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노래-4

라울 샤니 | 조회 수 62 | 2016.07.01. 19:54

벌써 이 환상향이란 곳에 도착한지도 2주일이나 지났다. 

처음엔 모든 게 낯설었지만 사쿠야씨의 가르침과 나이프는 내가 이곳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들은 바로는 이곳은 말 그대로 세계의 '환상', 즉 잊혀진 것 혹은 환상으로 치부되는 것들이 흘러들어오는 곳이라고 했다.

그런 만큼 바깥의 평범한 인간이 이곳으로 흘러들어오는 일은 드물어서, 바깥에서의 내 일을 물어봤을 때 

내가 음악가였다고 대답하자 홍마관 관주 레밀리아 씨가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음악가였는데 이 곳으로 와버린 거라고? 정말이지, 어지간히도 안 팔리는 음악가였나 보네."

사실대로 말하자면 안 팔리는 음악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매스컴이나 귀찮은 질문 공세에 휘말리는 게 싫어

여러번 신분을 감추며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샌가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잊혀졌을 거다.

거기까지 생각이 닿자 갑자기 바깥에 두고 온 모든 것들이 아득하게만 느껴져 나는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오늘은 어딘가의 신사로 간다고 했다. 내가 무조건 가야한다고 해서 나는 외출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사실 2주가 지난 지금까지 안전상의 이유로 홍마관을 떠난 적이 없던 나는 외출 소식을 듣고 굉장히 신이 난 상태였다.

난 굉장히 들떠있었고, 준비시간에 맞춰 옷도 갈아입고 나자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창문을 열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처음엔 가볍게 한 두소절만 부르려고 했지만 부르다보니 이렇게 노래부르는 것도 오랜만이라는 생각에 나는

마치 무대 위에서 청중을 휘어잡는 그 때로 돌아간 것처럼 진지하게 매 순간 영혼을 담아 불렀다.

혼자서 노래를 부를 땐 굉장히 마음이 편해진다. 그 때까지 생각하던 것도, 고민하던 것들도 모두

노래를 부를 때는 오히려 감정을 불어넣어주는 향신료처럼 노래에 순간순간마다 알맞은 느낌을 더해준다. 

눈을 감은 채로 한 곡을 완창하고 나니 확실히 마음이 한결 편해져 있었다.

이 곳에서 예전보다 더 잘 살아갈 수 있을 거란 느낌도 마구 샘솟아서 나는 허공에 소리쳤다.

"조오오아! 나는 할 수 있따아아아아!"

이렇게 외치니 좀 머쓱해져서 뒤를 돌아보니 사쿠야씨가 쿡쿡대면서 소리죽여 웃고 있었다.

부끄러워 죽을 것만 같았지만 꾹 참고 물어봤다.

"사쿠야씨, 언제부터 보고 있었어요......?"

사쿠야씨는 그제서야 웃음을 그치더니 말했다.

"제가 들어왔는데 노래 부르고 있더라구요. 되게 잘 불러서 계속 듣고 있었어요. "

처음부터 봤다는 거다. 

"고, 고마워요. 그, 근데 왜 갑자기?"

"이제 출발해야죠. 지금 가야 그 애를 만날 수 있거든요."

역시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모양이었다. 아마 그 신사라는 곳에 있는 무녀이리라.

나는 간신히 부끄러운 마음을 추스르고 옷매무새를 정리한 뒤 사쿠야씨를 따라갔다.

 

환상향에서는 마력이나 요력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은 날아다닐 수 있다고 했다. 내가 그걸 계속 궁금해하자 

사쿠야씨는 직접 날아다니는 걸로 시범을 보여줬고, 그덕에 나도 바깥에서의 편견을 과감히 버릴 수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홍마관은 다른 곳과는 상당히 동떨어진 곳이다. 앞에는 커다란 호수가 있지만 그 주위에는 

숲이 깔려있어서 도저히 교통이 좋은 편이라곤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 점에 대해 지적하자 사쿠야씨가 대답해주었다.

"날아가야죠, 물론."

홍마관에는 훌륭한 정원이 있고, 그 정원을 따라 쭉 가면 대문이 나온다. 그리고 그 대문에는 저택에서 오가며 

여러번 마주친 붙임성 좋은 문지기인 메이린 씨가 있었다.

"어라? 사쿠야씨랑 안토니오씨? 여긴 왠일이세요?"

졸고 있다가 우리가 다가오는 소리에 깨는 게 눈에 훤히 보였다.

이런 사람이 문지기라니, 홍마관이 안정된 직장인걸까 아니면 의외로 메이린씨가 굉장한 문지기인걸까.

사쿠야씨가 메이린씨에게 말했다.

"지금 하쿠레이신사에 가려고 하는데 이 사람 좀 태워다 줄 수 있어?"

"에에~? 저, 전 문지기 일만으로도 벅차다구요! 게다가-"

사쿠야씨가 가볍게 웃으면서 나이프를 머리 옆으로 정확하게 던지자, 메이린씨도 웃으면서 말했다.

"아직 체력도 남아있으니 문제 없습니다! 마침 심심하기도 했으니까 빨리 가 보자구요! 자, 안토니오씨! 업혀요!"

......역시 나이프는 모든 사람을 설득시켜주는 마법의 도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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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으...어째 갈수록 필력이 떨어지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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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2016.07.02. 13:01

안토니오(풉) 은 대체 성별이 뭡니까?(제발 남자라고 하지말아주세요)

라울 샤니 2016.07.02. 13:21

진짜 보니까 성별을 구분할 수 있는 부분을 하나도 안 썼네요...

유감스럽게도 남자입니다

 

양성&중성 2016.07.02. 20:30

이럴수가 안토니오가 좋아지기 시작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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