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나의 환상들이 - 010

lunawhisle | 조회 수 90 | 2017.11.26. 06:02

지난번에 올렸던 화에서 캐릭터 이름이 바뀌는 대참사가 있었음...을 무려 3개월 뒤에 알아채고 말았다

 

수정했지만.

 

자살각

 

 

 

 

 

 

 

 

 

 

 

 

 

 

 

 

 

 

 

 

무대는 산 위의 신사.


솔직히 신사는 어디든 스케일의 차이가 있을 뿐, 그닥 다를거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크고... 아름다워."


저 사당 위에 걸린 크고 아름다운 금줄을 보고 있자니, 내 생각이 틀렸음을 대번에 알 수 있었다. 이렇게 개성 가득한 신사도 있는 법이로군.


그나저나, 묘하게 조용하군. 그 사나엔지 뭔지 하는 애랑 신묘마루가 있다길래 찾아왔는데... 신묘마루의 팬티조차 찾을 수 없다니. 어떻게 된 일이람. 혹시, 악의랑 뭔가 관련 있는 일이 일어났다던가...


"...거기!"


"?"


어디선가 작은 목소리가 나를 부르는것 같아 돌아보니, 내가 온 목적 그 자체가 마루 위에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시,신..."


"쉬잇! 겨우 빠져 나온거니까, 조용히 해줘."


다급한 목소리로 나를 제지하는 신묘마루. 그 모습도 귀엽지만, 그보다 신경쓰이는 말을 하는군.


"빠져나왔다...?"


"이야기는 나중에. 얼른 날 데리고 하쿠레이 신사ㄹ"

"발견했어요, 신묘마루쨩!"


"히엑!?"

 

들어본적 없는 소녀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는 신묘마루. 돌아보니, 손에 뭔가 천조각 같은걸 잔뜩 들고 있는 녹발의 소녀가 있었다. 아니, 천조각이라기보단... 저건 옷인가? 신묘마루용?


게다가 방금 눈치챘는데, 신묘마루가 지금 입고 있는 옷도 언제나의 옷이 아닌, 메이드복이었다.


...이런걸 이제야 눈치채다니, 으음. 신묘마루의 귀여움은 옷에서 나오는게 아니라는 증거이리라.


"우후후후, 이제 놓치지 않아요...! 자, 다음은 어느 옷을 입어줄건가요~?"


"나 이제 그만 갈거야!"


"이 신사는 들어갈땐 마음대로지만 나갈땐 아니랍니다! 각오를!"


으음, 그냥 내버려둬도 나한텐 득이 될거 같은 이벤트가 펼쳐질거 같지만... 솔직히 말해서, 저 녹발 여자애 눈이 완전히 맛이 간 상태라 반대로 걱정이 된다. 신묘마루의 신뢰도와 호감도를 위해서 지금은 CG 회수보단 도와줄때인건가.


으음, 인생은 게임이라는 명언이 있지만 세이브&로드가 없는 똥겜이라 문제란 말이지. 어쩔 수 없지.


"스톱. 아무리 신묘마루가 귀엽다지만 강요는 안되지."


"...앗, 누군가 있었...?"


내가 말을 걸자, 이제야 내 존재를 눈치챘는지 나를 바라보는 소녀. 다만, 그 소녀는 마치 죽은 사람이 살아돌아온걸 본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 뭐시여. 팩트를 너무 쌔게 맞아서 멘탈이 나간겨?"


"그 얼굴...그 조그마한 몸...그리고 그 이상한 말투... 혹시...?"


"......"


저거 지금 나한테 개 쌔게 시비거는거 맞지?


"저, 혹시... 저희, 어디서 본적 없나요?"


"없는데."


내가 저정도 나이의 여자애랑, 그것도 일본인 여자애랑 친해질 일이 어디 있겠는가. 뭐지? 이게 그 무스빈지 뭔지 하는 그거냐? 나마에와, 미츠하!(휘리릭)


"아... 그런, 가요. 알던 선배랑 많이 닮으셔서..."


"아마 다른 사람일껄. 나 일본 출신은 아니니까."


"네... 아, 아무튼. 저희 신사에 무슨 용무라도 있으신가요?"


"정확히는 신사보단 니가 바비인형화 시키려고 했던 아가씨한테 용무가 있어서 왔는데. 레이무가 여기 있다고 말해줬거든."


"레이무씨가...? 아, 혹시나 당신이 그 레이무씨가 말하던..."


잉? 뭐야뭐야. 레이무 녀석, 뒤에서 내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거야? 이거 부끄럽구만. 레이무가 겉으론 츤츤거려도, 사람 보는 눈은 있으니 칭찬 일색이었겠지.


"키 작고 성질이 더럽다는 바깥세계 사람...앗, 실례."


"......"


한순간이지만, 내 목숨을 걸고서라도 레이무랑 현피를 떴어야 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질거 같지만.


"이때야, 우이하루! 날 데리고 어서 탈출해!"


...대체 애한테 무슨 짓을 해야 이정도로 다급해지는거여?

 

"요시, 도주다!"


뭐가 어찌됐던, 신묘마루의 신뢰도를 위해 이 자리에서 얼른 뜨도록 할까. 아, 그나저나 혹시 쟤가 그 레이무가 말한 '사나에'인가 하는 애려나? 아무래도 좋지만.


"그렇게는 못둬요!"


순간, 나와 신묘마루 사이에서 폭발이 일어난다. 그녀의 손에 들려 있는건...제비뽑기? 저걸 던져서 폭발시킨건가. 신기한 짓을 하는구만. 그보다, 신묘마루... 그 폭발 사이로 뛰어들어서 내 어깨 위에 안착하다니. 마이클 베이가 좋아할만한 짓을 하는군.


"뭔짓이여."


"신묘마루쨩은 저랑 좀 더 놀다 갈거에요. 그쵸, 신묘마루쨩?"


"본인은 전력으로 부정하고 있는데?"


그 증거로 지금 내 어깨에 올라탄 채로 고개를 미친듯이 내젓고 있는데.


"어쩔 수 없지요. 그렇다면 실력행사로 나설 수 밖에. 같은 바깥 세계 출신이라고 해도, 안 봐줄거에요!"


"어... 음. 별 수 없나."


저런식으로 싸우려고 드는 애를 따돌린다고 한들, 결국 끝까지 쫒아올게 분명하니까... 귀찮아지기 전에 상대해주는게 좋으려나.


"신묘마루, 여기서 기다려."


신묘마루를 아까전에 서 있던 마루에 조심스레 내려놓는다. 아무리 그래도 얘를 어깨에 얹은채 싸울 수 는 없으니까. 내가 헤라클레스도 아니고 말야.

 

물론 신묘마루가 어깨위에서 '얏짜에, 우이하루!' 라고 명령해주면 마음껏 미쳐날뛸 용의는 있습니다.


"으으... 이길거지?"


사실 이기던 지던 어느쪽이던 난 이득일거 같지만... 저 표정을 보니 아무래도 졌다가는 안그래도 낮은 호감도가 마이너스로 떨어질거 같은걸. 


"노력해보지."


"제가 이기면 신묘마루쨩을 좀 더 데리고 있겠어요!"


"그럼 내가 이기면... 그렇군. 우리집 집들이나 오던지. 물론 신묘마루는 데리고 돌아갈거고."


"집들이...? 뭐, 좋아요. 어짜피 제가 이길테니까."


꽤나 자신만만한 아가씨인걸. 근데 저거 보통 패배 플래그 아니던가?


"니가 그렇다면 그런거겠지. 니 뚝배기 속에서나 말야."


"환상향 경력은 제가 선배라는걸, 보여주겠어요! 코치야 사나에, 갑니다!"


역시 얘가 사나에인가. 레이무가 말한대로, 나쁜 애는 아닌거 같지만... 쪼매 이상한 애구만.


"우이하루, 간다."


스펠카드 배틀이라. 플랑 이외의 상대랑은 처음...이려나? 힘 조절이 되려나 모르겠네.


스펠카드 배틀... 환상향의 모두가 동등한 조건(웃음)으로 싸울 수 있게 하는 룰이다. 솔까 동등한 조건이고 뭐고 ㅈ까는 소리 같지만, 레이무가 그런거랬으니 그런거 맞는거 같다. 아무튼, 지금 상황을 포함한 모든 갈등을 놀이로 해소하여 해결하려 하는 환상향의 정신은 솔직히 마음에 든다.


그리고 스펠카드 배틀의 룰 말인데... 솔직히 이것저것 복잡하지만, 요지는 그거다. 슈팅게임과 격투게임이 합쳐진 그런 싸움이라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단, 모든 큰 기술(=스펠카드)는 회피가 가능해야하고, 화려해야한다는 점은 절대로 빼놔서는 안된다나. 그렇다. 스펠카드는 '피할 수 있는 기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근데...


"개해, 모세의 기적 & 비법, 구자 찌르기!"


