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나의 환상들이 - 013

lunawhisle | 조회 수 22 | 2018.05.26. 05:42

 

 

 

 

 

 

 

 

 

 

 

 

 

 

 

 

 

 

 

 

 

 

 

 

 

 

 

 

 

 

 

 

 

 

리프레인.

 

그것은 악의에 의한 이변의 되풀이.

 

본디 환상향에서 일어난 이변은, 누군가의 의한 한때의 장난. 하지만, 그 수위는 조금만 선을 넘으면 환상향의 존속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큰 것.

 

리프레인은, 그 이변을 '선'을 넘을 레벨로 끌어올려 한번 더 일으키는 것이다.

 

즉, 그들의 이변을 막지 못하면, 환상향은 끝나는 것.

 

이번 이변은 춘설이변. 사이교우지 유유코에 의해 일어난 이 이변의 가장 큰 목적은, 단순히 '사이교우 아야카시'의 만개에 있었다. 그녀의 목적은 사이교우 아야카시에 봉인되어 있는 '무언가'를 확인 하는 것.

 

하지만, 리프레인에서의 원흉은....

 

 

 

 

 

 

 

 

 

 

 

 

 

 

 

 

 

 

 

 

 

 

 

 

Cherry petals must have fallen like snowflakes... 

However, it was still silvery snow.

 

 

 

 

 

 

 

 

 

 

"...씨벌. 결국은 나 혼자냐."

 

인간 마을의 외곽, 가로수 길.

 

리프레인이 시작되어, 작전, 역할 분담을 전부 끝마친 상태로 집을 나선 우리들을 맞이 했던건, 대량의 미니언들. 게다가, 그냥 미니언이 아닌, 증식 능력을 버리는 대신에 엄청난 전투력을 얻은 '솔져' 라는 새로운 개체였다.

 

뭐, 그것들을 쓰러뜨라는 것 자체는 크게 문제가 되진 않지만... 문제는 2가지가 있었다.

 

하나, 악의의 군세...여기서는 '솔져'겠지. 이들은 우리들 뿐만 아니라, 보이는 생명체를 모두 공격한다는 상당히 민폐스러운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 즉, 이변과는 관계가 없는 요괴들이 공격 받아, 사망하거나... 혹은, 드물지만 '변이'를 일으킬 수도 있다고 한다. 즉, 무조건적으로 빠른 시간 내에 처리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

 

둘, 그 '솔져'가, 환상향 전역에 뿌려졌다는 점이다.

 

결국, 시종 3자매를 '솔져'의 처리에 돌려버리니, 결국 남은건 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 거기다가,인간 마을의 인간들은 모두 다 이미 유카리한테 납치 당한 상태고... 내가 심어둔 함정을 아직 유카리가 눈치를 못챈 모양이니, 아직까지는 유예가 있겠지만, 여전히 방심하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뭣보다 내 발목을 붙잡는건, 순서대로 대상을 조져야 된다고 하는 이 '리프레인'의 룰이지만.

 

"뭔 생각인건지, 내 여동생(계약직)은."

 

'솔져'들이 환상향 전역에 퍼진건, 명백하게 유카리의 짓이다. 듣자하니, 솔져라는 놈들은 자가증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통은 둥지... 그러니까, 코이시가 도망쳐 나온 옛 환상향에서 서식한다고 하던데. 유카리는 자신의 능력을 사용해서 그들을 빼내온 것이리라.

 

근데 그렇게 생각하면 이상하군. 다른 녀석들도 아니고 유카리를 아군으로 만든 악의라면, 평범하게 이 환상향을 먹어치울 수 있을텐데...

 

...그들의 테라포밍엔, 내가 모르는 선행조건이 있을지도 모르겠는걸.

 

그런데... 기분 탓인가. 갑자기 추워졌는데.

 

"엥?"

 

주위를 둘러보니, 어디까지나 뻗어 있을것만 같았던 가로수 길은 어디에도 없고, 주변의 풍경은 눈 덮힌 산으로 바뀌어 있었다. 게다가 이 추위. 단순히 온도가 내려간 것만이 다는 아니다. 

 

내 몸은 불쾌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추위나 더위는 감각을 느끼는 단계에서 무조건적으로 차단된다. 하지만, 그것을 뚫고 이정도의 추위를 느낀다는건, 단순한 신체감각으로써의 추위가 아니라는 것.

 

즉, 물리를 뛰어넘은 그 위의 단계에서의 공격. 유키나의 얼음 바늘이 가진 동결 저주와 비슷한 종류인가. 하지만 아주 버티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이런 공격은 정신력이 높으면 방어하기가 쉽다고 들었는데... 마방 올리라는 소린가?

 

"결계 같은거려나..."

 

지형정보를 확인해보지만, 여전히 내가 있는 위치는 마을 인근의 가로수 길. 즉, 내가 다른 공간으로 이동된게 아니라 이건 일종의 환각과도 같은 것이리라. 눈보라치는 설산이라. 그러고보니 내가 조지러 온 애는 설녀였지.

 

- 후후후... 올해는 왠지 정말로 힘이 넘치는걸. -

 

들려오는 여성의 목소리. 하지만, 어디서 들리는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마치 머리에 직접 말을 거는듯한 그 목소리. 이것도 이 결계(?)의 영향인걸까. 으음. 이대로 가만히 있는다고 뭐가 될거 같진 않은데. 시간도 없으니, 일단 이것저것 해보자.

 

실험 하나, 고열을 이용한 결계 소멸. 될까?

 

"일부, 로열 플레어."

 

불과 빛의 엘리멘탈을 모아, 마력을 담아 방사하는 스펠 카드. 원래 내껀 아니고 마스터의 스펠이긴 하지만, 지금 내가 쓰고 있는건 살상용. 요괴라 할지라도 화상 입고 아뜨뜨 할 레벨의 물건이다. 다만.

 

- 슈우웅...

 

"어째 화력이 딸리네."

 

본래라면 고출력으로 적어도 10초간은 방사시켜서 어느정도 의미 있는 결과를 내보려고 했는데, 3초도 안되서 출력이 엄청나게 줄어버렸다. 열과 빛 엘리멘탈이 주변에 지나치게 부족한 탓이리라. 흠, 과연. 이러한 종류의 결계 안에서는 엘리멘탈의 양도 제한이 되는군. 원래라면 아무리 추워도, 엘리멘탈이 부족해서 마법을 못쓰고 그럴 일은 없단 말이지. 흠, 공부가 되는군.

 

- 발버둥 쳐도 소용 없을거야. 이 곳은 설녀의 심상풍경. 이곳에 발을 들인 이상, 여길 빠져나간다 할지라도 결국은 이 곳으로 돌아오게 될 운명. -

 

"흐음."

 

언제부터 설녀가 고유결계를 쓸 수 있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니가 그렇다면 그런거겠지.

 

으음, 유카리의 능력을 이미테이트 하면 빠져나갈 수는 있을거 같은데... 걔 능력은 배끼는 순간 뇌가 쇼트를 일으킨단 말이지. 렌카의 백업이 있어도 그랬었으니, 사실상 실전에선 못써먹는 수준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 결국은 정면으로 맞서서 박살낼 수 밖에 없을거 같은데. 문제는 상대가 어디 있는줄도 모르겠단 말이지. 숨어 있는건가, 아니면 이 심상풍경 자체가 레티 화이트락인건가. 어느쪽이든, 상대는 시간을 끌 생각일 것이다. 최대한 항마력을 높여 막아보고는 있지만, 악의에 의해서 강화된 한기는 오래 맞고 있으면 위험하다.

 

그럼, 여기서 두번째 실험.

 

"트랜잠."

 

린포스의 포텐셜을 폭발시키는 '춤추는 비뢰', 일명 트랜잠을 발동시킨다. 린포스의 출력과, 내 스테이터스를 일정시간 3배 증가시키는 기술. 이걸 쓰면 일정시간 동안 린포스를 사용 할 수 없게 되지만, 뭐. 당장 쓸 일은 없을테지.

 

"간다."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앞으로 내달린다. 주위의 풍경이 엄청난 속도로 흘러가지만, 그럼에도 끝이 보이질 않는 설산. 이건 예상했던 바이다. 자, 그렇다면 내 좌표는 어떨까?

 

"...역시 안되나."

 

좌표는 여전히 변하지 않는다. 으음, 원래라면 적어도 좌표만은 거의 인간마을까진 가 있어야 할텐데... 가만, 그러고보니 레티가 여기를 '심상풍경'이라고 하지 않았나?

 

- 소용없다고 했을텐데. -

 

"아 좀 닥쳐봐. 앞에 나서지도 않을거면."

 

- 어머나, 무서워라. -

 

심상풍경... 여전히 환상향에 고정된 나의 위치 좌표... 끝도 없는 설산... 거기에, 계속해서 파고 드는 한기...

 

가만 있어봐. 한기?

 

"음...?"

 

아까부터 확실히 한기가 내 몸을 파고 들고 있는건 맞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한기가 느껴지는 부위가 이상하다. 아까전에 그런 속도로 달렸다면, 한기는 내 몸의 정면에 더 많이 파고들어야 하는게 정상. 아무리 감각을 뛰어넘는 한기라 할지라도, 그 기본은 물리적인 온도이다. 하지만 지금 내 몸은 어떤가? 전신이 고르게 얼어붙고 있지 않은가? 

 

마치, 무언가가 멈춰 있는 내 몸을 한기로 감싸고 있는것 마냥.

 

"과연, 그런거였군."

 

그렇다. 나는 다른 공간에 끌려온 것도, 레티 화이트락이 고유결계를 펼친 것도 아니다.

 

나는, 환술에 빠져 있는 것이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것은, 레티 화이트락이 내 뇌로 직접 보내는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는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거라면, 아까전의 그녀의 목소리가 머리에 직접 들려오는 것도 설명이 된다. 으음, 환술인가... 요괴 나부랭이가 거는 환술에 멍청하게 걸려들다니. 내가 방심한 것도 있겠지만, 악의로 강화된다는건 정말 무식하구만.

 

후, 그나저나 정말 다행이군. 여기에 대한 대책을 이미 짜놔서.

 

"모드, 오토 파일럿."

 

손가락을 튕기며 명령어를 입밖에 낸다. 허나, 역시나 당장 내겐 아무런 효과가 없다. 그거야 그렇겠지. 지금 내가 보고 조종하고 있는건, 내 머리속의 나 자신이니까. 꿈속의 나라고 해도 될 것이다.

