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자연 그대로를 간직한듯한 시골길 풍경이었지만

아직도 꿈나라에 해매고 있는듯한 느낌이다.

말인 즉, 이곳에 알 수 없는 이유로 넘어왔다는 사실이 체감되지 않는다.

의외로 주머니에 넣어뒀던 스마트폰을 무심코 꺼내들었을 때 현실임을 자각한다.

전화올 곳이 없는 나였지만, 그래도 폰은 켜놓고 다녔다.

하지만 꺼버린지 오래.

어차피 이제 전화는 올 수도 없고 할 수도 없다.

예전 세상에는 미련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상 돌아갈 수 없다는걸 다시끔 상기하니

왠지 슬펐다.

괴로웠다.

어쩌면 미련이 남아있는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마땅한 이유는 없다.

어쩌면 단순히 내가 태어났던 곳이었기에 그런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런걸 두고 귀소본능이라고 하던가.

계속 걸어봐야 잡념만이 쌓일것 같으므로 적당히 돌아가야겠다.


왠지 이런 곳이라면 야행성 혹은 새벽형인 사람도 존재할 터인데 

어째선지 아무도 없고 굉장히 조용하다.


집이라고 말하긴 좀 그렇지만 

어쨌든 밤에는 다른 갈곳 없이 머무르는 형태이니 집이라고 불러도 좋을거같다.

여튼 그런 집에 돌아와보니 미니가 빗자루를 들고 마당을 쓸고 있었다.

왠지 이대로 들어가서 인사하면 놀랠것 같은 느낌이지만, 

그렇다고 몰래 들어가는것은 이거대로 이상한데.

무작정 청소가 끝나길 기다리는것도 한계가 있으므로


"좋은 아침입니다."


"흐엑?"


쓸대없이 이럴 때 감은 항상 정확하다.


"아, 안녕하세여~"


마당은 이미 내가 먼저 쓸어놓았지만 상관없으려나.

꽤 잘 쓸었다고 생각하진 않으니까.


"그나저나 꽤 부지런하시네요? 저보다도 더 빨리 일어나셨었다니..

평소에도 이렇게 일찍 일어나나봐요?"


"예 뭐 그렇죠. 아, 혹시 제가 도와드릴일이라도 있습니까?"


"도와주실일..? 아! 한번 밥 지어보실래요?"


"밥이라.. 그러고보니 이곳 주식은 어떻게 되죠?"


"음~ 쌀이요!"


"쌀?"


바다건너의 먼나라에선 쌀을 주식으로 먹는다는 예기를 들어본적이 있긴 했다.

쌀을 그대로 익혀먹는다고 했던가...

하지만 이런 세계에선 그런게 존재하지 않을것 같았는데?


"후후.. 나중에 보여드릴께요!"


"그러죠."


...원래 농부였던 누군가가 어딘가에 담아온것이 이곳에서 운좋게 대량생산 됬다면

예기가 어느정도 들어맞겠지만

쌀예긴 아무래도 좋고

아무래도 청소가 끝날때 까진 가만히 있어야 할 듯 싶다.

조용히 청소하는 모습을 보자니,

빗자루질의 경쾌한 소리와는 다르게 먼지는 날리지 않는다.

자주 관리가 이뤄지고 먼지가 날만한 것이 있을리 없다보니 당연하다면 당연하겠다.

그것도 그럴것이 이곳의 땅이란 것은 풀이 무성한 곳이라고 해도 좋을정도라 

모래먼지는 정말 보기 힘들다.

이렇게 보면 이곳은 참 깨끗한 곳이다.

기분나쁠정도로, 혹은

공허한 느낌이 들정도로

마을 밖은 자연 그대로인 곳이다.


앞에서도 있던 말이지만

아무래도 이젠 밥은 안먹어도 될듯하다.

몸의 기를 마나로 대체해서 먹지 않아도 문제없다 라는 이론의것이지만

문제가 생기더라도 전조증상이 있을것이다.

그땐 이곳의 식생활에 적응하면 그만.

일단 이론이 그렇다는 말이고 실제 결과는 지켜봐야 할 일.

변화된 부분을 몇가지 읊자면,

숨을 쉬지 않더라도 생명에 지장이 없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숨을 못쉬는것에 대한 공포감도 사라져 있었다.

심장이 뛰는걸 임의로 멈출 수도 있다.

혈액순환이 이미 의미가 없어진게 되었는지 심장이 멈춰도 멀쩡히 살아있다.

마나를 손에 집중시켜서 

바위를 쳤을 때 

최대한의 힘을 가해도 아프다거나 멍이 들었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다만 정작 바위도 안깨졌다는것.