주위를 감싸는 물의 탄막과, 그리고 마치 그 빈틈을 없애듯이 직선으로 뻗어져 나오는 수많은 레이저들. 상공으로 올라가려고 해도, 저 수많은 레이저는 하늘까지 뒤덮고 있어 빠져 나갈 수가 없다. 속도는 느리지만, 평범한 방법으론 절대 피할 수 없는 탄막.

 
...아니, 그렇게 해서까지 이기고 싶냐고. 거야 신묘마루가 귀여운건 인정하지만.


"스펠카드를 한꺼번에 두개나 쓰는건 반칙 아냐? 못 피할거 같은데 이거!"


"레이무씨는 피하시던데요! 그럼 상관 없는거 아닌지? 각오하세요!"


"*sigh*"


거야 그 아가씨는 공간이동을 할 줄 아니까 그런거고... 거 뭐랄까, 애가 떼쓰는걸 보는 것 같아서 영 안쓰럽구만. 보통이라면 그냥 떼쓰는걸 받아준다는 느낌으로 져주겠지만... 걸린게 걸린거다 보니까,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아이리 : 사실 회피가 아주 불가능한건 아닌거 같은데, 회피 루트를 표시할까요?]


그러니까 나 비트코인 없다니까. 그만 들러붙어.


[아이리 : 그러니까 랜섬웨어가... 아니다, 제가 말을 말죠 뭐. 기껏 도와주려고 했는데.]


누가 도와나 달랬나. 그리고 도와줄 필요는 애시당초 없는걸.


"야!"


"에?"


"생각해봤는데 스펠을 두개나 쓰다니, 꽤나 실력파인가봐?"


"후훗, 제 대단함을 한눈에 알아보다니."


"와-이~ 슷-고이-!"


"엣헴!"


아니, 사실 비꼰건데. 저렇게 좋아하니 할말이 없군.


"것보다, 그정도 컨트롤이면 다른데에 신경 쓰기도 힘들겠네?"


"그럴리가요! 저랑 이렇게 대화를 하면서 탄막이 옅어지길 바라시는거겠지만, 소용 없답니다!"


뭐, 그녀의 말대로다. 정말로 컨트롤이 좋은지, 저렇게 말을 하면서도 내게 다가오는 탄막들은 그 두터움을 더할 뿐,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이대로면, 피츙-은 피할 수 없으리라.


하지만... 거, 옛말에 있잖아?


"아가씨, 한국의 이런 격언을 알고 있어?"


"에?"


"등잔 밑이 어둡다, 라는 말."


내 말이 끝나는 동시에, 사나에의 발밑이 붉게 빛난다.


"에? 에에?"


"도-캉."


-콰아아아아아아앙!!!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붉게 빛난 부분이 큰 폭발을 일으킨다. 그리고, 또 몇차례의 폭발음이 일어나더니, 하늘에 커다란 불꽃이 피어난다.


"시화부(時火符), 늦게 터지는 불꽃놀이."


설치 후 1분 후에 터지는 스펠카드다. 빛난 뒤에 어느정도 타임 렉이 있기 때문에, 피하는게 불가능한것도 아니다. 어디까지나, 스펠카드 룰을 준수한 클린-한 스펠카드인 셈. 파괴력 또한, 보기보단 그렇게 강하지 않다. 기껏해봐야, 옷이 날아갈... 아니지, 네기마식으로 말하자면 '무장해제' 시키는 정도. 하지만, 그정도면 스펠카드 배틀에서의 '한판'을 따내는 수준의 위력이기도 하다.


그런데... 역시 위력이 너무 약했던걸까나.


"없네."


연기가 걷히고, 야무챠 포즈로 쓰러져 있어야 할 사나에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한다면, 그 사이에 내 사각을 노리고 달려들 터인데... 어디지? 옆인가? 뒤인가? 아니면 하늘인가?


"흐아아아아앗!!"


"oh."


놀랍게도, 사나에는 정면에서 내게 달려들었다. 역시나 어느정도 충격은 있었는지, 무녀복의 상의가 전부 찢어져 거의 속옷만 입은 수준이었지만... 이거 좀 놀라운걸. 아무리 놀이라도, 저정도의 투지. 아무리 나라도 쪼매 쫄린다.


"갑니다! 사부, 신대 이무기!"


돌진해 오는 사나에의 뒤쪽에서, 예고 없이 거대한 뱀이 나타나 내게 달려든다. 거대한 뱀이라고 적당히 말하면 약해보이지만, 말하자면 지하철 한대가 전속력으로 내게 달려온다는 느낌이다. 맞으면 큰일 나겠는걸. 


...그런데 이걸 어쩌나, 스펠카드 배틀의 룰이라는건, 선공에게 이점이 있는 동시에 단점도 존재하는 것이다.


선제공격, 즉 먼저 스펠카드를 선언 하는 사람은 스펠카드의 갯수를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지금처럼 스펠카드의 갯수를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싸움은 기본 1개, 그리고 선공이 쓴 만큼이 스펠카드의 선언 상한이 되는 것이다. 얼핏보면 선공이 굉장히 유리해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후공이, 상대보다 체력적인 요건이 뛰어나면 그만큼 선공의 패색이 짙어지는 것이다. 스펠카드라는건, 결국은 어떠한 형태로 '자신의 힘'을 사용해서 탄막을 펼치는 것. 즉, 선공이 스펠카드를 막 써서 지친 상황은, 후공에게 가장 좋은 공격 타이밍이란 이야기다.


뭐, 그런 이유로. 내가 앞으로 쓸 수 있는 스펠카드는 두 장. 그리고, 그걸로 충분하다.


"일단 하나, 격부..."


주먹에 기를 모아, 몸을 최대한 낮춰 저 거대한 뱀의 아래를 점한다. 그리고,


"대붕권."


-콰아아아아아앙!!!


강렬한 일격이 뱀의 턱에 직격. 뱀의 운동 에너지가 컸던 탓에 완전히 박살내진 못했지만, 그 기세를 죽이고 뒤로 날아가게 하는건 성공했다. 그리고 다음!


"화부."


여전히 내게 돌진해 오는 사나에. 그녀의 품에 파고 들어, 그 배에 손바닥을 갖다대어, 급속도로 기를 주입한다.


"윽!?"


기가 체내를 돌기 시작하자, 당황하며 손에 들고 있던 제비뽑기(폭발성)를 땅바닥에 떨어뜨리는 사나에. 대단하군. 스펠카드가 실패할걸 상정하고 다음 수를 생각하고 있었던건가. 환상향에서의 선배가 어쩌고 하는건 단순한 허세가 아니었군.


하지만, 여기까지다.


"채광연화장."


-퍼어어어엉!


체내의 기가 스파크를 일으키더니, 이윽고 사나에의 몸 안에서 터져나온다. 물론, 살상능력은 없기 때문에 그녀가 죽을 일은 없지만... 아프긴 좀 하겠네.


"으, 으윽..."


"*sigh*"


여전히 일어나려고 하는 사나에. 아공간에서 얇은 모포를 꺼내, 그녀의 몸을 덮는다. 아무리 그래도, 거의 톱리스 수준의 여자애를 계속 보고 있는건 쪼매 그래서 말이지.


"자... 졌습니다, 라는 말은?"


"...졌어요."


"...근데 진 사람의 표정이 아닌데?"


꽤나 후련한 표정을 짓고 계신걸.


"뭐, 대충 예상은 했거든요. 뭘 어떻게 해도 결국은 당할거 같았어요."


"그러셔."


뭐, 어쨌든 이긴거다. 신묘마루를 데리고 돌아가도록 할까.


"오, 오오. 우이하루, 너 사실 강한거야?"


"환상향에서 적당히 살아남을 만큼은. 아무튼... 돌아가죠, 아가씨."


"음. 수고가 많았네."


앗, 엣헴하고 잘난 채 하는 신묘마루 존나 귀여워.


"아, 저기..."


"음?"


돌아보니, 사나에가 모포를 두른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집들이가 어쩌고 하신건...?"


"잉? 적당히 꺼내본 말인데. 근데 와주면 좋지! 아! 위치는... 향림당 근천데, 향림당은 알아?"


"아, 네. 바깥 세계 물건을 취급하는 가게였죠."


"알면 됐고. 향림당 근처 상공에서라면 싫어도 눈에 띌꺼야. 오던지 말던지. 그럼 이만."


손을 휘휘 흔들어 보이고, 신묘마루를 어깨에 태운 뒤 날아오른다. 신묘마루를 데리고 있는 상황에서 천구한테 공격받고 싶진 않으니, 이번엔 좀 낮게.


"...아차. 내 옷! 저 신사에 두고 왔는데!"


"그거라면 걱정 마. 이미 네 옷은 몇벌 가지고 있으니까."


"...응?"


앗, 신묘마루의 의심의 눈초리!


"ㄹ, 레이무가 혹시나 하고 준거야."


"...흐응. 그래?"


"그렇다니까."


위험했다. 신묘마루 가지고 야한 상상하다보니까 어째선지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곧이곧대로 말할뻔했어...