 

이 오토 파일럿이란 모드는, 식신의 개념을 이용한 것이다. 식신은, 주인이 명령한대로 움직이는 자. 강제로 움직이게 하는것도 가능하지만, 식신과 주인의 뜻이 함께하면 그 힘은 시너지를 얻어 더 효율적이고 강력한 효능을 발휘한다. 중요한건 두번 말해야되니 한번 더 말한다. '강제로 움직이게 하는 것'도 가능한 것이다. 

 

그렇다면 그걸, 나 자신에게 씌워도 별 문제가 없지 않을까?

 

"오케이. 제대로 발동하고 있군."

 

내 위치 좌표가 바뀌는 것을 확인한다. 오토 파일럿은 이것저것 많은 명령을 부여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는 완전히 완성된 명령체계의 수가 적다. 완성시킨 명령체계는 아직까지 한개밖에 없고, 지금은 그게 디폴트다. 그 디폴트라는건, 뭐. 그거다.

 

"견적필살."

 

마치 내 말에 반응하듯, 주위의 풍경이 다시금 가로수 길로 돌아온다. 다소 움직이긴 했지만, 그렇게 멀리까진 안왔군.

 

발 밑엔, 피투성이가 되어 쓰러져 있는 은발 곱슬머리의 소녀. 그 몸에서는 까만 기운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내 손엔 린포스가 마침 사라져가고 있었다. 환술을 걸면서 한기까지 부여하고 있었으니, 지근거리에 있었을거란 예상은 다행히 맞았군. 어디보자, 죽진 않았지?

 

"안 죽었군. 다행이다."

 

죽으면 곤란하니까 말야. 아직도 왜 죽이면 안되는지 제대로 이해는 못했지만, 코이시가 하지 말라고 하고, 시종 3자매가 입을 모아서 하지말라고 하는거 보니까 하면 안되는갑더라.

 

자, 다음은 첸. 인근에 있는 마요이가, 라는 무인 마을에 있다는 정보가 있으니. 일단 거기로 가볼...

 

- 삐융, 콰앙!!

 

"뭐시여?!"

 

순간, 하늘에서 은색의 무언가가 초고속으로 떨어져 내리더니 굉음이 울려퍼진다. 거리는 한 300m 앞. 마침, 내가 가고 있던 마요이가의 위치와 일치한다.

 

...불길한 예감이 드는걸. 빨리 가보자.

 

 

 

 

 

 

 

 

 

 

 

 

 

 

 

 

 

 

 

 

 

 

 

 

 

 

 

 

 

 

 

 

 

 

 

 

 

 

 

 

 

 

 

 

 

 

 

 

It wavered in the village in which people are not.

"MAYOIGA"(apparitional village) refused human always.

 

 

 

 

 

 

 

 

 

 

 

 

 

 

 

 

 

 

 

 

 

 

 

 

 

 

 

 

 

"분명 이 근처인데."

 

아무도 살지 않는 마을, 마요이가.

 

마요이가는 본디 사람이 살던 마을이었지만, 환상향의 인간의 인구가 절대적으로 감소함에 따라 버려진 마을...이라는 정보가 DB에 실려 있었다. 사람이 살게 되지 않게 된 시기는 상당히 예전이라고 들었는데, 그런것 치곤 건물의 상태가 다들 나쁘지 않다. 누군가 관리하고 있는 것일까?

 

아무튼, 내가 여길 찾은 이유는 하나. 야쿠모 란의 식신인 첸을 찾으러 온 것...이다만. 방금전에 떨어진 은색의 무언가가 신경쓰여서 서둘러 와봤다. 근데, 소리는 났는데 흔적이 안보이네... 생각보다 작은 소리가 나긴 했지만, 그정도 소리가 날 정도였으면 어딘가에 흔적이 남아 있을텐데.

 

"음...아, 저거?"

 

창고로 보이는 작은 건물 하나가 작살이 나 있는걸 발견했다. 파괴된 건물의 잔해에 풍화의 흔적이 전혀 없는걸 보아... 아니, 있어보이는 말은 그만 두자. 방금 박살났다는 티가 팍팍 나는데, 뭐. 하지만, 정작 떨어진 그 무언가는 안보이네... 원래 창고에 아무것도 없었는지, 건물의 잔해밖에 없군.

 

이거 보아하니 무언가가 아니라, 누군가일지도 모르겠는걸. 미니언일 가능성은... 글쎄, 미니언이었다면 이미 날 포착해서 싸움을 걸어왔을테니까 아닐듯한데. 아종,혹은 신종일 수도 있으니 아예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게다가 그건 하늘에서 떨어졌단 말이지... 유카리의 공격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굳이 이 타이밍에 할 이유도 없는데다가, 만일 진짜 공격이었다면 제대로 조준 해서 발사 했으리라.

 

"...그럼 시발 머지?"

 

고개를 갸웃거려보지만, 답은 안나오는군. 두뇌 3000% 풀 가동해도 답이 안나오는때는, 그냥 포기하는게 답이지. 좋아, 첸을 찾을까. 으음, 평소라면 레이더를 쓰면 되는데 말이지... 어째선지 리프레인때는 레이더가 영 상태가 좋지 않단 말이지. 방해전파(?)라도 어디서 나오는걸까?

 

"음?"

 

문득, 바닥에 뭔가 떨어져 있는걸 발견한다. 뭐야 이거... 꽃? 무슨 꽃인진 모르지만, 아무튼 흰 꽃이로군. 게다가 이 꽃, 뭔가 처리가 되어 있는지 생명 에너지는 느껴지지 않는 주제에 아직 생화다. 으음...? 근데, 이거 어디서 본거 같단 말이지...?

 

- 챙!

 

그때, 철과 철이 부딪치는 듯한 소리가 멀리서 들려온다. 방향은 135인가. 청각을 강화해 그 방향을 향해 귀를 기울이니, 격하게 움직이는 발소리와, 무언가 날카로운것을 휘두르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려온다. 누군가 있군. 게다가, 싸우고 있다?

 

대체 뭔 상황인지 감도 안잡힌다만, 아무튼 한번 가볼까.

 

"혹시 모르니..."

 

아공간에서 광학미채수트, 별칭 '투명망토'를 꺼내 두르고, 최대한 기척을 죽이고 소리의 근원지로 나아간다. 참고로 이 투명망토는 내가 처음부터 만든건 아니고, 니토리가 갖고 있던 물건을 개량한것에 지나지 않는다.

 

"......"

 

문득, 싸우는 소리가 멎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다만, 아까부터 느껴지는 살기가 아직 사라지지 않은걸 보아, 싸움의 당사자는 아직 그 자리에 있는 모양이다. 위치는 완전하게 파악했다. 눈 앞에 보이는 저 다소 스케일이 있는 저택의 안마당. 아마 이 마을의 촌장이나 부자가 살던 집이라고 생각된다만, 그건 아무래도 좋고.

 

조용히 담벼락 위로 올라가, 마당을 내려다본다. 거기엔.

 

"!"

 

피웅덩이에 잠겨있는 요괴 고양이. 그 몸에서 피어나는 검은 안개. 그리고 그 고양이 앞에, 긴 일본도를 든 채 멍하게 서 있는 은발의 소녀. 어떠한 이유로 다소 성장했는지, 이전과는 다르게 성숙해진 몸을 지니고 있었다. 다소 키가 커진듯 보이지만, 그 짧은 머리칼만은 그대로다. 엉망으로 잘려진걸 보아, 아무래도 스스로 자른것이리라.

 

...어째서 이전의 그녀를 아는듯이 말하는지는, 솔직히 굳이 말 안해도 알 것이다.

 

그녀의 이름은 콘파쿠 요우무. 반인반령의 정원사이자, 사이교우지 유유코의 최측근. 뭐, 사실 그리 친한건 아니지만, 아예 모르는 사이는 아니다.

 

근데 이상하군. 평소에 근처에 있던 반령은 어디로...

 

- 푸욱!

 

"씨벌."

 

순간 고통이 밀려오나, 반사적으로 고통은 차단된다. 하지만 감각만이 차단 되었을뿐, 내 척추를 박살내 꿰뚫고 에일리언마냥 복부를 뚫고 나온 칼날은, 여전히 내 몸을 마비시키기에 충분했다. 배때기 안에서 곤니치와! 칼날이다요!

 

- 스윽...

 

칼날이 빼내어지고, 스러지는 내 몸은 그대로 담벼락에서 떨어져, 바닥에 철푸덕하고 쳐박힌다. 과연, 한방에 척추를 박살내서 움직임을 봉할 셈인가? 그나저나 한방 먹었군. 이야, 바닥이 적당히 차가워서 기분 좋은데.

 

"......"

 

들려오는 발소리. 눈을 떠보니, 어느새 내 머리맡에 요우무가 서 있었다. 으음, 갑자기 공격해오다니. 나름 기척을 숨긴다고 숨겼는데, 아무래도 악의에 의해 강화된 요우무는 그 감각도 미친듯이 좋아진 모양이다.

 

"아, 조금만 앞으로 가까이 와줄래? 치마 안이 안보여서."

 

"......"

 

나름 조크라고 해본건데, 아무래도 마음에 들지 않으신가보다. 근데, 이상하네. 요우무는 왜 첸을 쓰러뜨린거지? 지금같은 시기라면, 원흉인 유유코 아씨의 곁을 떠나지 않아야 하는게 정상일텐데. 유카리가 있어서 괜찮을거라 판단한걸까? 아니, 그런거라 쳐도 첸을 친 이유가 설명이 되질 않는다.

 

이레귤러인걸까? 그렇다고 하기엔 다짜고짜 공격당한 이유가 설명이 안되고... 음... 모르겠군.

 

"그대는..."

 

오, 요우무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근데, '그대는' 이라고?

 

"?"

 

"왜 덤비지 않는것이오?"

 

"너 지금 나 놀리는거지?"

 

시발, 초장부터 척추를 박살낸 년이 갑자기 뭔 소리를 하는겨.

 

"현 상황에서의 이야기를 하는건... 아니, 지금도 그렇지만. 몇번이고 나를 칠 기회가 있을터, 왜 치지 않았소?"

 

"뭔 소리를 하는지 잘 모르겠다만, 그 이전에 내쪽에서 하나 물어도 되냐?"

 

"무엇이오?"

 

"왜 하오체 쓰냐?"

 

"...소녀는 원래부터 이런 말투였소만."

 

"......"

 

이상하네. 내 기억 속에 있는 요우무는 평범하게 경어를 썼는데 말이지. 이것도 악의의 영향이려나. 불쌍하게도...

 

"어찌되었던, 소녀의 질문에 대답해주시오. 왜 공격하지 않았소?"

 

"아직 싸울 이유가 없었으니까. 그러는 넌, 왜 첸을 공격했어?"

 

"...ㅈ, 저쪽이 먼저 덤벼온 것 뿐이오."