그래도 때린 부분에 뭉게져서 으꺠진듯한 자국이 난 것으로 보아서 

나름 강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생각된다.

다만 아직 불안한 부분이 있다면

부작용이 존재하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모른다는것이다.

실생활 단위로 마나를 다룰 프랭클린씨가 멀쩡히 살아있으니 없다고 봐도 될것같지만

인체구조가 나와는 달라서 그런것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부작용이 있다고 해서 마나를 안쓰고 조용히 살 수 있느냐면

내 대답은

재미없는 인생을 사느니 차라리 죽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가만히 마룻턱에 앉아있다보니 어느세 미니는 마당의 끝까지 빗질을 끝냈다.


"다 끝난거 같군요."


저쪽 끝에서 미니는 고개를 끄덕인다.

늘 하던 일일것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뿌듯하다는듯한 자세이다.


"그럼 이제 밥을 지으러 가는건가요?"


"네! 일단 저쪽으로 가요!"


매우 들뜬 모습.

아마도 처음으로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한듯 싶다.

따라간 곳은 부엌.

문명의 수준 차이로 내부구조는 다를걸 예상했지만

문 안쪽의 것들을 보고 정말로 주방이 맞는지 의심이 들었다.

하나하나 설명을 듣고 비교해보니 일단 구성은 원래 살던곳의 주방과 비슷했다.

오븐 비슷한 역할의 기구에, 각종 식기들이 있었고, 큰 차이점이라면

냉장고에 해당하는것은 좀 멀리 떨어져있는곳의 계단을 타고 지하로 내려간 곳이라는것.

나중에 확인한 바로는

지하라서 어둡지 않을까 했는데 당연하게도 어두웠다.

다행히 입구가 꽤 넓어서 밝은 시간대에 있다면 어디에 뭐가 있는지 정도는 보였다.

그리고 은근히 큰 공간이다. 시원하기도 한건 덤.

아아, 지금 이부분은 중요하지 않으니 패스.

미니는 한쪽의 밀가루포대같은것의 입구를 벌리고 들고 온 그릇으로 뭔가를 한가득 퍼왔다.

밀가루포대는 아무리봐도 공장에서 가공되어나온 그것이다.

출처가 궁굼하지만 미니 역시 모를것같다.

그릇에는 약간 누르스름한 무언가의 씨앗같은게 가득 담겨있다.

내가 알고있는 쌀이라면 반투명한 희백색의 구슬처럼 둥그스런 모양이었다.

하지만 내앞의 이건 약간 누런 빛에 작은 과일씨 모양이다.

이곳에서의 쌀은 아마 이런 것인듯 싶다.

여튼 이 쌀이란것을 미리 길러온 물에 씻고 맑은 물과 함께 미리 달궈진 오븐에 담아둔다.

마지막으로 의미불명의 꼭지가 달린 뚜껑을 덮으면 끝.

그리고 기다리면 된다고 한다.

가스같은건 당연히 있을리 만무하니 장작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구조가 벽난로와 비슷하게 생긴것인지, 연기는 이쪽으로 거의 나오지 않았다.

미니는 장작이 타는 소리만이 들리는 침묵을 깨고 말을 걸었다.


"예전에 있던 곳에서는 끼니는 어떻게 해결했나요?"


"쌀에 해당하는것을 갈아서 가루로 만들고, 그걸 반죽으로 만든다음에 구워서 먹었죠."


"혹시 어제 저녁에 꺼낸것이 그건가요?"


"그렇다고 볼 수 있지요. 다만, 저는 직접 만들어서 먹진 않아요."


"그럼 사서 먹었겠군요!"


호오.. 이런 곳이어도 돈의 계념은 있는건가?


"네, 전문으로 만드는 곳이 동네마다 하나쯤은 있거든요.

물론 직접 구워서 먹는곳도 제법 되긴 합니다."


"헤에.."


반죽을 만드는 과정과 숙성시간이 문제라 직접 만들어서 먹는건 아무래도 힘들다.


이젠 아무래도 좋지만.


말이 끝나자 장작을 뒤섞고 있다.

슬금슬금 빼는걸 보니 불을 줄이려는듯 하다.

역시 침묵을 깨고 먼저 말을 거는 미니.


"반찬으로 먹는게 따로 있나요?"


반찬이라..

혼자 살기 전 부모님과 같이 했던 식사땐 치즈나 토마토, 

어쩔땐 왜인진 몰라도 에그타르트 같은것이 자주 나왔었다.

일단 치즈나 토마토의 경우엔

아버지쪽이 치즈공장에서 일하셨고 

어머니쪽은 토마토가 심어져 있는 텃밭을 가꿨기 때문이다.

