스이카는 내게 가까이 다가왔다.

 “많이 힘들겠네. 환상향 전체가 잊고 싶어 하는 사건을 파헤치려면 말이야.”

 대답하지 않았다. 스이카의 말에 툇마루에 앉아 있던, 그리고 아직 정신을 차리고 있던 레이무와 마리사가 우리 쪽을 돌아보았다. 레이무는 흐응, 소리를 내며 중얼댔다.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걸까.”

 그러게 말입니다. 내가 손을 내저었다. 하지만 이럴 때야 말로, 적당히 술에 취해 작은 무례 정도는 넘길 수 있을 때가 무엇을 물어보기에 좋은 때이다. 나는 품에서 요우키의 사진을 꺼냈다. 내가 무어라고 하기도 전에 레이무가 먼저 손을 뻗어 사진을 빼앗았다. 그녀는 사진을 뚫어지도록 바라보았다.

 “흐응……. 잘 생긴 아저씨네. 이게 누군데?”

 나는 그 사진이 콘파쿠 요우키의 사진이라고, 그리고 염사로 찍어서 완전히 같진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요우키라는 말에 레이무도 마리사도 스이카도 모두 요우무를 돌아보았다. 사나에와 사쿠야에 붙잡혀 계속 술을 들이켜는 그녀의 모습은 안타까울 수준이었다. 나는 레이무에게 요우키에 대해서 아는 게 있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당연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모르지, 나야.”

 레이무는 사진을 마리사에게 넘겼다. 마리사 역시 고개를 가로저었고, 다음엔 스이카의 차례가 되었다. 스이카는 사진을 보면서 실실 웃었다.

 “아아, 비슷하게 생겼네. 근데 이런 최신 머리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나는 스이카에게 무언가 아는 게 있으면 말해달라고 했다. 스이카는 머리를 긁적이더니, 그냥 웃으며 내게 사진을 돌려주었다. 나는 한숨을 쉬며 머리를 긁었다. 아무도 내게 뭘 알려주지 않는구나. 새삼스럽지만 다시금 깨달았다. 결국 말없이, 날이 다할 때까지 술잔만 들이켰다.
 날이 많이 어두워진 관계로, 그리고 요우무를 업고 위험한 짐승길을 뚫고 갈 자신이 없는 관계로 신사에서 묵고 가기로 했다. 혼자 남자인 관계로 창고 같은 별실에 홀로 박혀서 자게 되었다. 방에 누워 있기만 하려니까 잠이 전혀 오지 않았다.
 바깥으로 나왔다. 연초를 꺼내 입에 물고 성냥을 꺼냈다. 그때 옆에 누군가가 술 냄새를 풍기며 다가왔다. 스이카였다. 그녀는 헤롱헤롱 비틀대며 내게 말했다.

 “그 시절을 아는 사람들이 모두 언급을 꺼려하는 이유. 그게 대체 무얼까?”

 그건 스이카 당신이 알려줘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스이카는 술냄새를 풍기며 피식 웃었다.

 “아서라. 그렇게 남이 떠먹여주기만을 바래서야 어찌 탐정이라 할 수 있겠나.”

 나는 모미지가 언급했던 피바람을 말했다. 피바람이라는 말에 스이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툇마루에서 내려왔다.

 “잠깐 걷지.”

 그녀를 따라 신사 경내를 한 바퀴 돌기로 했다. 앞서 걸으며 그녀가 말했다.

 “레이무가 지금 열일곱 살인가 열여덟 살인가 되었을 거야. 그럼 그 전의 무녀는 어땠을까?”

 옛날 무녀에 대해서 말하는 이유가 무어냐고 묻자, 스이카는 손가락으로 자기 관자놀이를 살짝 찔렀다. 머리를 쓰라는 소리다. 나는 요우키와 레이무 이전의 무녀가 연관이 있느냐고 물었다. 스이카는 어깨를 으쓱했다.