 

뻣뻣하게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하며 대답하는 요우무. 아, 저거 명백하게 구라다. 이것은 거짓말을 말하는 맛이로군, 콘파쿠 요우무!

 

...정직한 면은 아무래도 이전이랑 크게 다를거 없는거 같군. 그보다, 숨기는 데엔 뭔가 이유가 있는 모양이지만... 숨기고 있다는건 뭔가 사연이 있을터. 굳이 건들지 않는게 좋겠지. 그보다 중요한건, 요우무는, 나와 대화의 여지를 남길 수 있을 정도로 이성이 있다는 점. 바로 공격해왔지만, 마무리를 지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다.

 

"아, 그러셔. 나는 기억하지?"

 

"이전에 봤을때와는 다소 분위기가 달라져있소만... 우이하루 공 아니시오?"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말을 지금의 얘한테 들으니 이상한 기분인데... 근데 가만?

 

"...알고 찌른거여, 그럼?"

 

"약간의 적의가 느껴지기에, 그만."

 

"미치겠군."

 

그런 이유로 등에 칼침을 맞다니, 부조리한거에도 정도가 있지.

 

"아무튼, 덕분에 첸을 처리할 수고를 덜었어. 아, 고맙다는 말은 안할거야. 등에 칼침맞은걸로 쌤쌤이 됐으니까."

 

"...첸을 처리? 그건 무슨 말이오?"

 

"가르쳐줄 의리는 없는데 말이지."

 

그나저나 슬슬 누워 있는것도 지겹구만. 일어날까.

 

"읏차."

 

여전히 척추는 제 일을 할 수 있을만큼은 재생되지 않았지만, 몸은 평소처럼 움직여주고 있다. 뭐,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 지금의 내 몸은 신경계가 아니라, 마력으로 움직이고 있으니까. 마력에 의한 신경 구조는 기존의 신경계의 구조와 비슷하니까 평소엔 별반 차이가 없지만, 지금처럼 신경계에 커다란 타격을 입었을때엔 확실하게 도움이 된다. 뭣보다, 오토 파일럿 모드를 떠올릴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시스템을 구축해놨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나저나 치명상을 입었을 내가 태연히 일어나는데도, 요우무 녀석은 눈 하나 깜짝 안하는군. 내 몸 구조를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단순한 감으로 눈치채고 있었으리라. 악의에 의한 강화라는건 평범하게 무섭구만. 어느정도 소양이 있는 개체는 저렇게까지 되어버리는건가.

 

"뭐, 나는 그럼 갈거다만. 또 공격할거 아니지?"

 

"미안하지만, 그건 허가할 수 없소."

 

잦아들었다 싶었던 살기가, 다시 그녀의 몸에서 피어오르는게 느껴진다.

 

"내쪽도 미안한데, 니 허가는 별로 필요가 없거든? 그 이전에, 왜 못가게 하는데?"

 

"내 사명을 완수하는데 방해가 될만큼, 우이하루 공은 강하니까."

 

"그러니까 그 사명이 뭐... 아니다, 됐다. 조까 시발. 난 갈거야."

 

중간 손가락을 치켜세워주고, 당당하게 그녀를 지나 걸어간다. 분명, 앨리스가 출몰했다고 알려진 위치는 여기서 가까울텐ㄷ

 

- 까앙!

 

어느새 내 몸은, 요우무가 휘두른 누관검을 은 나이프로 막아내고 있었다. 막힐걸 예상하고 있었다는듯이, 물 흐르는듯한 요우무의 하단 발걸기. 마력으로 다리를 순간 강화해, 오히려 그 발을 걷어차버린다. 상당한 운동 에너지를 담은 발차기였기에 그녀의 몸은 그대로 뒤로 밀려나지만, 영 손맛...아니, 지금은 발맛인가? 하여간 걷어찬 느낌이 잘 안난다. 

 

"허메?"

 

잘 보니, 강화된 다리에 푸른 멍이 들어 있었다. 물론 금방 치유되어 사라지긴 했지만... 다리를 강화하지 않은 상태였다면, 대번에 부러졌으리라. 무식하게 쌔기는.

 

"그만 빡치게 하면 안될까?"

 

"여길 지나가고 싶다면, 나를 그 실력으로 납득시켜보시오!"

 

순간, 사라지는 요우무. 지금의 내 눈으로도 따라잡지 못할 스피드로 움직이다니... 거기다가, 흙먼지도 날리지 않는 가벼운 몸놀림 때문에, 어디서 어디로 움직이는지 파악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뭐, 이런 싸움에는 굳이 움직임을 파악 할 필요는 없다.

 

다가오면, 그때 움직여도 늦지 않으니까.

 

- 키기기기긱!!

 

"이런!?"

 

나이프를 역수로 쥐고 몸을 살짝 틀며, 내 머리를 노린 요우무의 점프 내려찍기를 흘려낸다. 그 직후, 몸을 틀어 다른 한손에 든 나이프로 빈틈이 생긴 요우무의 등에 내려찍는다. 불의 엘리멘탈과 바람의 엘리맨탈을 섞어 부여한 이 나이프, 꽂히면 내부에서 폭발하기 때문에 명백한 치명타를 줄 수 있다. 말하자면 Secret sword 2, Gurren Kaina 같은거다. 사실 다르지만.

 

- 깡!

 

그때, 어디선가 나타난 또 한자루의 누관검이 내 나이프를 막고, 그대로 밀어낸다. 뒤로 빠지며 아공간에서 견제용으로 나이프를 사출. 당연하지만, 모든 나이프는 아까전에 나타난 또 하나의 누관검에 튕겨 나간다.

 

"반령인가."

 

무너진 자세를 바로잡는 요우무의 옆엔, 또 한명의 요우무가 있었다. 평소에 있던 정자같은 부유물은, 저런식으로 본인의 분신으로써 쓰는것도 가능한 모양이다. 

 

"야, 너 한번 뒈질뻔 했는데. 그걸로 납득해주면 안될까?"

 

"그정도 공격으로 소녀의 헛점을 찔렀다고 생각한다면, 크나큰 오산이오!"

 

"아니, 너 방금 '이런!?'이라고 외치지 않았냐?"

 

"그, 그런적 없소!"

 

"......"

 

애새끼냐? 억지 부리게. 나 참, 지금 쓰러뜨리면 안된다는 전제만 없었어도, 목이 날아갈 각오(물리적)로 찍어 눌렀을텐데.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란 말이지... 룰을 위반하면 안된다는 이유와, 그 뒤에 따라올 리스크를 아직 담당자(?)에게 듣지 못했지만, 리프레인은 삐끗하면 환상향의 멸망과 직결된다. 즉, 책임 지기 싫으니, 모험도 하지 않는 것이다. 할 이유도 없긴 하지만...

 

"그걸로 납득 못한다면야 뭐. 봉우리져라, 카자리."

 

머리에 꽂아둔 비녀를 빼내며 선언하자, 비녀는 원래의 모습인 존재변환검 '카자리'가 되어 내 손에 쥐어진다. 겉보기엔 꽃봉우리의 형태를 한 빠따 혹은 성인용품으로 보이지만, 그 실체는 대상의 존재를 변환시켜 기존의 모습을 완전히 소멸시켜버리는 흉악한 무기다.

 

다만, 그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여러모로 연산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그 연산을 거치지 않은 공격에 특수 능력은 그다지 없다... 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나도 이 검에 대해 자세한건 알지 못하니까. DB에도 상세 능력에 대해선 어째선지 락이 걸려 있고 말이지.

"...그 우스꽝스러운 검은 무엇이오? 돌조차 베지 못한 검으로 소녀를 우롱하려는 것이오?"

 

"아니, 보통 검으로 돌은 못 베거든? 이래뵈도 맞으면 꽤 아픈 녀석이니까, 그렇게 무시하지 않는게 좋을거야."

 

검의 무게는 말 그대로 꽃 한송이 정도. 검과 검의 싸움에서 무게는 중요한 요소기 때문에 어찌보면 약점일 수도 있지만, 이 검의 경도는 엄청나다. 그 유기조차 부숴트리지 못했으니까. 실제로 실험해본거니 이거 ㄹㅇ이다.

 

"이번에는 내가 공격해도 되지?"

 

축지를 이용, 한순간에 요우무의 품에 파고들어 카자리를 휘두른다. 휘두른 내 검을 익숙하게 막아내는 요우무는, 의외라는 표정을 짓는다. 생각했던 것보다 내 일격이 묵직했던 탓이겠지. 뭐, 확실히 겉으로만 봐선 내가 든 이 무기, 그렇게 단단할거라는 생각은 안드니까.

 

"허잇차!"

 

생각 이상의 공격에 살짝 경직한 요우무를 향해 온 힘을 다한 내려찍기.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깨달았는지 반령으로 자기 자신을 걷어차, 요우무는 자신의 몸을 뒤로 날려버린다. 음... 이 가불기, 맞을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판단이 좋군. 하지만.

 

"허잇차(2)!"

 

"뭣이!?"

 

벡터 조종으로 억지로 내 몸을 요우무에게 발사시킨다. 하는 김에, 몸을 회전시켜 마치 소○처럼 그녀에게 몸통박치기를 시전한다.

 

- 쾅!

 

"커억!"

 

왠지 띠리링~ 하고 링 떨어지는 환청이 들리는거 같기도 하고.

 

"추가타!"

 

벡터 조종으로 다시 몸의 균형을 되찾고, 공중에서 요우무의 복부에 옆차기를 먹여, 그대로 날려버린다. 거의 부딪친 동시에 행한 추가 공격이었던 탓에 공격의 충격을 흘려보내지 못한 요우무의 몸은 그대로 옆집에 쳐박혀, 그 이후로도 3가구 정도 더 날아가 멈췄다. 이 정도로 쓰러질거라고 생각은 안하지만, 반대로 말하자면 이 정도가 딱 좋은 공격이었을 것이다.

 

"에휴."

 

사실을 말하자면, 이것도 잘된 편이다. 요우무가 만약에 방심을 하지 않고 아까전의 내 첫 공격을 제대로 막아냈다면, 적어도 30합은 싸움이 이어졌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당연하지만 내 승리의 확률도 줄어들고, 뭣보다 귀찮았을 것이다. 정말로 다행이야.

 

아무튼, 카자리를 비녀 형태로 되돌려 다시 머리에 꽂고 요우무에게 날아간다. 가보니, 벽에 꽂힌채로 내일의 죠 마냥 하얗게 태워버린 그녀가 보인다. 물론, 몸 상태는 지극히 정상이기 때문에 명백하게 쑈 하는거다.

 

"이제 됐냐?"