에그타르트는... 가끔 반죽이 남았을 때 만든거라고 하는데 거의 매일 나왔다는것이 유머.


"대체로 베이컨이나 양상추 같은걸 빵 사이에 끼워먹는다고들 하더군요."


이것까지 나오는 날엔 다 싸서 먹기엔 곤란한 크기가 나왔다.


"아하! 근데 대체로 라는 말은.."


"전 그냥 빵만 먹어요."


물론 혼자 살기 시작하고나선 그런거 없다.

재료 사다놓기도 귀찮았기도 했고..


"세상에"


기겁을 하는 미니.

365일 내내 끼니를 빵만으로만 때운다는건 다른사람들에게는 고문이나 다름없겠다.

하지만 나는 먹는것에 돈을 쓴다는것에 대해선 왜인진 몰라도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 결과가 빵과 비타민이 식사의 끝이다.

가끔씩 어딘가에 있는 서랍에서 찾은 치즈를 곁들이는 정도? 

최소한의 돈으로 끼니를 때운다는 생각으로 계획했던 일이 습관이 되었다.


"하하하... 식비를 아껴서 모아지는 돈이 은근 꽤 되서말이죠.

아낀 결과가 저기 구석에 세워져 있는 자전거가 됬지요."


"와아..."


대단한 사람을 보는듯한, 한편으로는 측은하다는 감정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그런 표정으로 날 보고있다.

내 입장에서는 오히려 평범한 인간을 넘어선 저쪽이 더 대단한것 같지만.


타닥 타닥 닥


장작이 반 넘게 타들어갔을 무렵

솥이라고 하는 오븐의 뚜껑에서 소리가 났다.

의미불명의 꼭지는 이걸 위한것이였다보다.


취잌 취잌 취잌!


곧이어 장작을 하나씩 빼내며 불을 끄고있다.

다됬나 싶었지만


"이제 이상태로 조금만 기다리면 완성!"


그냥 무작정 기다리면 된다고 한다.

바로 먹기엔 뜨거워서 그런것일까?


"이상태에선 더 할것은 없나보네요?"


"에이 설마요! 퍼담을 그릇을 가져다놓고.."


말을 채 끝내지 않고 이것저것 분주하게 꺼내놓고 준비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크지 않은 쟁반에 각종 그릇과 식기도구들을 쌓아두듯 놓았는데

준비를 다 끝낸 모습은 이상태에서 그 쌀이란것만 담으면 바로 먹을 수 있을거 같은 모양새.


"휴우.. 이제 그릇에다가 밥만 퍼담으면 이쪽에서는 끝!

자, 이제 공개합니다~ 개봉박두!"


그러고는 방금 쌀과 물을 함께 담아두었던 솥뚜껑을 연다.


완성된 이곳의 밥은

솥의 열기가 한가득 담겼다는것을 나타내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고

작은 씨앗모양은 윤기가 흐르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기는 모양새로 바뀌었으며

겉으로 봐서는 다른 부수적인 음식이 필요없어보였다.


"???"


"..."


"에.. 어디 안좋으신가요? 가까운곳에 의원분이 계시는데.."


"아무것도 아닙니다.

흠흠.. 저는 아까도 말했듯이 밥은 안먹을거에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지은 표정은 마치 기껏 준비해온 도시락이나 초콜릿을

이성의 친구가 사양할 때에, 혹은 같이 놀러가기로 했던 친구들이

갑작스레 더 중요한 일이 생기거나 집안사정으로 못와서 

결국 취소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나올듯한 그런 모습이다.

세단어로 줄여서 놀랍도록 실망한 표정.


이런 울쌍 가득한 미니에게는 차마 미안해서 꺼낼 수 없기에 이렇게 남긴다면

솥에 들어있는 밥이라는 것은 마치

죽은 번데기가 한가득 쌓여있는 모양새다.

더 근본적인 이유로는 당연히 굶어도 상관 없을지에 대한것 때문이다.

이번 식사를 마지막으로 할 수도 있겠으나, 아쉽게도 굳이 억지로 먹고싶진 않다.

(겉모양일 뿐이지만)번데기를 먹는다는게 달갑지도 않았고...


결국 구경으로 끝난 밥짓기가 끝나고 

때마침 루아도 왔겠다, 식사시간이 되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예정이긴한데

아마 이대로는 절대로 안올릴듯

 

한 화 한 화 쓸때마다 최소 수정이 10번은 넘게 들어가는데에도 병ㅅ같은데

이건 아직 수정 스택이 3밖에 안쌓인것

암 무리무리

그래도 평가는 들어보고싶고

보고 ㅈ잡고 반성해서 더 나은걸 써보고도 싶고

 

 

일단

츄라이 츄라ㅇ....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