 “요우키는 아무도 언급하지 않으려고 하고, 그의 아들은 아예 이름조차 알 수 없게 되었어. 요우키의 아들 이름을 알아?”

 모른다고 답했다.

 “당연히 모를 거야. 나도 모르거든. 아마 그 케이네인가 하는 선생도, 환상향연기를 쓴다는 아레의 계승자도 모를 거고. 왜 그럴까? 왜 모두가 그 아들의 이름을 잊기로 했을까?”

 나는 걸음을 멈추었다. 과연, 언제나 탐정 소설에서 중요한 말을 해주는 이는 술에 취한 늙은이였다. 나는 한동안 깎지 않아 수염이 자라는 입가를 문질렀다.

 “자, 생각을 해 봐, 탐정 나으리. 증거는 이미 나와 있어.”

 요우키, 이름도 알 수 없는 그의 아들, 레이무 이전의 무녀, 피바람, 잊힌 이름……. 나는 이 단어들을 하나하나 조합하며 가설을 만들어보았다. 먼저 떠오른 가설은 다음과 같았다.
 요우키의 아들은 환상향의 어떤 문제와 모순 때문에 죽었고 그에 분노한 요우키가 무녀를 살해했다. 하지만 그랬다면 이름이 사라져야 할 존재는 요우키였다. 이름을 지운다는 것은, 어떤 커다란 문제를 일으킨 대상을 완전히 기록에서 없애겠다는 뜻이 아닌가? 요우키의 이름은 남고 그 아들의 이름은 사라진 이유가 무엇일까? 무녀를 죽인 자가 요우키의 아들이고, 요우키는 그런 자기 아들을 죽인 것일까? 아니면 요우키의 아들과 무녀가 어떤 관계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피바람이 불어 요우키가 그 둘을 살해한 것일까?
 내 가설들을 들은 스이카는 그저 웃으며 표주박을 들이켜기만 했다. 그녀의 입가에서 술 냄새가 진동했다.

 “더 이상은 나도 알 수가 없네. 대신 방향은 말해줄 수 있을 거 같아. 아무도 가지 않으려고 하는 곳에 가봐. 이를테면, 무연총 같은 곳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왜 나를 돕는지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나 같은 오니는 거짓말을 아주 경멸하거든. 그리고 환상향은 거짓말쟁이로 가득 차 있고. 그러니 진실을 찾아내려는 사람을 도와야 하지 않겠어.”

 스이카는 다시 표주박을 들이켰다. 나는 연거푸 그녀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그녀는 턱짓으로 오른쪽을 가리켰다. 조금씩 사라지는 틈새. 유카리가 또 감시하고 있던 모양이었다. 진실의 편린을 보게 하는 게 빠를 거라던 그녀의 말이 떠올랐다.

 다음 날이 되었다. 나는 숙취로 고생하는 요우무를 데리고 아침 일찍 신사를 나섰다. 그곳에 오래 있다가는 레이무 그년이 무슨 말을 할지 알 수가 없으니 말이다. 나는 요우무에게 무연총으로 가자고 말했다. 그곳에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말에 요우무는 놀란 얼굴이 되었다.

 “그, 그곳은 정말 위험한 곳이 아닙니까? 사람이 함부로 드나들 수 없는 곳이잖아요!”

 모두가 잊으려 하는 일이면 그런 위험한 곳에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그 말에 요우무는 반신반의하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래도, 무언가가 나타난다면 제가 지켜드리겠습니다! 걱정 마세요!”

 참으로 믿음이 안 가는 말이다. 하지만 혼자서 한쪽 팔이 병신인 채로 단검을 휘두르는 것 보다는 덜렁이 정원사와 함께 칼을 휘두르는 것이 더 안전할 것임은 자명하리라.
 그때 요우무가 내 손을 붙잡았다. 무언가가 나타났나? 깜짝 놀라 돌아보니 그녀가 살짝 미소 지었다.

 “정말로, 감사드려요.”

 그러면서 그녀는 나를 꽉 붙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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