[아이리 : 우와...]


더 이상은 말하지 마라 랜섬웨어.

 

 

 

 

 

 

 

 

 

 

 

 

 

 

 

 

 

 

 

 

 

 

 

 

 

 

 

"호오?"


신묘마루를 무사히 신사에 데려다주고, 집에 도착하니 뭔가 집의 분위기가 확실하게 달라져 있었다.


아니, 그 이전에. 넓어져 있었다. 약 2.5배 정도.


이건... 시간을 조종해서 공간을 넓히는 기술. 자세한 사항은 오!나의 여신님의 에피소드 중 일부를 참고하면 되겠다. 음, 스쿨드는 귀여웠지. 근데 왜 나이를 들면서 점점 베르단디가 좋아지는걸까...아, 울드는 쵸큼...ㅎ;;;


하여간, 이런 현상을 일으킬 수 있는건 환상향에서 몇 안된다. 거기다 내 집을 이렇게 만들 인물이라면.


"사쿠야?"


"어머, 우이하루. 어디 갔다 왔어?"


"잠깐 신사 순회좀 하고 왔지... 근데, 사쿠야가 왜 여기? 레밀리아랑 플랑도 왔어?"


"아가씨들은 아직. 해가 지면 내가 모시고 올거야. 보나마나 준비 같은건 하나도 안했을거 같아서."


"적당히 유카리가 집에 쟁여둔 술이랑 음식을 내놓으면 끝일거 같아서 그냥 냅뒀는데..."


"그런것 치곤 제대로 된 식재료는 하나도 없었는데. 그보다, 뭐니? 그 이상한 봉투 같은데에 들어 있는 사각형의 딱딱한 물건."


...라면 말하는건가. 그러고보니 그런것도 있었지.


"뭐, 됐어. 이럴거 같아서 이것저것 사오게 마리사한테 부탁해놨으니까."


"오, 오오. 이거 신세를 졌는걸."


"상관 없지만... 그보다, 우이하루. 오늘 좀 각오를 해두는게 좋을거 같아."


"?"


"...그 표정을 보니 아무것도 모르나보네. 너, 얼마전에 홍마관에서 나갈때 뭐라고 했는지 기억하니?"


"음? 그때라면 분명..."


어...음...

 

 

 

 

"일단 집이 다 됐다니까 구경 한번 해보고. 나가는건 그 다음에 정하려고."
"그럼 지금 바로 보러가는건 어때? 쇠뿔도 단김에 빼라는 이야기가 있잖니?"
".....? 그럴까? 그럼 이것만 끝내고 갔다 올게."

 

 

 

 

"...어라? 그러고보니...?"


그러고보니 원래라면 홍마관에 한번 돌아가려고 했었는데...왜 까먹었었지?


"우이하루? 뭐야, 돌아왔으면 돌아왔다고 이 텐시님한테 보고하라구."


그때, 평소와는 다르게 평범한 옷차림을 한 텐시가 거실에서 나와 나를 향해 걸어온다. 아, 생각났다. 이 년 때문에 완전히 까먹고 있었어.


"그리고, 왜 이 천인이 네 집에 있는거니?"


"이런 저런 사정이 있어서. 그래, 그래서 레밀리아랑 플랑은 뭐라고 하디?"


"아가씨는 '배짱이 좋은 식객이네'라는 한마디 뿐. 작은 아씨는 아무말도 없으셨어."


"허미;;;쉽뻘;;;"


이런때야말로 무언이 더 무섭다고 해야할까. 이번엔 정말로 팔다리 한두개 정도론 끝나지 않을거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는걸.


"그보다 우이하루! 너, 레이무한테 내 이야기 안했겠지?"


"했는데?"


"에?! 하지 말라니까 왜 한거야!"


"uh...몰라?"


진짜 진지하게 모르겠군. 어쩌다보니 나온 말인지라.


"으으, 증말 못써먹는 인간이라니까. 이래서 지상의 인간은..."


이 아가씨는 지금 자기 자신을 그 지상의 인간이 숨겨주고 있다는 사실을 완벽하게 망각하고 있는게 틀림 없다.


"...아. 그렇구나. 그 용궁의 사자가 홍마관에 온 이유가..."


"에!? 메이드, 너네 집에 이쿠가 왔었어?"


"응. 혹시 저희 아가씨가 이곳에 오지 않으셨냐고 물어보던데. 없다고 하니까 깊은 한숨과 함께 돌아갔었어."


이쿠... 나가에 이쿠라고 했나. 분명 텐시네 부모님의 직장 부하 느낌의 무언가라고 들었는데. 아마, 지금 그녀(?)가 하고 있는 일은, 어디까지나 자기 관할에서 벗어난 일인거겠지. 눈앞의 니트녀가 가출한 탓에 추가근무를 하고 있는거라 생각하니, 그 깊은 한숨에 동정이 간다.


"으... 설마 이 집에 오진 않겠지."


"근데, 저항하면 그만 아냐? 그 이쿠라는 사람이 그렇게 강한겨?"


"이쿠 본인이 문제가 아니야. 이쿠가 내가 있는 위치를 알리면, 날 잡으려고 천녀들이 몰려올거라구."


"흠."


"아무튼! 이쿠가 내가 있는 위치를 보고 하게 둬선 안된다는 이야기! 알겠으면 얼른 대책을 마련해 두라구!"


"*sigh*"


한숨 쉬는 나를 못마땅하게 바라보더니, 흥 하고 거실로 들어가버리는 텐시.


"저 천인한테 약점이라도 잡혔니, 우이하루?"


"아니, 그냥 취미로 거둬 들인거긴한데."


"...별난 취미를 가지고 있구나. 몰랐어."


"내 말이."


솔직히, 집에서 하루가 다르게 니트가 되어가는 저 년을 보고 있자면... 그녀를 위해서라도 슬슬 천녀든 뭐든 데리고 돌아가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지가 안가려고 할테니 나한테 달라붙을거라 예상되지만.


"아무튼, 그럼 도울 일은 없어?"


"음... 그러네. 그럼 마리사를 도우러 가줄래? 그 아이한테 사오라고 부탁한 식료품 말인데, 아마 한번에 들고 오기엔 좀 많을꺼야."


돌아온 직후에 미안하지만, 이라며 덧붙이는 사쿠야. 뭐,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손수 와줘서 도와주고 있는 사람의 부탁인데, 거절 할 수 있을리가 없지. 뭣보다 집에 붙어 있어도 딱히 할 것도 없으니.


"알겠어. 인간 마을에 가면 돼?"


"응. 부탁할께."


사쿠야에게 고개를 끄덕여보이고, 다시 집밖으로 나가 인간 마을을 향해 날아오른다. 으음, 인간 마을이라. 케이네네 집에 눌러앉아 살때는 자주 갔었는데 말이지... 최근에 인간 마을에 간건, 아마 홍무이변(복각) 이후 처음인거 같다.


"이 언저리일텐데."


인간 마을의 시장에 도착한다. 마리사가 물건을 산다고 한다면 이곳이리라. 일단 탐지용 와드를 박아놓고 다른곳을 둘러볼까. 길바닥에 그냥 두면 박살나니까 대충 안전한곳에... 그래, 저 인적 드문 골목이 좋겠네.


[탐지용 와드 설치. 객체 '키리사메 마리사'를 탐지할 시 알림]


"요시."


그럼 이제 어디로 가볼까... 그러고보니 케이네한테 집들이 이야기를 안했는데... 지금쯤 서당에 있으려나? 이왕 인간 마을에 온 김에 가볼까.


-푸욱!


"오옷."


그때, 갑자기 옆에서 튀어나온 누군가에게 몸을 부딪친다. 상대는 나보다 키가 큰 여성인지, 정확하게 안면에 좋은 감촉이... 아니, 이건 좀 실례되나.


"쏘리쏘리."


"아니요. 너무 작아서 미처 보지 못한 저의 잘못이에요."


"......"


씨바, 환상향 여자들은 대면하자 마자 시비 안걸면 뒤지는 병이라도 달고 사는건가?


살짝 물러나 그 무례한 여성을 올려다보니, 그 붉은 눈동자가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눈빛으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흠, 역으로 더 빡치는군.


그때, 여성의 눈썹이 살짝 올라간다.


"...실례지만, 혹시 히나나위 텐시라는 분을 아시는지요?"


"? 알다마다. 어떻게 알았어?"


"아가씨의 향기가 났거든요."


"......"


방금 살짝 소름끼쳤는데.


가만, 혹시 눈 앞에 있는 이 프릴 가득한 천쪼가리를 두르고 계신 이 아가씨... 텐시가 말한 나가에 이쿠 아냐? 그런 예감이 드는걸.


"아차, 제 소개를 드리지 않았네요. 저는 나가에 이쿠. 용궁의 사자이지요."


"우이하루. 텐시는 우리집에 있어."