 

"...역량의 차이를 알고 있으면서도, 우이하루 공의 무기에 방심한 결과 이렇게 되었소. 내가 완전히 졌소."

 

"역량의 차이, 라고 해도 말이지."

 

사실을 말하자면, 지금의 요우무는 나랑 스테이터스 차이가 크게 나지 않는다. 거기에 악의의 영향으로 그녀의 검술 실력은 거의 극의에 달해 있다. 솔직히, 저쪽이 죽을 각오로 덤비면 내 승산은 비트코인마냥 떡락했으리라.

 

애시당초, 같은 종류의 무기로 승리함으로써 상대의 마음을 꺾으려는 생각이었는데, 왜 이렇게 됐을까.

 

"그럼 슬슬 난 간다?...아, 맞다. 이거."

 

아공간에서 아까전에 줏은 꽃을 꺼내 요우무의 앞에 던져둔다. 그러자, 여태까지 보인적 없는 깜짝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허둥거리며 허리춤에 있는 칼과 바닥의 꽃을 번갈아보다가...

 

"크윽...이런 실태를 범하다니...!"

 

무릎을 꿇고, 뭔가 혼잣말로 스스로를 비난하기 시작한다. 

 

...이건 아무리 나라도 못 놀아주겠군.

 

"...아주 그냥 지랄을 스펙트럼으로 하네. ㅅㄱ."

 

"자, 잠깐 기다리시오!"

 

"뭐."

 

"우이하루 공은 첸을 처리할 수고를 덜었다고 했는데...연유는 묻지 않겠소만, 혹시 더 물리쳐야 할 적이 있소?"

 

"있기야 있는데, 그게 왜."

 

순번상 다다다음번이 너라는게 문제란 말이지.

 

"행여나, 그 다음 적이 앨리스 마가트로이드이오?"

 

"그렇긴 한데..."

 

나도 모르게 미간이 찌푸려진다. 그러고보면 그랬다. 요우무 또한, 어째선지 첸을 공격했었지. 사명인지 뭔지하는 그거 때문에, 라는 추측은 초등학생도 할 수 있겠지만... 그 사명이라는건 대체 뭐지? 요우무가 앨리스의 이름을 꺼낸 시점에서, 리프레인과 뭔가 관련이 있을거라는 추측은 가능한데.

 

"그렇다면, 나도 그 길에 동행시켜주면 안되오리까?"

 

"싫다고 해도 억지로 따라올 눈이로군. 카쿄인."

 

"...카쿄인?"

 

"알아서 하쇼."

 

어짜피 언젠가 싸워야 할 적이기도 하고, 데리고 다니면서 체력소모가 된다면 그건 그것대로 좋다. 최악의 경우는 싸우다가 요우무가 도중에 사망하는 경우지만... 그 경우엔, 아마 나도 그닥 무사하지 않으리라.

 

하오체를 쓰는 사무라이 걸이 갑작스레 동료라... 왠지 쯔꾸루 RPG같은 전개로구만.

 

 

 

 

 

 

 

 

 

 

 

 

 

 

 

 

 

 

 

 

 

 

 

 

 

 

 

 

 

 

 

 

 

 

 

 

 

 

 

 

 

 

 

 

Is that it is snowing only this paradise?

The paradise was already Alice's playground.

 

 

 

 

 

 

 

 

 

 

 

 

 

 

 

 

 

 

 

 

 

 

 

 

 

 

 

"그러고보니 요우무."

 

"왜 그러시오, 우이하루 공?"

 

"그 몸, 왜 그렇게 됐는지 기억은 나?"

 

우리 집, 거실.

 

어짜피 DB내에서의 앨리스의 출현장소는 이 근처다. 그런 이유로, 정비도 할겸, 코이시의 상태도 확인할겸 집에 다시 돌아온 것. 요우무는 지금 신체 조사를 위해 편한 옷... 구체적으론 녹색의 트레이닝 복으로 갈아입혔다. 스캔은 집 전체에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집을 나가지 않는 이상 어디에 있어도 진행된다.

 

"그게, 사실을 말하자면 오늘의 기억...정확하겐 지상으로 내려오기 전까지의 기억이 전혀 없소. 며칠 전의 기억은 생생하게 나오만."

 

"하지만 그 '사명'인지 뭔지는 제대로 기억한다, 이건가."

 

"그렇소."

 

"흐음. 아, 비빔면 먹을래?"

 

"그게 뭔지는 모르오나, 먹겠소이다."

 

"그려."

 

갑자기 비빔면 이야기를 꺼낸건 내가 먹고 싶다는게 가장 큰 이유지만, 어짜피 요우무의 몸을 스캔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배가 부르지 않으면 싸움은 할 수 없다, 라는 말이 일본에 있었던가 없었던가.

 

그건 아무튼... 일단 당장 단정 지을 수 있는 것은, 요우무는 이레귤러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레귤러는, 이변이 끝날때까지 방치해도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의 악의 에너지를 지니고 있다는 전제가 있는데, 지금 요우무의 몸을 가득 채우고 있는건 악의 에너지다. 그럼에도 그녀가 이성을 가지고 나에게 협력적인 것은, 다른 의미로 이레귤러라고 해야할까. 거기에 대한 결론도, 곧 나오리라.

 

"우이하루, 그 비빔면이라는거 나도 하나."

 

"겜못쉐리한테 줄 비빔면은 없다, 텐시."

 

이러한 심각한 분위기를 조까라는듯한 고귀한 천인님의 요구는 언제 들어도 산뜻하다니까. 대체 저 년, 놀이동산에서 몇번이나 뒤지는거야? 저거 이지 모드라구?

 

"저, 저 분은 어째서 여기에?"

 

"복잡한 사정이 있지. 야, 텐시. 그러고보니 코이시는?"

 

"에? 몰라. 아까전에 잠깐 올라가 봤는데 자고 있던데?"

 

"그래?"

 

이러니저러니 해도 한번은 봐줬다는건가... 뭐, 뭐지? 이 말 안듣는 딸내미가 한번 말 들어줬다고 기뻐하는 부모가 느낄만한 충족감은... 좋아, 기분이다. 텐시꺼도 끓여 줄까.

 

그나저나, 기억을 못한다라... 아까전의 거짓말하는 꼬라지를 생각해보면 거짓말을 하는건 아닌거 같고 말이지. 혹시, 누군가가 임의로 기억을 지운걸까? 으음... 하지만 이유를 모르겠단 말이지... 기억이 있는 편이, 그 '사명'에 대한 동기 부여가 될텐데. 하나 추측해보자면, 요우무가 잃은 기억이, 그 '사명'인지 뭔지를 다 하는데에 방해가 되게 때문일지도 모르겠는걸.

 

"그런데 저기... 우이하루 공."

 

"왜? 지금 면 빼낼 타이밍 재고 있으니까 용건만 말해."

 

"그... 아까부터 몸이 근질근질하오만. 이 옷, 혹시 벼룩이라도 있는 것 아니오?"

 

"은근히 실례되는 소리를 하는구만...간지럽다고? 아아, 스캔중이라 그런걸꺼야. 딱히 벼룩이나 이런건 아니니까 걱정 마. 읏차."

 

비빔면의 면을 빼내는 타이밍은 FM상 2분 30초지만, 나는 일부러 20초 일찍 빼내어 꼬들꼬들하게 먹는다. 거기에 메이코패스와 사쿠야의 능력을 응용한 이 그릇, [팔도]에 면을 담으면 지속적으로 면이 차가움을 유지하며, 불지 않는다. 좋아, 거기에 잡스의 유산을 이용한 면에 대한 소스의 완벽한 배분을 완료하면...!

 

"요시. 다 됐다. 야, 텐시. 너도 와서 먹어라."

 

"잠깐만, 지금 보스전하는 중이니까."

 

"...적당히 끊고 와서 먹어라."

 

어짜피 곧 죽고 오겠지.

 

"잘 먹겠습니다... 어라, 우이하루 공. 그걸 들고 어디에?"

 

"아, 이건 코이시 갖다주려고."

 

"듣자하니 코이시 공은 병자인듯한데, 갑자기 면을 먹여도 괜찮겠소? 게다가 이 음식, 차갑게 먹는것 같은데..."

 

"...요괴니까 괜찮지 않을까?"

 

"오호."

 

...뭐, 실제로 괜찮은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어짜피 못먹겠다 판단되면 내가 먹으면 그만이니까.

 

하여간, 벡터 조종으로 내 그릇과 코이시의 그릇을 띄워 슈팅게임의 옵션처럼 띄워놓고, 코이시가 있는 방으로 올라간다.

 

"똑똑, 코이시. 똑똑, 코이시. 똑똑, 코이시."

 

"들어와~"

 

생각보다 밝은 목소리가 문 너머로 들려온다. 상처가 깊다길래 다 죽어가는 줄 알았더니, 꼭 그런것만은 아닌가보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침대에서 몸만 일으킨 코이시가 이쪽을 보고 있었다. 그녀의 바로 옆에 있는 창가엔, 분재가 하나 덩그러니 놓여져 달빛을 받아 빛나고 있다. 이제야 눈치챘군. 벌써 밤이었나... 게다가 달빛이 난거 보니, 잠깐이지만 하늘이 개인 모양이네.

 

"상태는 어때?"

 

"헤헤, 우이한테 걱정을 받는 날이 올 줄이야. 엄마는 너무 기뻐요~"

 

"우리 엄마는 옆나라에 계신데 말이지. 헛소리를 할 정도인걸 보면 아주 나쁘진 않은가 보네?"

 

"응. 고마워. 렌카쨩한테 협박당해서, 아직 침대 바깥으로 나가진 못하지만 말야."

 

"그러셔."

 

어짜피 요우무의 스캔이 끝날때까진 집 밖에 나갈 생각은 없다. 그리고, 아직 유카리는 환상향의 봄을 전부 모으지 못했을 터. 여유가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적어도 1초 뒤에 환상향이 멸망할 정도로 다급하진 않으니. 기왕 온김에, 코이시에게도 조언을 구해볼까.

 

"일단 이건 나중에 알아서 드시도록 하시고... 코이시, 악의에 물든 개체가 개심해서 아군이 될 가능성은, 있을까?"

 

"이레귤러 이외의 이야기 말하는거지?...글쎄. 악의는 숙주의 욕망을 증폭시키고, 왜곡 시켜. 악의에게 유리하도록 말야. 그 과정에서 이성과 지성은 거의 날아가버리는데..."

 

"나도 거기까진 이해하고 있어. 하지만, 그..."

 

코이시에게 아까전에 마요이가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자, 그녀는 미간을 찡그리며 고개를 갸웃한다.

