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노래-5

라울 샤니 | 조회 수 49 | 2016.07.08. 11:29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남자인 내가 메이린씨 등에 업히면 그, 이런저런 불미스런 접촉이 생길 게 뻔하기에

나는 이리저리 궁리하다 결국은 밧줄에 매달려 날아가기로 결정했다. 애초에 내가 키가 커서 업혀도 상당히 불편할 거다. 

그러자 갑자기 사쿠야씨가 어디서 났는지 모를 담요를 꺼내더니,

"밧줄보단 이게 나을 테니까 여기에 앉아서 가요."

이렇게 말하면서 먼저 날아가길래 멍해있자 메이린씨가 담요를 받고 말했다.

"아, 안토니오씨는 아직까지 본 적 없어요?"

"네, 얘기는 여러 번 들었는데, 뭐랄까 평소에는 저렇게 눈에 확 띄는 변화가 없으니까..."

"음~그렇기야 하죠. 아, 나머지 얘기는 가면서."

그렇게 말하며 메이린씨가 살짝 떠올라서 담요의 높이를 조정해주었다.

내가 거기에 앉고 팔로 단단히 잡자 속도를 내며 사쿠야씨의 뒤를 쫓아갔다.

"안토니오 씨는 오늘 처음인 일이 많죠? 능력 쓰는 것도 처음 보고, 하늘도 처음 날고..."

그 말 그대로였다. 여태까지 비행기라든지 헬기라든지 여러 번 타 봤지만, 이건 또 다른 느낌이 있었다.

정말 난다, 라는 느낌. 모든 걸 내 몸으로 느끼면서 난다는 건 정말이지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기분 완전 끝내주죠?"

아무 말도 못하고 고개를 끄덕거리자 메이린씨는 다시 앞을 보며 말했다.

"사실 요괴라도 하늘을 날지 못하는 놈들도 있어요.사실 꽤 많아요. 어차피...음, 사쿠야씨한테 설명 들으셨어요?"

살짝 얼굴을 보니 자기가 요괴라는 걸 들었냐는 모양이다. 그리고 요괴의 식성도.

"들었어요. 그래서 예전에 지금 만나러 가는 무녀씨를 먹으려다가 된통 당했다면서요?"

"으아, 그 얘기는 하지 말아 줘요. 어쨌든 음, 요괴는 기본이 인간보다 강한 놈들도 많고, 또 이런저런 능력들도

쓰면 인간을 잡는 건 꽤나 쉬운 일이거든요. 그러다 보니 무리해서 날려고 하는 놈들도 없고, 애초에 나는 거랑 

상성이 안 맞는 요괴도 엄청나게 많아요. 근데 그런 녀석들도 한 번 날아보고 나면 비행에 푹 빠져요. 나는 건 진짜...

기분이 엄청나게 좋아지거든요."

이해가 갔다. 이런 느낌이라면 나 같아도 빠져버릴 게 분명하다. 홍마관에 돌아가면 음침 마법사씨에게 부탁해볼까.

생각보다 메이린씨는 말재주가 좋은 사람이어서 가는 내내 끊임없이 이야기를 했다. 생각보다 재미있는 얘기도 많아서 

한참을 웃고 있자니 앞 쪽에서 사쿠야씨가 무언가 걱정이 되는 건지 화가 난 건지 분간이 안 되는 표정으로 자꾸만

이 쪽을 흘깃거리는 게 보였다. 

 

하쿠레이 신사는 고즈넉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신사였다.

거대한 토리이 너머로 보이는 신사가 나에게는 어쩐지 별세계로 보였다. 그리고 멀리서도 보이는 눈에 띄는 

붉은색과 하얀색 조합의 옷을 입은 차를 마시고 있는소녀가 아마 저 신사의 무녀이리라. 

무녀는 딱히 우리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그대로 일어나 차를 꺼내왔다.

우리가 내려서고 메이린씨가 다시 돌아가자, 무녀는 무심한 얼굴로 말했다. 

"늦었네."

"어머, 우리가 올 줄 알았다는 듯이 말하네?"

"너네가 오늘 올 거라는 감이 왔어."

내가 앞으로 살짝 나가자 무녀는 그제서야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몸을 돌려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와. 밖에서 할 얘긴 아니니까."

 

"예전부터 환상향에는 온갖 것들이 들어왔어. 바깥의 인간도 예외는 아닌데, 그 경우에는 나랑 유카리가 

어떻게든 처리하는 게 관례였어. 처리라고 해도 다른 거창한 게 아니라 그냥 기억을 지우고 

바깥으로 돌려보내는 게 끝이거든."

음, 역시 그런 방법이 있는 건가. 하긴 시간도 멈추는 사람이 있는데 기억쯤이야......잠깐.

"어, 근데 그럼 왜 저한테는 안 오신 거죠?"

무녀는 잠시 사쿠야씨를 째려보며 말했다.

"사실은 갔었어. 3번 정도. 그런데 레밀리아가 당신은 절대 안 된다고 하던데?"

이건 또 무슨 소린가. 날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그 꼬마가?

"그래서 유카리랑 상담해봤는데, 유카리도 절대 안 된데. 그래서 아무래도 수상해서 오늘은 이렇게 직접 부른 거야.

당신, 그 둘이랑 무슨 관계라도 있어?"

나는 그 얘길 듣고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저 유카리라는 사람은 누군지 몰라도 환상향의 실세가 분명하다.

들어온 사람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으니. 하지만 레밀리아는 왜? 나에게 뭔가 특별한 점이라도 있는 건가?

그러고보니 원래 길을 잃은 바깥 사람이 홍마관에 잘못 잡히면 레밀리아의 식사거리로 전락한다는 얘기도 들었다.

난 길을 잃은 사람이 아니었던 건가? 그러고 보니 죽기 직전에서 눈 뜨니까 홍마관이었지.

내가 이렇게 사색에 빠져 있으니 무녀가 탁자를 치며 말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야. 당신, 바깥으로 돌아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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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어찌 5화까지 왔는데 필력이 고갈된다, 으앙아아....

앞으로 한 달 여 정도 업로드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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