...음? 생각해보니까 텐시 녀석, 나가에 이쿠에게 들키기 않을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했던거 같은데... 하긴, 나랑은 상관 없나.


"역시나... 아가씨는 지금 어떠신지요?"


"우리집에서 잘 놀고 있어. 여전히 천계인지 뭔지하는 곳으론 돌아가기 싫다던데?"


"...그러신가요. 곤란하네요."


손바닥을 볼에 대며 곤란하다는 표정을 짓는 이쿠. 으음, 텐시도 예쁘지만 이 이쿠라는 사람도 나쁘지 않은걸.


"듣자하니 텐시네 아빠의 부하? 라고 하는 모양인데, 딸내미 때문에 고생이 많네."


"정확히는, 아가씨의 감시역이랍니다."


"감시, 라 한다면?"


"혹시 우이하루씨는, 일정 시기 동안 환상향에 국지적인 지진이 연속적으로 발생했던 사건을 알고 계신지요?"


"처음 듣는데."


아무리 일본이라지만 국지적인 지진이라니, 그럴 수도 있는건가?


"그러신가요. 아무튼, 그건 아가씨가 행한 일이랍니다."


"그건 왠지 납득이 가는군."


인위적인 지진이었던거냐... 가만, 그러고보니까 텐시가 하쿠레이 신사를 무너뜨린 적이 있었다고 그랬지. 그게 이거려나?


"아가씨... 정확히는 아가씨의 가문인 히나나위엔 지진을 진정시키는 '요석'을 박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답니다. 아가씨는 그걸 역 이용하여, 대지의 기운을 끌어올려 지진을 일으킨거였죠."


"...어째서?"


"그게... 아가씨 말로는 이변'놀이'를 하고 싶었다고..."


"*sigh*"


진짜로 답도 없는 년이었구만. 예나 지금이나.


"제 원래 일은 용궁에서 관측되는 환상향의 큰 자연재해를 사전에 일러주는 역할... 하지만, 아가씨가 일으킨 일 이후로, 어째선지 제 일엔 아가씨의 감시도 추가된 거랍니다."


"과연."


그건 굉장히 좆같겠군. 정말로 정말로 좆같겠어...


"그건 어쨌든, 아가씨의 소재를 알아낸것만 해도 큰 성과지요. 우이하루씨, 혹시 가능하다면 협력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음... 글쎄다."


솔직히 텐시가 좀 좆같은 년이라는건 사실이지만, 그렇게나 싫어하는 애를 강제로 돌려보내는건 좀 그렇지 않나. 개인 의사라는게 있는데.


"대답이 곧바로 나오지 않으시다는건... 혹시, 아가씨를 연모하고 계신지요?" "아니."


"놀라울 정도로 깔끔하고 빠른 부정이네요."


"거야 아니니까."


그 개같은 년을 보고 반하느니 그냥 거울 속의 나랑 사귀겠다 쉬벌.


"...뭐, 일단은 서로 이야기나 나눠보던지. 마침 오늘 우리집에서 연회를 열거든. 내 이사 기념으로."


"어머나, 축하드려요."


"어? 어, 응...음?"


"왜 그러시나요?"


"아, 아니. 그냥."


처음으로 축하 메세지를 들어서 뇌 기능이 잠깐 정지했을 뿐이다. 뭐라고 해야하나, 환상향에 들어고 나서 처음으로 들은 축하인거 같은데.


"그러니까, 우리집 집들이에 와서 놀다가 텐시를 설득해보라는 이야기지."


"...그럼 그러도록 하죠. 아, 하지만 지금 당장은 집들이 선물로 드릴게 없는데..."


"아니, 딱히 필요 없으니까."


뜬금 없이 부른 손님한테 선물을 요구할만큼 철면피는 아니다.


[알림 : 키리사메 마리사 탐지.]


"오, 의외의 조합인걸. 아는 사이였냐?"


탐지음과 함께 들려온 소녀의 목소리. 돌아보니, 한손에는 빗자루, 한손에는 천으로 감싸여진 덩어리를 든 마리사가 있었다. 저 보따리는 사쿠야가 시킨 물건이려나.


"방금 처음 본 사이야. 그보다, 사쿠야가 사오라고 시킨건 다 산거냐?"


"오우. 나베를 해먹자길래. 대부분 그쪽 재료지."


"나베인가. 나쁘지 않은걸."


하지만 꽤 많은 인원이 모일거 같은데, 저정도로 되려나 모르겠는걸. 물론 여자애가 한손으로 가볍게 들만한 크기는 아닌것처럼 보이지만...


...잠깐. 정말로 쟤는 대체 어떻게 저걸 한손으로 들고 있는거야? 저게 그 육체파 마법산지 뭔지하는 그거냐?


"무거울테니 짐은 주고."


"오, 그거 고맙구만."


씨익 웃으며 내게 보따리를 던지는 마리사. 저정도의 보따리를 아무런 예고 없이 던져서인지, 뒤쪽에 있는 이쿠가 흠칫하는게 느껴진다. 뭐, 실제로 저렇게 던지면 저걸 완벽하게 캐치하는건 이 작은 몸으론 불가능하지...만. 어짜피 마리사 녀석, 내가 아공간에 넣을걸 알고 아무렇게 던진거겠지.


"...던질건 없잖냐."


"하핫, 넌 상관 없잖아?"


아공간에 짐보따리를 집어넣으며 투덜거리자, 마리사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넘긴다. 이것도 뭐, 좀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 이런걸지도 모르겠다.


"더 뭐 살건 없고?"


"일단 사쿠야가 말한건 다 샀는데. 뭐 또 살거 있어?"


"딱히. 난 니 짐들어주러 온거거든."


"그래? 그럼 돌아가자구. 거기 너도 올거지? 텐시녀석도 이녀석 집에 있다구."


...내가 굳이 말 안해도 이녀석이 말했겠구만.


"그래도 될까요?"


내게 물어오는 이쿠. 으음... 차라리 지금 이야기를 끝마치고 밤에 모두 모여서 노는게 좋을거 같으니... 좋아, 지금 데리고 가버리자 그냥.


"난 상관 없어. 레츠 고."


"오케이, 고!"


"ㄱ,고~"


...굳이 안따라해도 되는데 말이지. 혹시 상냥한걸까, 이쿠는.

 

 

 

 

 

 

 

 

 

 

 

 

 

 

 

 

 

 

 

 

 

 

 


"아가씨, 여기 계셨군요."


"겍."


집으로 귀환 직후, 동거인이자 아름답고 고귀한 천인님의 입에서 영 좋지 않은 신음소리가 나버리는걸 듣고 말았다.


"텐시, 일단 이야기나 들어봐. 윗층에 내 방이면 방음도 잘 될테니 둘이서 이야기 하기 좋을거야."


"아가씨께서 염려하시는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직 아버님께는 여기의 위치를 보고드리지 않았으니까요."


"그, 그래도 싫"


"싫다고 하면 게임기를 몰수하겠다."


"...더러워! 우이하루, 너 수법이 더럽다고! 역시 지상에 기어다니는 놈들이란!"


수법이 더러운건 인정합니다만, 딱히 지상인이라 그런건 아니라고 보는데... 뭐, 니가 그렇다면 그런거겠지만.


"목욕탕도 봉인당하기 싫으면 순순히 따르시지?"


"ㅁ, 뭐!?"


참고로 우리집 욕조에 나오는 물은 내가 생성하는 물의 엘리멘탈이 아니라, 지저에서 온천수를 끌어올린 것이다. 텐시의 말에 따르면 천인의 몸은 목욕할 필요가 딱히 없다지만, 어디까지나 기호로써 한다는 모양. 하여간, 온천수를 쓰다보니 목욕하는 그 느낌은 평범한 욕실과는 클라스가 다르다. 


게다가, 저 망할 천인의 떼쓰기로 인해 우리집 목욕탕은 개조된 상태라, 버튼 하나로 노천온천 느낌도 낼 수 있다. 물론 홀로그램이지만.


아무튼, 이거 어릴때 부모님들이 떼쓰는 애새끼한테나 쓰는 스킬인데 말이지... 다 큰 천인 아가씨한테 너무 효과적으로 먹히는 이 꼬라지를 보고 있자니 좀 가슴이 아픈걸.


"그으윽, 나중에 두고보라구. 이쿠, 따라와. 참고로, 난 절대로 안돌아갈테니까!"


"네. 일단은 이야기라도."


빙긋 웃는 이쿠를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던 텐시는, 흥! 하고 고개를 돌리고 2층으로 올라가버린다.


"이쿠, 댁도 고생이 많네..."


"그렇게까지는... 그보다 우이하루씨, 아가씨 다루는 솜씨가 능숙하시던데요. 조금 감탄했답니다."


그러지 마라. 안그래도 복잡한 기분이라고.


"됐거든. 저거 마음 바뀌기 전에 얼른 가서 이야기나 해봐."


"감사해요, 우이하루씨."


가볍게 목례를 하고, 2층으로 올라가는 이쿠. 뭐, 일단 쟤네들은 냅둘까.