 

"그거 이상하네. 악의에 의해 손실된 이성이랑 지성은, 그렇게 쉽게 돌아오지 않아. 그런데 그런 행동을 취했다고?"

 

"말투가 이상하긴 하지만, 말도 제대로 하던데?"

 

"으음... 원래부터 신념이 강한 사람은 악의에 물들어도 제대로 된 대화를 할 정도의 지성은 남게 되긴 하지만..."

 

그건 처음 듣는 이야긴데... 아, 그러고보니 홍무이변때 홍싸부도 대사 쳤었지. 게다가 날 기억하고 있었고... 믿기진 않지만, 홍싸부는 생각보다 신념이 강한 요괴였을지도 모르겠군.

 

"우이. 요우무를 스캔한 데이터, 혹시 나도 볼 수 있을까?"

 

"아직 하는 중이라 좀 기다려야하는데..."

 

- 삐릭!

 

라고 말하며 요우무의 스캔 진행도를 확인하려던 순간, 나와 코이시 사이에 홀로그램 모니터가 켜진다.

 

[우이하루, 마침 베이스에 있어서 다행입니다.]

 

"렌카? '솔져' 처리한다고 바빴던거 아니었어?"

 

화면엔 렌카가 비춰져 있었다. 그런데, 주위가 꽤 어둡군. 아직 지저인가?

 

[솔져는 2분 32초 전에 완전히 전멸 시켰습니다. 그보다, 거기서 육안으로 바깥 상황이 확인 되십니까?]

 

"바깥? 잠깐만."

 

얘치곤 드물게 당황하고 있는거 같은데, 뭐길래 그래?

 

"우이, 저거..."

 

"렌카. 확인된다. 저거 말하는거지?"

 

언덕너머를 새까맣게 채운 인영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다만, 저거... 악의의 군세가 아닌데. 그렇다고 사람도 아니고... 인형?

 

[저희는 현재 프리즘리버 3자매와 교전중. 그쪽으로 지원사격은 많아봐야 한번 정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순서 중요한거 아니었어?"

 

[우이하루가 앨리스 마가트로이드를 쓰러뜨리는 것보다 저희가 프리즘리버 3자매를 쓰러뜨리는 시간이 더 늦을거라는 판단 하에서의 행동입니다.]

 

"엥, 걔네들 그 정도야?"

 

프리즘리버 3자매라고 해봐야 결국은 소령에 지나지 않다고 들었는데. 대체 얼마나 강하길래... 그보다, 문제는 그게 아니지.

 

"우이, 쟤네 여기로 오는거 같은데?"

 

"그러게. 좆됐는데."

 

저런게 몰려왔다간 아무리 방범용(?)으로 준비해둔 라인하르트라 해도 얼마 못버티고 쨍그랑 할 것이다. 요격할 수 밖에 없나... 아, 마침 요우무의 스캔이 끝났군. 코이시한테 보여주면 뭔가 알아내려나? 

 

...오? 그러고보니, 요우무도 앨리스를 쓰러뜨려야한다고 했던가. 흐음...

 

"데이터는 방에 있는 단말에 전송해 둘께."

 

"고마워. 나가는거야?"

 

"인형한테 집이 털리는건 호러 영화 안에서 보는것만으로 충분하니까."

 

코이시에게 손을 흔들어보이고, 1층으로 내려가 거실 문을 연다. 비빔면이 매웠는지 전력으로 물을 마시려다가 나를 발견한 텐시가 행동을 일부러 멈춘건 아무래도 좋고, 만복감에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요우무에게 다가간다.

 

"가자, 요우무. 일 할 시간이다."

 

"...앨리스 마가트로이드를 잡으러 가는 것이오?"

 

한순간, 요우무의 분위기가 확 변한다. 그 늠름한 모습은, 그야말로 사냥을 떠나는 늑대의 그것이었다. 입가에 비빔면 소스만 안 묻어 있었다면 참 좋았을텐데.

 

"잡으러 간다고 해야하나, 이유는 모르겠지만 앨리스쪽에서 여기로 오고 있어. 요격해야해."

 

"그거 좋은 소식이구려. 최대한 빨리 채비를 갖추겠소. 우이하루 공은 먼저 가 계시오."

 

"나한텐 딱히 좋은 소식은 아니다만..."

 

내 말은 듣지도 않고, 거실을 뛰쳐나가는 요우무. 뭐, 협력적인 자세라 다행이긴 한데.

 

"너는 집에 있어라. 텐시."

 

"흥. 내가 나갈 정도의 일도 아니라는거지?"

 

"...으음, 그런 셈이지."

 

텐시 이년, 천인의 힘인지 뭔지로 지형을 마구 바꿔재끼던데, 그런 짓을 했다간 이 주변에 이것저것 장치를 해놓은게 죄다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 최악의 경우, 이 집에 유카리의 침입을 막는 장치가 부서질 수도 있으니... 텐시가 나갈 정도의 일이 아니라고 할까, 나가면 안되는 일이라고 할까.

 

자, 그럼 일단 진격속도부터 늦춰볼까.

 

"라인하르트, 전개."

 

홍무이변때도 활약한 에너지 방어벽 [라인하르트]가 우리집 인근을 감싸듯이 전개된다. 이미 방어벽의 범위 안에 있던 인형들은 전부 강한 힘으로 밀려나가는게 홀로그램 모니터를 통해 보인다.

 

벌써부터 방어벽의 에너지 총량이 무지막지하게 깎여나가는거 보니, 오래는 못버티겠는데. 인형 각기 개체조차 악의로 강화된건가? 드럽군.

 

"가볼까."

 

이정도로 대규모의 적을 상대로 싸운건 구 작열지옥에서 싸운 이래 처음인데. 잘 해낼 수 있을까 모르겠네.

 

집을 나서, 점프 한번으로 담벼락을 넘어 약 300m 떨어진 지점...즉, 인형들 앞으로 내려서자, 잠깐이지만 구름이 걷히고, 하늘에 뜬 달빛이 인형들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다.

 

앨리스의 인형은 하나하나가 다양하고, 미적감각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것들 뿐이었다. 물론, 지금 내 눈 앞에 있는 인형들의 완성도는 무시무시할 정도다. 다만, 그 복장은 검은색 프렌치 메이드복으로 통일되어 있고, 하나같이 흉악한 살기를 띄고 있었다.

 

"음?"

 

그때, 인형들의 움직임이 잠깐 멈췄다 싶더니, 일사불란하게 뭉치기 시작한다. 아니, 방벽 앞에서 대열을 짜고 있다?

 

"오랜만이네, 내 사랑스러운 여동생."

 

"오랜만이네. 언제부터 내가 니 여동생이 된지는 모르겠지만."

 

인형들 사이로 등장한것은 앨리스 마가트로이드. 7색의 인형술사라는 이명을 가지고 있었던 그녀는, 어느샌가 흑백의 인형술사로 이명을 개명했는지 옷의 색이 검은색과 흰색... 모 게임에서 칭하는 쿠앤크 색 배치로 옷을 염색한채 나타났다. 눈앞의 소녀는 명백하게 악의에 의해 침식됐지만... 뭔가 분위기가 다른 녀석들과는 다르다. 뭐라고 해야하나... 여태까지의 녀석들은 이질적인 무언가가 섞여 있다고 느껴졌는데, 앨리스는 오히려,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고 해야하나? 그정도로 이질감이 없다.

 

"여동생이지. 어머님 신키의 작품인걸. 너의 그 힘, 그 몸은."

 

"음... 그건 대충 맞는거 같긴한데. 하여간, 그 잘나신 언니께서 뭔 일로 여기까지 행차하셨대?"

 

"마력이 필요해. 지금의 내 몸은 밸런스를 잃어가고 있어."

 

...보고 있지, 코이시? 저거 어떻게 생각하냐?

 

[코이시 : 아, 잘 보여. 음... 폭주가 아닐까 싶은데.]

 

폭주? 지가 무슨 에바 초호기라도 된다고 생각하는겨?

 

"일단 묻기나 하자. 얼마나 필요한데?"

 

"흠... 우선, 네 몸에 있는 마력 전부면 일단 진정될 것 같은걸?"

 

흠... 돼지새끼신가?

 

"좆까. 그냥 무너지던가."

 

"교섭은 결렬이네. 억지로라도 뺏어가 주겠어. 얘들아!"

 

앨리스가 손가락을 튕기자, 인형들은 진형을 바꾸기 시작한다. 저어가 진형이나 이런건 잘 몰라서 뭐하려는건진 모르겠는데, 일단 방어막 깨려고 각잡는건 알겠네유.

 

[코이시 : 리프레인은 악의가 '큐베'의 테라포밍 방식 대신에 채택한 방식이야. 그 중심엔 옛 환상향에 갇혀 있는 우이... 쇼우이치가 있고.]

 

음... 그래서?

 

[코이시 : 쇼우이치는 마계신 신키에게 그 힘을 받고, 그걸 완전히 자기 것으로 바꿨어. 리프레인의 근간엔 마계의 마력이 흐르고 있는 셈이지. 그게 어찌저찌 기폭제가 되서 폭주한게 아닐까?]

 

어찌저찌라니... 뭐, 대충 이해가 갈랑말랑 하긴 하는데, 근데 어느 부분이 '폭주'라는거야? 악의에 침식된 녀석들은 하나같이 날 공격했었는데?

 

[코이시 : 침식된 아이들은 무차별적으로 공격을 가하거나, 리프레인 자체에 공헌하려는 습성이 있어. 하지만 앨리스는 우이 너를 찾아 온거잖아? 리프레인이라는 족쇄를 부수고 자신의 목적을 위해 앞뒤 안가리고 움직이는것, 폭주가 아니면 뭐겠어?]

 

그럼 요우무도 폭주라고 생각하면 되나?

 

[코이시 : 그건 아니라고 봐. 폭주하면 그 반동으로 마력의 균형이 무너져. 아까전에 앨리스가 말한대로 말야. 지금 데이터를 훑어보고 있는데, 콘파쿠 요우무는 굉장히 안정되어 있어. 쓰러뜨려야 할 대상이라는건 여전히 변함 없긴 하지만...]

 

"음..."

 

"어머, 뭘 그렇게 골똘히 생각하는거야? 기특하게 언니에게 마력을 나눠주기로 한거야?"

 

"응 느금마 백발~"

※맞는 말.

 

"그래... 그럼, 최대한 고통스럽게 그 몸에서 마력을 빼내어줄께."

 

"그러시던가."

 

상큼하게 앨리스에게 중간 손가락을 치켜 올려보이고, 거리를 벌린다. 그나저나, 마력을 빼낸다라... 왠지 야하게 들리는데. 이게 다 유선 충전밖에 못하는 세이버의 마스터 때문 아닐까.

 

어찌 됐던, 이쪽은 이쪽대로 어느정도 방어기제를 갖추고 있다. 얼마나 먹힐지는... 뭐, 해봐야 아는거지.

 

"라인하르트, 해제."

 

깨지면 수복하는데 수고가 쓸데없이 들기 때문에 방벽을 해제한다. 그리고...

 

"얘들아, 저 꼬맹이를 내 앞에 끌고 와!"

 

"방어선, 전개."

 

앨리스의 인형들이 진격을 개시한 동시에, 선언한다. 그 직후.

 

- 콰아아아아앙!!!

 

지면에 심어둔채 비활성화 시켜놨던 지뢰가 활성화되어, 커다란 폭발을 일으킨다. 날아가는 인형들을, 지면에서 튀어나온 센트리 건이 정확하게 요격. 이야, 대충 예상은 했지만 개판이구만.

 

[코이시 : 우이!]

 

알고 있어. 시바, 좆도 안먹히네. 저 폭발에 저정도의 명중률인데도 금도 안갔어. 땅에 묻으면 썩지도 않을거 같은 비환경친화적인 놈들이로군.

 

이렇게 된 이상, 눈에는 눈. 이이제이다. 폭약과 총탄이 닿지 않는다 해도, 그녀의 검은 닿으리라. 확증은 없지만.

 

"요우무, 슬래쉬!"

 

"콘파쿠 요우무, 출진하겠소!"

 

- 키잉!

 

때마침 나타난 요우무의 검이 번뜩하더니, 폭발로 허공에 떠 있던 인형들이 조각조각난다. 다행히도 그녀의 검술은 인형들에게 데미지를 줄 수 있는 모양이다.

 

"우이하루 공, 좌익과 우익은 소녀가 맡을테니 중앙을 찌르시오!"

 

그냥 니 혼자서 다 하면 안될까?

 

그렇게 말한 요우무는 반령을 인간의 형태로 변화시키더니, 그야말로 수라와 같은 형상으로 인형들을 마구잡이로 베어넘긴다. 이야, 저렇게 시원하게 썰리니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구만. 자, 그럼 나도 가볼까.

 

"이 언저리였지? 나와라."

 

대충 짐작가는 곳에 발을 구르자, 철커덩하고 한자루의 센트리 건이 튀어나온다. 원래는 제 2방어선에 쓰이는 무기지만, 마력이 담기지 않은 탄환이 의미가 없다는건 아까전에 증명된거니.

 

참고로 이 센트리 건의 원래 이름은 MG50...즉, M2HB. 내가 있던 부대에선 대공용으로 한 포대에 무식하게 4개나 달아놨던 물건이다. 물론 마력으로 강화되어 총열이 휘지도 않고 작동불량을 일으키지도 않는다.

 

"이번건 어떨지 한번 볼까?"

 

- 두두두두두두두!!!

 

고정시켜놨던 센트리 건을 떼어, 그대로 들고 발사한다. 발사하는 탄들은 모두 마력으로 강화되는것과 동시에, 불과 바람의 엘리멘트를 묻혀서 발사하고 있다. 즉,

 

- 퍼버버버버벙!!

 

폭발성을 띄고 있다는 것. 왠지 모 정공겜의 스핏파이어가 된 기분인데.

 

"어따, 시원하게 터지는구만."

 

굳이 이름 붙이자면 '우이하루식 폭렬철갑탄'이라고나 할까. 폭발의 범위는 그다지 크지 않지만, 마력을 띈 폭발은 인형들에게 유효했는지, 아까와는 차원이 다른 피해를 입히고 있었다. 뭐, 차원이 다르다고는 해도, 겨우겨우 저녀석들의 진격을 막는 정도 뿐이지만....

 

그때.

 

- 휘이이이잉~

 

"머시여?"

 

뭔가가 바람을 가르고 날아오는 소리가 들려 올려다보니, 무언가가 포물선을 그리며 이쪽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저건... 인형? 게다가 저 날아오는 꼴을 보니, 스스로 나는게 아니라 투척된거 같은...

 

"투척무기!?"

 

- 퍼어어어어어엉!!!

 

알아채자마자 착탄한 인형이 큰 폭발을 일으키며, 내 몸을 붕 띄운다. 폭발에 직접 휘말린 센트리 건과 양 팔다리가 날아가고, 시야가 새하얗게 물든다. 화약과 마력을 담은 폭발성 인형인가... 그런것도 가지고 있었다니, 인형사치곤 인형을 너무 거칠게 다루는거 아냐?

 

시야를 빠르게 회복시키고 주변을 둘러보니, 하늘은 아까전의 그 인형으로 까맣게 뒤덮혀 있었다. 젠장, 저거 잘못하면 집에도 영향을 주겠는걸. 그것만은 막아야한다.

 

"라인하르트 포터블, 전량 사출!"

 

아공간에 남아 있던 라인하르트 포터블 300기를 전량 사출시켜, 광범위하게 하늘을 감싼다. 총 10겹으로 생성된 에너지 방어벽. 라인하르트 오리지널보단 그 방어막이 약하지만, 적어도 저정도는 막을 수 있으리라...

 

- 두두두두두...쨍그랑! 콰아아아앙!

 

"어...안되네?"

 

폭발로 부서진 방어벽을 넘어선 폭탄 인형들이 아무렇게나 지면에 착탄되어, 폭발을 일으킨다. 다행히 집에 영향을 줄 궤도에 있던 폭탄들은 어떻게든 막아냈지만... 덕분에, 지면에 심어뒀던 대부분의 방어장치가 소멸했다. 살아 있는건, 집 안 마당에 심어둔 대 유카리용 침입저지 결계 정도인가. 하나 교훈은 얻었군. 땅에다가 방어장치 심어두지 말자.

 

"우후후후....아하하하하하하! 좋은 꼴이네, 우이하루! 의외로 팔다리가 없는 쪽이 더 예쁜거 같은걸!?"

 

인형들을 이끌며 내 앞에 선 앨리스가, 유쾌한듯이 웃는다. 다만, 그 인형들의 수가 아까보다 눈에 띄게 줄어 있었다. 그 이유는, 저 뒤에서 수라와 같은 형상으로 인형들을 베며 앨리스에게 다가오려고 하는 요우무 때문. 그럼에도 아직까지 앨리스의 목이 아직 몸이랑 붙어 있는걸 보니, 요우무, 저렇게 보여도 꽤 고전하고 있는 모양이군.

 

"아, 잠깐만 있어봐?"

 

마력을 집중해, 엄청난 속도로 오른팔을 재생시킨다. 덤으로, 그 오른손은 중지만을 들어올리고 있었다.

 

"짜잔."

 

- 파악!

 

그 순간, 내 손 인근에서 빛이 번뜩이더니, 중지를 든 오른손이 손목째로 날아간다. 물론, 여전히 마력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손목은 금방 재생이 되어, 여전히 중지만을 올리고 있었다.

 

"짜자잔."

 

"얘들아, 묶으렴."

 

검은색 프렌치 메이드복을 입은 인형들이 다가와, 기껏 재생시킨 내 팔을 자른 뒤, 와이어 같은것으로 팔과 다리의 절단면쪽을 휘감는다. 그 직후, 마치 무언가가 끊어지는듯한 감각이 느껴진다.

 

"...팔다리 재생을 막았군."

 

이 와이어, 마력 신경계를 차단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구만. 내가 마력 신경계를 기반으로 재생을 진행한다는걸, 그 짧은 시간에 알아냈단 말야?...아니면, 나만 몰랐지, 이게 정석적인 방식이었을지도 모르겠군.

 

"도마뱀처럼 자꾸 재생하는걸 보고 있어도, 그다지 재밌지 않은걸."

 

그렇게 말한 앨리스는, 자기 바로 옆에 있던 인형에게서 검을 받아 든 뒤, 그대로 내 복부에 꽂아버린다. 고통은 느껴지지 않지만, 이 상황에서 배때기에 사시미 꽂히니까 기분이 참 좆같군.

 

"후후, 어떤 기분이야? 이렇게 말 그대로 손도 발도 못쓰는 상황에서 유린 당하는건?"

 

"별 생각 안드는데. 그보다, 마력 가져간다더니 빨리 안해?"

 

"어머, 꽤나 성질이 급하네. 아직 밤은 긴걸. 언니랑 좀 놀아주면 안될까?"

 

누가 니 여동생이냐. 언제는 지가 아래인듯이 말하더만.

 

"음... 그렇게 여유부리는거, 패배 플래그인데 말이지."

 

"그건 어떨까? 이미 패배한 개가 짖고 있는걸로 밖에 안들리는데?"

 

"글쎄? 사람은 언제나 겸손해야 하는 법이지."

 

지금이다, 렌카. 쏴.

 

[렌카 : 지원사격, 사출합니다.]

 

- 삐융! 콰아아아아앙!!!

 

명령한 다음 순간, 하늘에서 새하얀 빛의 줄기가 내려와 큰 폭발을 일으킨다. 앨리스는 귀신같이 그걸 눈치채고 빠졌지만, 다소 둔한 인형들은 그 폭발에 휘말려 전부 쓸려나간다. 아, 참고로 내 몸도 폭발에 휘말렸지만 이쪽은 내 몸을 묶고 있던 와이어만 타서 사라졌을뿐, 데미지는 없다. 피아구분이 확실한, 친절한 공격이라 할 수 있겠다.

 

빠른 속도로 오른팔만을 회복시킨 후, 바닥에 박혀 있는 새하얀 깃털을 집어든다. 이것은, 렌카가 전투시에 펼치는 날개의 일부. 그녀의 날개의 깃털들은 하나하나가 공격용 술식이지만, 내겐 조금 다른 사용 용도가 있다.

 

"크읏. 그 몸을 으깬 뒤에 마력을 뽑아내고 말겠어! 나오렴, 골리아테!"

 

그때, 앨리스의 등 뒤에서 커다란 마법진이 생성되더니, 그 안에서 거대한 인형이 튀어나온다. 크기는 30층짜리 아파트 1채정도 되려나. 여전히 프렌치 메이드 복장이긴 하지만, 크기가 크기인지라 위압감이 장난이 아니다. 참고로 팬티는 흰색.

 

아, 말하다 말았군. 어디까지 했지?...맞다. 이 깃털의 다른 사용 용도. 여기서부턴 잠깐 회상을 할 필요가 있는데...

 

 

 

 

 

 

 

 

 

 

 

 

 

 

 

 

 

 

 

 

 

 

 

 

 

 

 

 

 

 

"어떠십니까, 우이하루."