"그러고보니 우이하루. 쟤는 왜 니네 집에 있냐?"


"이제 와선 나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준비한다고 일찍 와준건 좋은데, 뭘 준비 하려고 하는거야, 마리사?"


음식은 사쿠야가 준비해주는거 같으니, 딱히 마리사가 뭔가를 할건 없다고 생각하는데...


"뭐, 두고 보라구. 마당 써도 되지?"


"? 거야 상관 없는데..."


"그럼 잠시 빌리지. 밤에 기대해도 좋다구."


엄지를 치켜 올려보이곤, 바깥으로 나가버리는 마리사. 밤에? 요바이라도 할 생각인가?


...엄청난 무리수로군. 아니, 이럴때가 아니지. 일단 사쿠야한테 가자. 아마 거실에 있으리라.


"사쿠야?"


"어머, 꽤 빨리 돌아왔네."


들어가보니, 거실의 크기가 약 3배 정도 넓어져 있었다. 이정도 넓이면 꽤 많은 인원이 놀 수 있겠지.


"부탁한 물건이야."


아공간에서 아까전에 마리사가 던졌던 꾸러미를 꺼내, 주방의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고마워. 연회 음식은 간단하게 나베로 할려고 하는데, 괜찮지?"


간단하게라니, 재료 다듬는다던가 뭔가 해야 할 일이 많지 않나 그거? 그런걸 '간단하게' 한마디로 정라하다니...메이드장은 역시 무섭구만.


"나는 상관 없지만, 레밀리아 성에 차려나 모르겠는걸."


적어도 걔가 일식을 먹는걸 본적이 없어서 말이지.


"그 부분은 괜찮을거야. 아가씨의 리퀘스트거든."


"ㅇㅎ."


"그나저나... 인원은 몇명정도 올거 같니?"


"음... 글쎄?"


일단 홍마관 식구 6명에, 레이무, 마리사, 신묘마루, 스이카, 사나에...아, 케이네 부르는거 잊었다. 하여간 케이네, 아마 린노스케도 올거고... 적어도 12명은 넘을거 같은데.


"아마 12명은 넘을거 같은데?"


"음... 조금 양이 부족할 수도 있겠네. 이 집에 다른 음식은 없니?"


"내가 간단하게 아무거나 준비할께. 어짜피 나베 다 먹고 다음 음식 들어갈 쯤이면 다들 취해서 아무거나 다 먹을껄?"


"...그것도 그렇겠네. 그럼 술은? 일단 아가씨가 원하셔서 와인 몇병은 가져 왔는데..."


...홍마관 창고에 있던 그것들 말인가. 그보다 레밀리아가 취한건 본적이 없는데. 으음, 생각해보니 홍마관에 오래 살면서 레밀리아랑은 그렇게 친하게 지내지 못했군. 워낙에나 마스터랑 플랑한테 휘둘리고 산지라.


"맥주가 좀 많을껄? 얼마전에 유카리가 자긴 참가 못한다고 미안하다면서 잔뜩 구해다 줬어."


그것도 무려 생맥주를. 이건 메이코패스가 지금도 온도조절을 하고 있는 창고에 보관되어 있다.


"...근데, 항상 궁금했는데 야쿠모 유카리랑은 무슨 사이야?"


"남매 사이지. 계약상."


"...계약상?"


"뭐, 그럴 일이 있어서."


그러고보니 최근엔 부를 일이 없어서 부른적이 없네. 어라? 그러고보니 코이시도 요새 안보이는데... 뭔일 있나?


으음. 코이시하니까 생각났는데... 기왕 스이카도 부르는데, 지저에 있는 유기도 부르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하는 김에 사토리도 부르면... 오려나? 혹시나 코이시가 지령전에 있을 수도 있으니, 한번 가보는것도 좋을거 같군.


"사쿠야, 미안한데 한번 더 나갔다와도 될까?"


"신경쓸 필요는 없지만... 마리사 말론 이 파티, 밤에 시작한다고 들었는데. 그전까진 와야해."


"그건 알고 있지. 다녀올께."


"잘 다녀와."


사쿠야를 지나쳐, 지저로 통하는 문을 열고 들어간다. 이전에 텐시가 무섭다고 한 이후로, 이 지저로 통하는 동굴은 빛의 엘리멘트로 밝게 해놓은 상태다. 솔직히, 이런 동굴을 보면 마인크래프트밖에 생각이 안난다.


...실제로 내가 향하고 있는 지저 세계도 그쪽이랑 많이 비슷하고 말이지.


"지금 시간이... 한 3시쯤인가."


[아이리 : 정확히는 오후 3시 37분이네요.]


벌써 그렇게 됐나. 여름도 끝나서 그런지, 슬슬 해가 짧아진단 말이지... 아마, 2시간 반 정도 뒤엔 어두컴컴해지지 않을까. 타임 리밋은 그정도라고 생각하는게 좋겠지.


좋아. 얼른 유기를 찾아서 우리집에 초대를 하자. 올지 어떨진 모르겠지만. 하는김에 지령전도 가보고.


"와와와 와스레모노-"


이제와선 일부만 알아챌 드립을 치며, 출구의 문을 연다.


-빠아아악!


그와 동시에, 들려오는 호쾌한 타격음. 그리고,


"키에에에에엑!!"


-콰아아앙!


기괴한 비명과 함께, 출구 옆에 박혀버리는 무언가. 그 덕분에 출구쪽이 조금 흔들렸지만, 이전에 텐시를 올려보내고 다시 한번 와서 출구를 보강해둔 덕에, 무너지진 않았다.


그나저나, 뭐가 날아와서 박힌겨?


"뭐여 이건?"


벽에 박혀 있는건, 인간의 형태를 한 새까만 무언가였다. 무언가, 라고 표현한것은, 정말로 그 이외에 표현할 방도가 없기 때문이다. 적어도 흑형은 아닌데 말이지.


[아이리 : 이건... 미니언?]


미니언은 또 뭐여.


[아이리 : 악의의 군단에서 가장 약한 녀석이에요. 다른 유닛에 비하면 별다른 능력은 없고, 침식 능력도 없지만... 흉폭하고 강해서 조심해야할 적이죠.]


방금 제일 약하다고 하지 않았냐... 그보다 군단이라고? 이게 그 저근지 뭔지 하는 그거냐? 혹시 칼날 여왕도 있는거 아냐?


[아이리 : ...농담은 그만두세요. 정말로 그런 존재가 있으면 진짜로 위험하다구요.]


그...그려. 그보다 내 드립을 니가 알고 있다는게 더 신기한데.


아무튼, 그 악의의 군단이라는건... 애시당초에 악의라는거, 그 이변인가 뭐시긴가 할때만 찾아오는거 아냐? 애시당초 이변땐 이런놈 못봤다고.


[아이리 : 군단은 보통 테라포밍을 시도할땐 흘러들어오지 않아요. 지금의 경우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요?]


"어이! 거기 있는거, 혹시 우이하루냐!"


그때, 저 멀리서 들려오는 여성의 호쾌한 외침. 유기인가. 그렇다면, 얘를 이렇게 날린건 당연히 유기겠군.


그녀가 걸을때마다, 그 발목에 걸린 족쇄에 달린 쇠사슬이 까라랑 까라랑하고 울린다. 꽤나 무거워보이는 족쇄지만, 그녀에게 있어선 일종의 악세사리나 다름없는 것이리라.


"오랜만이야, 유기. 그런데 여기까진 무슨 일이야?"


"네쪽이 걱정되서 와봤지. 저 새까만 것, 아무래도 이 근처에서 나온거 같아서 말야. 혹시나 너네집이 습격받은게 아닐까 해서."


그건 처음 듣는 이야기로군. 그보다 보통 이런 상황엔 나를 의심하는게 우선 아니려나. 대단한 호인이로군. 아니, 호귀?


"그건 아니지만... 근데, 우리집 입구가 여기인건 어떻게 알았어?"


"지저를 관리하는 입장이 되다보면, 이것저것 들려오는 법이지. 뭣보다 이 터널, 내가 만든거기도 하고 말야."


"...그, 그려."


과연. 오니쯤 되는 괴력을 가진 요괴라면 지저에서 지상으로 통하는 터널 정도는 뚫을 수 있는 모양이다. 말도 안되는 짓을 하는구만... 정말 대단한걸.


"아무튼, 마침 잘됐다. 아까전에 그 새까만 녀석, 아무래도 좀 남아있는 모양이거든? 다행히 지상으론 나가진 않은 모양이지만, 가만히 놔두면 위험할거 같아서 말야..."


"퇴치하는걸 도와달라는거지? 좋아. 일단 조져놓고 보자고."


"음. 부탁하지. 혹시 모르니, 난 마을쪽으로 돌아가서 싸우지."


그럼! 하고 손을 흔들더니, 굉장한 속도로 뛰어가는 유기. 왠지 오자마자 이상한 일에 말려든거 같지만, 저 새까만게...음? 아까 벽에 쳐박혀 있던 그녀석 어디갔지?


[아이리 : 소멸하는걸 확인했어요. 아직 이 환상향에 대해 전부 이해한건 아니지만... 악의가 이 곳을 노리는 이상, 저도 도울께요.]


흠. 랜섬웨어가 도와준다는건 그다지 신용이 가진 않지만... 근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돕는다는거야?


[아이리 : 지금으로썬 가계약으로 제 검을 빌려주는 정도일까요... 아, 그리고 제 전문은 아니지만, 이... 잡스의 유산이라고 했나요? 이 인터페이스도 개선해드릴께요.]


...생각보다 유능한 랜섬웨어로군.


[아이리 : 그러니까, 그 랜섬웨어 타령은 슬슬 그만둬주지 않을래요? 친절하게 제 이름도 메세지 옆에 뜰텐데요?]


알았어. 알았다고. 그래서? 우선 저 미니언이라는건 어떻게 찾아, 아이리?


[아이리 : 레이더 기능에 미니언 탐지 기능을 추가해둘께요.]


아이리의 메세지가 끝나자마자, 시야 구석에 반응이 보인다. 수는 셋. 가장 가까운건... 지상쪽이로군. 좋지 않은데. 게다가 생각보다 빠르게 움직인다.


[아이리 : 서둘러야해요. 미니언의 악질적인 부분을 실제로 체험하기 싫으시다면요.]


일단 바깥으로 향하는 미니언에게 가자. 그보다, 악질적인 부분이라니?


[아이리 : 정확하게 말하자면, 악의의 군단 자체의 악질적인 부분이겠죠. 그들은 죽은 자들을 이용해 자신의 동포를 만들어요. 그렇게 수를 늘려가는거죠.]


무슨 언데드같은 놈들이로군. 좀비도 아니고.


[아이리 : 미니언에겐 감염의 개념이 없으니 그런 부분에선 좀비보단 덜하지만... 지금의 우이하루에겐 수가 늘어나는 만큼 불리할거에요. 서둘러주세요.]


아니, 이래뵈도 꽤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거거든. 그 증거로 벌써 지상으로 가는 입구가 보인다. 그리고, 벽을 타고 지상으로 올라가려고 하는 미니언 한 마리도.


"어딜 그렇게 급하게 가시나!"


아공간에서 은 나이프를 사출. 그 수는 40! 


사출된 은 나이프는 마치 총알처럼 미니언을 향해 날아간다. 하지만, 눈치 빠르게 사출된 나이프를 점프로 회피하는 미니언. 흥, 피할거라는것 정도는 계산상에 넣고 있었다.


"휘어라↘"


또 일부의 인원만 이해할 드립을 치며, 날아가는 중의 나이프의 궤도를 벡터 조작으로 바꾸어, 다시 미니언을 향해 날아가게 한다.


-파바바바바바박!!!


"키에에에에에엑!!"


아무리 그래도 이 공격은 피하지 못하였는지, 미니언의 몸에 나이프 열댓개가 착탄되는걸 확인했다. 이정도 공격으로 소멸해줬으면 좋겠지만...


[아이리 : 조금 부족해요. 거기다가, 미니언은 회복속도가 빠르니까 한방에 없애지 않으면 금방 회복할거에요.]


망할 시발. 그런게 어딨어? 으음, 그렇다고 화려한 기술을 쓰자니 여기 동굴이라 잘못하면 무너질거 같고...


[아이리 : 중간을 모르는건 마스터나 우이하루나 같네요.]


시끄러. 어디보자... 무기는, 무기는 없는건가!


...가만? 그러고보니 이때까지 가장 친근한 무기를 내가 안만들었었네? 이상하네. 구조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고, 몇년간 계속 만져온 무기라 완벽하게 기억하고 있는데... 모르겠다. 일단 떠올랐을때 만들어야지.


- 철컥!


이미지가 확고해서 그럴까, 창조능력을 발휘하자마자 순식간에 그것은 내 손에 들려있었다. 매우 익숙한 감촉, 그리고 떠오르는 좆같은 추억들... 아니, 그건 어쨌던.


"조준간...연발."


"키이이이이이익!!!"


어느새 회복이 끝났는지, 몸에 꽂혀있던 마지막 나이프를 몸에서 빼어내며 괴성을 지르는 미니언. 아무래도, 도망치는건 포기하고 나를 먼저 조질껀가보다. 뭐, 아무래도 좋겠지.


"파이어."
-드르르르르르르륵!!!


환상풍혈을 가득 메우는것은, 미군의 옛 제식소총이자, 지금도 한국의 후방부대에서 잘 굴러가는 M16A1의 총구에서 뿜어져나오는 총성. 마력으로 강화된 탄은 미니언이라 불리던 검은 녀석을 벌집으로 만들어...


"키이이익..."


- 슈우우우욱...


이윽고, 소멸까지 가게 만든다. 이야, 지금 생각해보니까 여태까지 총을 안만들고 있었네. 이래뵈도 군필인데 말야. 게다가 구조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으니, 개조도 쉽게 할 수 있고 말이지. 이런 편리한걸 왜 여태까지 생각내지 못했던걸까?


...는, 총은 '살상용'이니까 안 만든거지. 물론 그렇게 치면 나이프도 위험하지만, 총은 그 궤를 달리한다고. 애시당초 보고 피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니까. 평소에 쓸 물건은 아니었기에 안만들었다는 이야기.


뭐가 어찌됐던, 확인된 미니언은 셋이었지. 방금전에 한놈 처리했으니까 이제 두놈 남았... 아, 마을쪽으로 향한 미니언은 소멸이 확인됐군. 유기가 처리해준거겠지? 그럼 나머지 한놈이...음...


"구 작열지옥? 지령전 지하에 이런것도 있었나?"


[아이리 : ...이런, 빨리 가야해요!]


엥? 갑자기 무슨 소리여?


[아이리 : 됐으니까 빨리 가요!]


어? 어, 어... 왠지 미안. 빨리 갈께. 으음, 대체 뭐가 문제인거지?

 

 

 

 

 

 

 

 

 

 

 

 

 

 

 

 

 

 

 


같은 시각, 지령전.

 


"응~차! 오늘은 여기까지 쓸까."


기지개를 펴며 달성감 가득찬 표정을 짓는 지령전의 주인, 코메이지 사토리는 쓰고 있던 소설책을 조심스레 덮어, 책장에 꽂아넣는다.


이곳은 지령전의 서재. 책장에는 가끔씩 그녀의 펫인 카엔뵤우 린이 자신의 주인이 심심할까봐 슬쩍 해온 책들과, 코메이지 사토리가 취미로 쓰는 소설책들이 꽂혀있다.


"...그나저나, 늦네. 오린이랑 오쿠우."


슬슬 저녁을 먹을 시간. 보통이라면 지금쯤 벌써 저택에 돌아와 사토리에게 애교를 부리고 있을 자신의 펫들이 얼굴을 비추지 않는다. 사토리는 이를 의아하게 생각하며 문득 창가로 걸음을 옮긴다.


"......?"


그때, 사토리는 안뜰의 상태가 평소와는 다른 것을 깨닫고 미간에 주름을 잡는다. 어째서인지, 안뜰에 있는 구 작열지옥의 입구가 부서져 있었기 때문이다.


"...하아."


어쩔 수 없다는듯 한숨을 지으며, 사토리는 서재를 나와 안뜰로 향한다. 누가 이런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어짜피 오쿠우가 또 그런거겠지만) 오늘이야 말로 제대로 혼내주리라, 라고 생각하며 사토리는 안뜰에 도착한다.


그리고, 어떠한 사실을 깨닫는다.


"...오쿠우가, 아냐?"


그렇다. 입구가 부숴진 모습이, 평소에 오쿠우가 하던 방식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누가... 라고 생각한 바로 그 순간.


"읏!?"


그녀의 서드 아이가 읽어낸, 부의 감정. 마치 물밀듯이 몰려오는 저주의 말들이 그녀의 뇌를 가득 메운다. 가까스로 참으며 고개를 들었을때, 


눈 앞에는 새까만 무언가가 그녀를 향해 달려드


"라인하르트 포터블!"


순간, 그녀의 등 뒤에서 날아온 물체에서 푸른빛의 방벽이 펼쳐지더니, 그대로 검은 무언가들을 밀어낸다. 그리고, 다음 순간 나타난 것은.


"...아, 나 방금 좀 멋있었다... 인가요. 우이하루씨."

 

 

 

 

 

 

 

 

 

 

 

 

 

 

 

 

 

 

 

사람 뻘줌해지게 그런 마음의 소리는 읽지 않아주셨으면 합니다만.


"그런 셈이지 뭐. 다친덴?"


"덕분에. 저건 뭐죠?...아, 미니언이라고 한다는데 자세한건 잘 모르신다고."


"넹;;;"


역시나 마음을 읽는 능력. 굳이 설명을 안해도 알아서 알아듣는군. 굉장히 좋아.