 

"술식의 압축이랑 병장화...였던가? 감은 잡았어."

 

이변이 일어나기 며칠 전, 집 안 마당에서의 일. 뭔가 새로운걸 가르쳐겠다는 렌카에게서, 나는 마법의 압축법과, 그것을 몸에 깃들게 하는 기술을 배웠다. 정확하게는 일깨워졌다, 라고 하는게 맞는 모양. 원래부터 잡스의 유산에 등록되어 있는 능력이었는데, 그 방법을 모를 뿐이라고 하던가. 확실히, 처음 사용해볼때도 왠지 모르게 이렇게 하면 될거 같은데- 같은 감각이 있었다.

 

내가 배운...아니, 일깨워진 능력은... 예를 들자면, 물의 엘리멘탈을 이용한 얼음 마법을 준비 하여, 사용하기 직전에 그것을 압축해 몸에 깃들게 하면, 내게 얼음속성이 일시적으로 생기는... 그런 느낌이다. 록○ 같은걸.

 

"그걸로 충분합니다. 하지만 오늘 우이하루에게 가르쳐줄 것은, 정확하게 말해선 술식병장이 아닙니다."

 

"그럼 뭔디."

 

"그 전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습니다. 우이하루, 당신은 자신의 전투 스타일을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녀의 질문에, 나는 고개를 갸웃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렇게까지 '스타일'이라고 할만한게 없었다. 기껏해봐야, 생각나는 기술을 몇개 쓰는 정도?

 

"그때마다 다르다...라고 생각하는데."

 

"본인은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사실은 다릅니다. 당신의 전투는 대부분 벡터 조종에 치우쳐 있습니다."

 

"어... 그, 그러네?"

 

생각해보니까, 아공간에서의 대부분의 사출 공격, 이동, 그리고 공격을 대부분 벡터 조종에 맡기고 있는 경향이 있었다. 나머지는 아까 떠올린대로, 생각나는 기술을 몇개 쓰는 정도...

 

"물론 벡터 조종은 매우 강력한 능력입니다. 다만, 사용되는 연산량에 비해 효율이 지나치게 떨어집니다. 그리고 하나 더, 우이하루. 당신의 공격은... 다소 당신의 상식에 치우쳐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상식, 이라 하면?"

 

"총격, 폭발, 근접 공격. 기껏해봐야 물리 현상에 기반한 공격으로 치우쳐 있습니다. 마법을 거의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 치곤, 다소 밋밋하다고 할 수 있을겁니다."

 

"미, 밋밋하다니..."

 

하지만 듣고보니 그렇다. 이론상으론 이것저것 다 가능하다는걸 알고 있는데도, 결국은 총들고 쏘고, 나이프 던지고, 마법도 결국은 폭발마법 정도나 쓰고... 그나마 바리에이션을 발휘 한다면, 엘리멘탈 마법 정도 밖에 안쓰고 말이지.

 

"그렇다 해도, 이 술식병장은 우이하루에게 있어서 큰 전력은 되지 않을것입니다. 애시당초 술식병장의 상위호환이, 이미테이션이니 말입니다."

 

"베이스가 되는 능력이 이거였다, 라는 이야기로군. 확실히 익숙한 느낌이긴 했어."

 

"애시당초, 본래라면 우이하루에게 더 이상의 능력 증강은 필요 없습니다. 당신에게 필요한건, 즉 마음가짐입니다."

 

마음가짐이라니, 여기까지 와서 겨우 말하는게 정신론인거냐... 

 

"즉, 마음가짐을 달리하면 나 자신이 강해질것이다?"

 

"아닙니다. 그정도로는 택도 없습니다."

 

"...뭐 우짜라는겨?"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좀 더 과격하게 말하자면, 우이하루의 상식 자체를 뒤집을 필요가 있다는겁니다."

 

"인식이라... 그게 그렇게 쉽게 바뀌나? 결국 인식이라는건 사람이 살아오면서 쌓아 올리는거잖아? 평범하게 살던 내가 이런 몸이 되서도 쉽게 안바뀌는걸 보면, 난 생각보다 안바뀌는 놈인거 같던데."

 

다소 시간을 갖고 자연스럽게 몸에 변화가 일어나는 바람에, 상식을 벗어나는 이능력에 대해 익숙해지기 쉬웠던 점도 있을거고, 주위 환경이 그렇게 한 것도 있겠지만... 보통은 이런거에 적응하지 못하지 않을까.

 

"그 부분에 대해선 저로썬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만... 여기서부터가 본론입니다. 술식병장에는 사실, 다른 사용방법이 있습니다."

 

"호오?"

 

내가 눈썹을 치켜세우자, 렌카는 등 뒤에 새하얀 날개를 펼치더니 그 날개에서 한가닥의 깃털을 뽑아, 내게 건내며 말한다.

 

"술식병장은 빙의의 일종. 즉, 막대한 량의 데이터를 이용하면, 잠깐이나마 자신의 상식을 뒤집을 수 있게 될겁니다."

 

그것은 즉.

 

"즉, 일시적인 자가최면입니다."

 

 

 

 

 

 

 

 

 

 

 

 

 

 

 

 

 

 

 

 

 

 

 

 

 

 

 

 

 

 

 

 

 

 

 

 

어느 세계엔 퍼스널 리얼리티, 라는 용어가 있다. 그 세계엔 자신의 뇌를 건드려, 자신만의 세계를 왜곡함으로써 초능력을 손에 넣는, 다소 무지막지한 놈들이 지천에 깔려 있다. 허나, 실제로 그런 식으로 퍼스널 리얼리티... 즉, 자신의 인식을 왜곡한다고 해도 실제로 변하는건 아무것도 없다.

 

하늘을 날 수 있다고 굳게 믿어도, 고층 빌딩의 옥상에서 몸을 내던졌을때의 결과가 안봐도 비디오이듯.

 

하지만 그 반대로, 자신의 인식 때문에 이미 가능한 일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해버리는 경우도 있다. 상식, 무지, 자신에 대한 낮은 자존감. 이러한것들로 이루어진 자신이 만든 껍질을 깨지 못한채 살아가는 사람들은, 사실 엄청나게 많다고 할 수 있으리라.

 

우이하루 또한 그 사람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창조신의 힘을 이어받고, 그것을 십분 활용한 자의 데이터베이스를 이어받았음에도 그는 자신의 상식에 사로잡혀 그 능력을 1/10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은, 그는 조금 별날뿐인 평범한 인간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아주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그의 상식이 렌카의 데이터에 의해 뒤집혀진 이 순간만큼은.

 

"채널 변경, 리리컬 소서러."

 

환상향 최흉최악의, 마법소녀다.

 

"...하?"

 

한심한 것을 보는듯이 미간을 찡그리며, 더러운 눈매로 우이하루를 째려보는 앨리스. 한순간에 팔다리를 수복시킨 우이하루는 그녀의 앞에 서 있다.

 

아니, 팔다리만이 아니다. 그는 어느샌가 새하얀 망토를 두르고, 그 아래엔 검은 바디슈츠를 입고 있다. 그리고, 그에게서 뿜어져나오는 살기가 앨리스의 악의에 의해 둔감해진 공포심을 억지로 끌어올리고 있었다.

 

"옷 좀 갈아 입었다고, 뭐가 달라지기야 하겠어? 가라, 골리아테!"

 

마치 자신을 타이르듯 소리치며, 앨리스는 등 뒤에 있는 거대한 인형에게 명령을 내린다. 그저 지나가는것 만으로도 우이하루의 집을 개박살 낼 수 있는 스케일의 인형 '골리아테'는, 명확한 공격 의지를 가지고 우이하루를 향해 점프했다. 수십톤은 되는 골리아테가 그 무게에 걸맞지 않는 민첩한 움직임을 보이자, 주위의 공기가 찢어지는듯한 비명을 지른다.

 

그 때, 한순간 골리아테의 온 몸을 한줄기의 빛이 훑고 지나간다 싶더니.

 

- 촤르르륵!!!

 

허공에서 나타난 수백개의 빛의 사슬이, 그대로 골리아테의 몸을 허공에 붙잡아버린다.

 

"무슨...!?"

 

"알케믹 체인. 그리고, 약점 스캔도 끝났어. 요우무!"

 

우이하루가 손가락을 튕기자, 인형들에게 둘러쌓여 있던 요우무의 앞에 빛의 길이 생겨나, 그 길은 골리아테의 목 뒷덜미까지 뻗어나갔다.

 

"목 뒷덜미를 회 떠버려!"

 

"맡겨주시오!"

 

빛의 길에 올라탄 요우무는, 그야말로 한줄기의 선이 되어 골리아테의 목 뒷덜미로 돌진하여.

 

- 파샥!

 

수십갈래의 섬광을 한순간에 내뿜어 그 뒷덜미를 무참하게 찢어발긴다. 그러자, 사슬에 묶인 골리아테가 죽은듯 축 늘어진다 싶더니 가루가 되어 사라진다.

 

"내, 내 골리아테를...!"

 

"......"

 

"이라고 할줄 알았어?"

 

분해하는척 하던 앨리스는 한순간에 그 태도를 바꾸어, 다시금 손가락을 튕긴다. 그러자, 거기에 반응하듯 아까와 같은 마법진이 수십개나 생겨나기 시작한다. 찬란하게 빛을 내는 마법진들. 그때.

 

"디바이스 - 그리모어."

 

우이하루가 그렇게 말하며 손바닥을 펼치자, 그 위엔 마치 사전같이 두꺼운 책이 한개 펼쳐지며 놓여진다. 디바이스 - 그리모어. 상대의 술식을 분석하고 파훼하는데 특화된 디바이스다.

 

"흐응. 아공간, 말이지. 네게 그 능력이 생길줄은 몰랐는걸, 앨리스 '언니'."

 

우이하루의 분석 결과, 저 마법진은 '아공간'에서 무언가를 꺼내는 술식이었다. 악의에 의해 강제로 개화된 능력이었던 탓에, 아공간과 현실 사이에 물질을 이동할때에 따로 술식이 필요했던 것이리라.

 

"흥, 그걸 알았다고 해서 어쩔꺼야? 하나는 어떻게든 했을지 모르겠지만, 수십개의 골리아테를 처리 할 수 있을까?"

 

"귀찮게 되긴 하겠지. 그러니까, 이렇게 할꺼야."

 

[Bloody Dagger]

 

디바이스 - 그리모어에서 소리가 나더니, 마법진들의 바로 위에, 수백개에 달하는 핏빛 단검이 생성된다. 그리고, 단검 하나하나에 앨리스의 마법진과 같은 색의 빛이 깃들기 시작하는것을 앨리스는 보았다.