[아이리 : 한가하게 있을때가 아니... 아아, 역시나. 이미 늦었어요.]


그러니까 아까부터 뭐냐고. 놓친 미니언은 찾았으니까, 이제 저녀석만 조지면 끝나는거 아냐?


[아이리 : 제가 처음에 미니언에 대해서 뭐라고 했었죠?]


어? 음...음...?


[아이리 : 죽은 자들을 이용해서 자기 동포로 만든다고 했잖아요.]


아아, 그거? 그랬지. 그게 왜? 구 작열지옥에 죽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아?


"많죠. 정확하겐, 이 아래가 작열지옥이던 시절부터 떠돌고 있는 원령들이 매우 많답니다."


"설명 고마워, 사토리... 잠깐. 그 말은?"


[아이리 : 다른것도 아니고 하필이면 원령... 최악의 사태에요.]


"서, 설마..."


레이더로 볼 것도 없이, 지하엔 지나치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많은 양의 미니언의 모습이... 잠만, 저것들 올라오고 있는데.


"사토리! 귀 막아!"


말하기도 전에 이미 내 마음을 읽고 귀를 막은 사토리를 확인하고, 아까전에 만들었던 M16을 다시 꺼내 지하 통로를 향해 난사한다. 마력으로 저지력이 강화된 탄은 올라오는 미니언들을 그대로 지옥 아래로 떨어뜨리지만... 수가 너무 많다.


[아이리 : 우선 입구를 막아요!]


"젠장, 어쩔 수 없지."


최대한 무겁고 단단한 문을 만들어, 입구를 봉쇄해야...


그때, 누군가가 내 팔을 붙잡았다. 돌아보니, 사토리가 다급한 표정으로 나를 보며 고개를 휘젓는다.


"아직 오쿠랑 오린이 아래에 있을거에요!"


"하?"


오린, 오쿠라면... 분명, 그 고양이랑 까마귀요괴를 말하는 것이리라. 물론 직접 말을 나눠본 사이는 아니고, 코이시가 몇번 대화에서 꺼낸적이 있다.


...근데, 지하에 있다는건, 미니언들한테 당했을 가능성도...


[아이리 : 그 둘, 아직 생존 반응이 있어요!]


엥?! 저 수많은 미니언들 사이에서 확인 가능한겨?!


[아이리 : 필터 기능은 괜히 있는게 아니거든요? 그 둘은 중요한 존재에요. 반드시 구해야 해요!]


"끄응."


당장은 막는다 치더라도 어짜피 여길 그냥 둘 생각은 없었지만... 구조 활동도 해야하는건가. 일이 점점 귀찮게 돌아가는걸.


"......"


돌아보니, 메달리는듯한 눈으로, 그리고 여전히 내 팔에 메달린채 이쪽을 쭉 바라보고 있는 사토리가. 무언이라 더 무섭구만.


"*sigh*"


어쩔 수 없지. 아이리, 시간은 얼마나 남았어?


[아이리 : 일몰까지 앞으로 1시간 반이에요.]


"시발, yolo다."


어느새 손을 놓은 사토리에게 손을 흔들어보이고, 옛 작열지옥 입구로 내려가는 동시에 쐐기와 같이 생긴 철덩어리를 만들어 내 입구를 봉쇄해버린다. 이걸로, 당분간 위쪽으로 빠져나갈 놈들은 없겠지.


"우와..."


여전히 불타는 구 작열지옥 안은, 새까만 미니언들로 바닥은 물론 벽, 심지어 천장까지 가득 차 있었다. 비행능력은 없는지 내게 당장 달려드는 녀석은 없지만, 모두가 동작을 멈추고 나를 바라보는 지금의 상황은 소름조차 끼친다. 이거, 디지몬 극장판 생각나네.

디아블로몬 전.


[아이리 : 뭐, 메일로 부하를 일으켜줄 관전자들이 없는게 차이점이겠지만요.]


이 네타를 네가 어떻게 아는지는 둘째치고, 메일 정도로 부하를 걸 수 있는 놈들이면 참 좋았을텐데 말이지.


[아이리 : 카엔뵤우 린이랑 레이우지 우츠호부터 확보하죠.]


"말이야 쉽지 씨발."


아까전에도 강화된 탄환으로 몇발을 쏴야 미니언 딸랑 한마리가 겨우 죽었는데. 시간을 멈추고 저 사이를 지나가자니, 지나치게 밀도가 높아서 그것도 안될거 같단 말이지. 결국 힘으로 밀 수 밖에 없는데... 지금 당장 내가 가진 무기로는 힘들다.


굳이 하자면, 이미테이션[플랑도르 스칼렛]이 있지만... 그거 했다가 전에 한번 정신적으로 한번 뒤진적이 있단 말이지.


[아이리 : 제 검을 쓰세요. 가계약은 맺어졌으니, 사용할 수 있을거에요.]


"잉?"


마침, 시야 구석에 [NEW! 광검 린포스]라는 메세지가 표시된다. 어디서 많이 본 이름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좋나. 쓸 수 있는건 써야!


"장비, 린포스."


문득 떠오른 커맨드를 입에 올리자, 오른팔을 감싸는 붉은색 금속 장식이 나타났다. 잠만, 검이라매?


"키에에에에엑!"


공동을 울리는 미니언의 거슬리는 울음소리에 앞...정확히는 지상쪽을 바라보니, 자신들의 몸으로 검은빛의 탑을 쌓으며 나를 요격하기 위해 다가오는 미니언의 무리가 있었다. 젠장, 딴지걸 틈도 안주다니!


에라, 모르겠다. 이 겉모습에 광검이라는 이름을 가졌으니, 대충 이렇게 쓰는게 맞겠지!


"내 목숨을, 환상향에!"


주먹을 말아쥐고 금속 장식에 마력을 공급하자, 핏빛으로 빛나는 빛의 검신이 나타난다. 역시나, 이런 류의 무기였던건가!


"하아앗!"
-우우웅!


기합과 함께 팔을 휘두르자, 호를 그린 핏빛의 검신은 그대로 파동이 되어, 내게 탑을 쌓아 달려들던 미니언들을 일소한다. 쉬벌, 존나 쌘데?


[아이리 : 아니아니아니, 누구 멋대로 제 무기를 개조하고 앉았어요!?]


잉? 뭔 소리여?


[아이리 : 제 린포스는 그런 입없는 외계인이 쓸 것같이 생기지 않았다구요!]


지금 그분을 무시하는거냐! 엔 타로 제라툴이다 썅년아!


[아이리 : ...쯧. 됐거든요.]


아, 삐졌다. 하지만 일단은 거기에 신경 쓸 때가 아니지. 지금은 카엔뵤우 린이랑 레이우지 우츠호를 보호하는 것부터....


- 슈우우우웅...


"잉?"


어째서인지, 기세좋게 뿜어져 나오던 빛의 검신이 사라졌다. 왜죠?


[아이리 : 오버히트네요. 그러니까, 멋대로 개조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아니아니, 그냥 나올때 부터 이 형태였다니까? 그보다, 오버히트는 또 뭐여. 고장난겨?


[아이리 : 그 상태라면 한 3시간쯤은 재사용 불가에요. 그리고, 그 말이 사실이라면... 조정이 필요할테니, 거기에 하루정도는 더 걸릴거구요.]


즉, 지금은 못쓴다?


[아이리 : 물논.]


"씨...벌..."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주변을 둘러보니, 소름끼칠 정도로 움직임이 없는 미니언들이 그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젠장할, 이렇게 된 이상 될때까지 해보자.


"뭘 봐 새끼들아! 무기 고장난 놈 첨보냐!"


- 키에에에에에엑!!!


넓디 넓은 구 작열지옥을 가득 매우는 미니언들의 거슬리는 울음소리. 그 다음 순간에, 미니언들은 말 그대로 벽이 되어, 나를 뒤덮기 위해 달려든다. 미니언들의 각기 질량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거 저대로 두면 나도 물론이지만 50m 앞에 있는 린과 우츠호가 휘말린다. 저것들한테 깔려죽는것만은 막아야해.


"라인하르트 포터블, 전량 사출!"


만들어놓은 라인하르트 포터블을 전부 쏘아, 돔의 형태로 만들어 뒤덮는다. 아슬아슬하게 둘이 있는 곳까지 뒤덮었지만, 아직 지상에 남아 있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그 이전에, 방벽이 저것들의 무게를 버틸지도 의문이고.


하지만, 이런건 생각하기 전에 행동해야 하는 법!


"이미테이션, 홍 메이린!"


[어빌리티 비활성화 : 벡터 조작, 물질창조]
[어빌리티 강화 : 무술 Lv EX]


홍싸부의 이미테이션은 내게 새로운 능력을 부여하진 않는다. 그도 그럴게, 내 기본적인 스펙만으로도 그녀의 무술을 전부 다 받아들였으니까. 다만. 


"홍포!"


-콰아아아앙!!


[아이리 : 단순한 주먹질로 미니언이 3마리나...?]


일시적이지만, 무술가로써의 내 기량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 사실, 정말로 일시적인지라 해봐야 3분 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게다가 어째선지, 홍싸부의 이미테이션이 끝나면 일정시간 동안 비활성화된 어빌리티가 활성화되지 않기에, 정신적인 죽음이라는 리스크를 포함한다는 전제하에서라면 플랑도르 다음으로 위험한 이미테이션이다. 


"보아라, 동방은 붉게 타오르고 있다!"


- 콰아아아앙! 콰아아아아앙!


기를 담은 일격일격으로, 몰려오는 미니언들을 박살내며 전진한다. 홍싸부의 이미테이션이 비활성화되면, 아까 만들어뒀던 M16 1정 이외엔 유효한 공격수단이 없어지는 셈이다. 그런고로, 최대한 빨리 일을 끝내야...!


"찾았다!"


천룡각으로 미니언들을 한번 쓸어내자, 정신을 잃은 카엔뵤우 린과 레이우지 우츠호가 보였다.


[아이리 : 많이 다치긴 했지만, 아직 둘 다 숨이 붙어 있어요.]


그거 다행이군. 솔직히 여기까지와서 이미 늦었어요 소리 들었으면 좀 심하게 빡쳤을꺼야.


- 파직....파지직...


"잉."


뭔가가 삐걱이는 소리가 들려 올려다보니, 떨어져내려오는 미니언들을 막던 라인하르트 포터블로 만들어진 돔이, 쩌적쩌적하고 금가고 있었다. 어짜피 우츠호와 린은 회수했으니, 돔이 박살나서 저것들이 쏟아져내린다고 해도, 사실 크게 문제가 없긴 하지만... 저런것들한테 깔리면 기분 나쁠거 같단 말이지.


"지룡...천룡각!"
-쿠우우웅! 파샤아아악!


땅을 한번 크게 굴러 다리에 기를 집중한 후, 그 반동과 다리에 모은 기를 이용하여 점프 한 뒤 날아차는 기술. 원래라면 그냥 좀 더 간지나는 천룡각이지만, 이미테이션의 효과가 겹쳐 라인하르트 포터블에 올라가 있던 모든 미니언들을 쓸어버리는 흉악한 대공기가 되어 버렸다.


뭐, 어찌됐던. 아직 미니언들이 다수 남아 있긴 하지만, 원래의 목표를 달성했으니 일단 귀환하자. 뭣보다, 이미테이션이 끝난 뒤에 오는 피드백이 지속되는 동안엔 날지도 못하니까 말야. 


"흡!"


땅을 크게 박차고, 아까전에 막아두었던 입구로 점프한다. 물론, 거리가 거리인지라 아무리 나라도 한번의 점프로 닿을리는 없지만...


"↑+↑!"


발 밑에 기를 집중하여, 다시 한번 도약한다. 입에 올린 커맨드는... 아마 아는 사람만 알거 같은데. 이레귤러는 어째서 발생하는걸까.


"소-류겐!"


주먹을 치켜 올리며 다시 한번 허공을 박차고, 아까 내가 막아놓은 입구를 박살내며 솟아오른다. 문득 보니, 어디서 가져왔는지 사토리가 이미 또 다른 거대한 바위를 가져와 대기하고 있었다. 아니, 잘 보니 옆에 유기도 있군. 유기가 가져온 것이리라.


"유기, 지금!"


"오우!"


대답과 함께, 유기는 마치 거인화한 에렌마냥 커다란 바위를 번쩍 들어올리더니, 그대로 입구에 쳐박아 버린다. 지면에 서자, 땅밑에서 뭔가 울리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유기가 박아놓은 바위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이걸로 한동안은 괜찮겠지.


"후우..."


[어빌리티 해제 : 무술 EX]
[어빌리티 : 벡터 조작, 물질 창조 사용 제한. 1시간 후 사용 가능]


3분 강화에 1시간 패널티라니. 장사 잘하는구만 씨벌. 덕분에 어찌어찌 일 해결은 됐지만... 아차, 얘네들 꺼내줘야지.


"읏차."


아공간에서 우츠호와 린을 꺼내, 천천히 내려놓는다. 꽤 다치긴 했지만, 이정도면 하룻밤정도 푹 쉬면 나으리라.


아차, 지금 몇시지? 파티 시작할 시간 아냐?


[아이리 : 지금쯤이면 적당히 해가 져가는 때일거에요. 일몰까지 20분 남았네요.]


"집들이인가요. 죄송하지만 전 참가하지 못하겠네요. 이 아이들을 돌봐야하니."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대답이 오다니. 딱히 기분나쁘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묘한 기분인걸.


"그렇겠지. 아쉽게 됐네. 유기는 어떻게 할래? 오늘 집들이 파티하기로 했는데."


"음?... 사양할께. 아까전의 그 검은 녀석들이 또 어디서 나올지 모르니까 말야."


"그렇다면야."


아쉽게 됐구만. 유기랑 스이카가 주량으로 배틀 뜨는거 한번 보고 싶었는데. 하여튼.


"그럼 난 가볼께. 사토리, 혹시나..."


"무슨일이 생기면 우이하루의 집으로 갈께요. 위치... 아, 거기쯤이군요. 생각보다 여기서 멀지 않네요."


"무슨일 없어도 놀러와도 되니까."


쓴웃음을 짓는 사토리와, 린과 우츠호를 들쳐업고 안으로 들어가는 유기를 뒤로한채 지령전을 나선다.


[아이리 : 그나저나, 구 작열지옥의 미니언들은 어떻게 할거에요? 저거, 저대로 내버려두면 계속 증식할건데.]


잉? 계속 증식한다니, 작열지옥에 있는 영혼들을 전부 집어삼키면 거기까지인거 아냐?


[아이리 : 그게 말이죠. 죽은자들을 소모해서 동포를 늘리는게 아니라, 그들을 이용해서 늘리는거거든요. 그러니까 원본을 남긴채로.]


어... 그러니까, 죽은자를 하나의 틀로 잡아서 Ctrl+C, Ctrl+V를 반복한다는거야?


[아이리 : 그렇죠.]


...작열지옥, 최대한 빨리 정리해야겠구만. 하지만 그게 오늘은 아니다.

 

그럼, 집으로 돌아갈까.

 

 

 

 

 

 

 

 

 

 

 

 

 

 

 

 

 

 

 

 

 

 

 

 

 

 

 


우이하루


군필

 

 

 

아이리


서포터A 포지션 획득

 

 

 

스쿠나 신묘마루


귀엽다

 

 

 


코치야 사나에


JK

우이하루와 만난 이후 우이하루를 센빠이라고 부른다. 이유는 불명.

 

 

 


호시구마 유기

권왕

 

 

 


코메이지 사토리

마음을 읽는 능력으로 본 것을 토대로 소설을 쓰는 취미를 가짐.

좀 키모이하다.

원래라면 자신의 능력 때문에 펫들조차 꺼려하지만, 오린과 오쿠는 예외.

 

 

 

 


무술 EX

격투게임 주인공(밸런스 파괴급)

 

 

 

 


우이하루의 능력에 대해

 

1. 창조 능력


생각하는 모든걸 만들 수 있다.

 

다만, 구조가 복잡하거나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물건을 만들때엔 상당한 집중이 필요하며, 그나마도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

 

실패할 경우, 비슷한 능력을 지녔지만 전혀 다른 무언가가 만들어지며, 금방 부서져 사라진다.

성공할 경우, 앞으로 그 물건을 쉽게 양산할 수 있고, 고쳐 만들기도 쉬워진다.

 

이 세상에 존재 하지 않더라도, 설계도가 있다면 쉽게 생산할 수 있다.

 

무언가를 창조할땐 시간이 들며, 즉시 만들 경우 마력이 소비된다. 이때 들어가는 비용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우이하루는 평소에 물건을 만들어서 아공간에 저장해둔다. 

 


2. 이미테이션


환상향의 소녀들의 힘을 몸에 깃들게 하는 기술.

 

사용시 기본 능력인 창조 능력과 벡터 조작이 봉인되며, 대신 이미테이팅하는 소녀들의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대상의 소녀를 이미테이팅 하기 위해선, 오랫동안 대상과 접할 필요가 있다.

 

이미테이션한 소녀의 능력을 상회하는 힘을 얻을 수 있지만, 그 힘의 다음 단계까지 나아갈 수는 없다.


(Ex : 플랑도르의 파괴 능력은 사용가능, 하지만 그 다음단계인 죽음의 능력은 사용 불가)

 

이미테이션 하면, 그 소녀의 외견을 닮게 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머리모양이 변한다.

 

 

 

 

 

 

 

 

 

 

 

 

 

 

 

 

 

 

 

 

 

 

내가 사토리보고 키모이하다고 할 입장은 아니지만 ㅎ;;;;

 

그보다 갓겜인 Path of Exile 허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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