 

"설마!?"

 

"스펠 브레이크."

 

- 파바바바바바바박!!! 쨍그랑!

 

수백개의 단검이 그대로 마법진에 꽂히자, 유리가 깨지는 소리를 내며 마법진이 산산조각나 사라진다.

 

"얌전하게 있는다면, 아프지 않게 끝내주지."

 

여전히 인형들과 교전을 벌이고 있는 요우무를 곁눈질로 바라보며, 우이하루는 손에 든 디바이스 - 그리모어를 사라지게 한 뒤 무릎 꿇은 앨리스 앞에 선다. 스펠 브레이크에 따른 리바운드 때문에, 그녀에게도 어느정도의 충격은 있었으리라. 가장 좋은 것은, 그 리바운드로 악의가 그녀의 몸에서 떠나주는 것이었지만...

 

"후, 후후..."

 

"......"

 

"좋아... 네가 그렇게 까지 한다면... 내게도 방법이 있어."

 

그렇게 말하며 앨리스는, 손에 들고 있던 책을 바닥에 내려놓고 펼치며... 마치 고장난 로봇처럼, 오른손가락을 미친듯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흠칫한 우이하루가, 그녀의 오른팔을 몸에서 떼어낼 기세로 걷어차지만...

 

- 턱!

 

"!?"

 

적어도 10cm 굵기의 콘크리트 벽 정도는 박살낼 수 있는 발차기를, 앨리스는 그 오른팔로 막아낸다. 아니, 그 이상으로, 그대로 우이하루의 발을 잡아 으스러뜨리듯이 꽉 쥔다.

 

자신을 인형으로 삼아, 그 능력을 강화하는 능력. 우이하루의 '오토 파일럿'과 비슷한 맥락의 기술이지만, 자기 자신의 몸을 도구로 인식할 필요성이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제정신으론 사용 할 수 없는 기술이다.

 

- 파샥!

 

한순간 우이하루의 오른발에 빛이 내달리더니, 피를 뿜어내며 절단된다. 어느샌가 우이하루와 앨리스 사이엔, 요우무가 있었다. 그녀가 우이하루의 발을 절단한 것이다. 그 직후, 요우무는 우이하루의 몸을 걷어차 앨리스에게 멀어지게 하고 누관검을 앨리스에게 휘두른다.

 

"고맙다, 요우무."

 

다리를 잘렸음에도 불구하고, 우이하루는 요우무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것도 그럴게, 앨리스의 손에 들려 있는 우이하루의 다리는, 어느샌가 검게 물들어 있었던 것이다.

 

조종술식. 앨리스는 우이하루에게 검게 물든 마력 실을 꽂아넣어, 그대로 조종하려고 했던 것이다.

 

"정말 아쉽네. 그 몸을 그대로 인형으로 만들어주려고 했는데."

 

요우무의 검을 두 손가락만으로 막아내며, 앨리스는 속삭이듯 중얼거린다.

 

"엑셀 슈터."

 

순식간에 만들어진 하얀 빛을 띈 32개의 마력구를 발사하는 우이하루. 앨리스를 향해 직선으로 발사된 마력구는 그녀의 주위에서 그 궤도를 바꿔 앨리스를 둘러싼뒤, 그대로 앨리스에게 쳐박힌다. 한방 한방이 미니언 2~3마리는 한번에 죽일 위력을 지닌 마법이다. 그것을 32발이나 직격당하면, 아무리 악의에 의해 강화되었다고는 하나 막대한 데미지를 입을 것이다.

 

하지만.

 

- 서걱!

 

한순간 빛이 내달리더니, 우이하루의 엑셀 슈터는 32개 전부 착탄하지 못하고 사라진다. 그리고 사라져가는 마력구의 빛 사이에 보이는건, 앨리스의 실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는 요우무였다. 아까전에 앨리스에게 검을 잡혔을때 실이 연결 되었으리라.

 

"둘다 악의에 물들어 있어서 진행이 빨랐던건가."

 

우이하루가 혀를 차며 중얼거리자, 앨리스는 만면에 미소를 띄며 고개를 끄덕인다.

 

"처음부터 이랬을면 됐을텐데. 그렇지 않아, 콘파쿠 요우무?"

 

마치 좋아하는 인형을 끌어안듯, 여전히 내게 검을 겨누고 있는 요우무를 앨리스는 뒤에서 껴안으며 말한다.

 

"네게 승산은 없어. 우이하루. 하지만... 그렇네. 네게서 마력을 빼내는것만으론 부족하겠어. 그 뒤에 집엔, 코메이지 코이시가 있겠지? 야쿠모 유카리에게 이야기는 들었어. 그녀의 마력도, 꽤나 맛있을테지."

 

요염하게 혀로 입술을 햝으며 우이하루를 향해 걸어오는 앨리스. 적은 둘. 앨리스의 조종능력으로 아까보다 강해졌을터인 콘파쿠 요우무와, 닿는것만으로 적을 조종할 수 있는 최악의 적, 앨리스 마가트로이드.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지만.

 

우이하루의 표정은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경고한다. 이쪽으로 오지 마라."

 

평소에는 듣지 못할, 우이하루의 차가운 한마디. 하지만 앨리스는 동요하지 않는다.

 

"흐응? 아직 상황이 이해가 안되나 본데. 좀 더 알기 쉽게 만들어줄까? 가렴, 요우무."

 

앨리스가 명령하자, 요우무는 은빛의 일섬 그 자체가 되어 한순간에 우이하루의 목을---

 

- 까앙!

 

"봉우리져라, 카자리."

 

우이하루의 목을 치려고 했던 요우무의 누관검은, 우이하루가 쥔 카자리에 의해 막혀 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

 

"넌 일단 나중에 보자."

 

요우무를 한번 째려보더니, 우이하루는 카자리를 휘둘러 요우무를 조종하고 있던 앨리스의 마력실 이라는 존재를 베어 없애버린다. 꽃잎이 흩날리고, 그와 동시에 우이하루는 카자리를 비녀상태로 되돌린다. 워낙에나 짧은 순간에 일어난 일이라, 누군가가 봤다면 허공에서 꽃잎을 꺼내는 부류의 마술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앨리스의 마력실이 풀린 리바운드인지, 요우무는 그 자리에서 쓰러진다. 검은 기운이 그녀의 몸에서 나오지 않은걸 보아 아직 악의에 의한 주박이 풀리진 않은 모양이지만, 지금의 상황에선 그게 딱 좋았다.

 

"아까 뭐라고 했었더라?"

 

"...겨우 인형 하나를 잃은건 아무것도 아니야. 얘들아!"

 

일부러 태연한척하며, 앨리스는 자신이 데리고 왔던 인형들을 부른다. 하지만, 주위는 그저 조용할 뿐, 무언가가 움직이는 소리는 전혀 나지 않는다.

 

"아까 뭐라고 했냐고 묻잖아?"

 

"큭... 어느새!?"

 

앨리스는 주위를 돌아보며, 자신이 인형들이 어느샌가 죄다 박살난채 바닥에 널부러져 있다는걸 깨닫는다. 하지만, 무언가가 이상하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인형들은 전부 그 몸 어딘가에 구멍이 뚫려 있고, 구멍을 중심으로 뒤틀린 상처가 있었다. 여태까지 요우무는 물론이고, 우이하루도 그러한 공격을 한 적이 없었다. 거기까지 생각했을때 그녀의 귀에,

 

"이야, 이 오빠야가 이래 빡쳐하는거 첨보네. 니 좆된거 같은데?"

 

어디의 사투린지 모를, 경박한 소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느샌가, 우이하루의 옆엔 금발의 소녀가 있었다. 일부러 그러는건지, 자신의 커다랗고 새하얀 낫을 자신의 큰 가슴 사이에 끼운채 기대어 서 있는 그녀는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다.

 

"프리즘리버는?"

 

"아직. 근데 언니야들끼리 어떻게 한다카면서 내보고 내려가라 카더라고."

 

"너희들, 이 근처에서 싸우고 있었다고 했던가."

 

"그렇긴 한데. 와 묻노?"

 

"알겠다. 이쪽도 슬슬 끝을 내지."

 

곁눈질로 금발 소녀... 유키나를 내려다보며 말하던 우이하루는, 손에 들고 있던 마법서형 디바이스를 사라지게 한다. 그리고.

 

"디바이스, 로드."

 

그 손에, 커다란 지팡이가 들려진다. 플라스틱 재질이라고 하기엔 다소 견고해보이는, 마치 마법소녀물 애니메이션에서 나올법한 지팡이. 그 디자인은, 살기를 풀풀 풍기고 있는 우이하루의 분위기와, 상당한 갭이 있었다.

 

"유키나. 앨리스를 30초 뒤에 저 위로 올려놔."

 

"오키도키!"

 

고개를 끄덕인 후, 유키나는 재빠르게 앨리스의 뒤를 점하여, 그 엉덩이를 걷어차 올린다. 하지만, 그 발은 앨리스의 손에서 나오는 검은색 마력실에 칭칭 감겨, 앨리스의 엉덩이엔 닿지 않는다. 그 짧은 순간에, 앨리스는 자신을 조종하는데 익숙해져 그 전투 능력이 훨씬 상승한 것이다. 그 반동으로, 그녀의 몸 안의 악의의 기운과 마력의 밸런스는 더 빠르게 무너져 가지만, 그건 그녀에게 중요하지 않다. 어짜피, 눈 앞에 있는 우이하루를 먹어 치우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 에피타이져가 알아서 다가오지 않았는가. 하고 생각하며, 앨리스는 마력실을 통해 유키나를 조종하려고 하지만...

 

"어째서?"

 

상대의 컨트롤을 뺏었다는 손맛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앨리스는 당황한다. 뒤를 돌아보니, 유키나의 구둣발이 그녀의 얼굴 앞에 다가오고 있었다.

 

- 빠아악!

 

"큭!?"

 

앨리스는 양팔을 들어 유키나의 발차기를 겨우 막아내는데 성공했지만, 갑작스런 행동에 그녀에 대한 속박이 풀려버렸다.

 

"우야노. 주력기가 안먹히는거 같은데."

 

"너..."

 

"아, 맞다. 30초라캤재. 잡담할 시간은 없겠네. 즐거웠데이~"

 

"뭐?"

 

손을 흔드는 유키나. 갑작스런 그녀의 행동에 미간을 찌푸리는 앨리스였지만, 그 다음 순간 자신의 몸이 무언가에 의해 뒤로 끌려가는게 느껴졌다. 깜짝 놀라 뒤로 돌아보니, 그곳에는 허공에 나타난 사슬... 알케믹 체인에 묶여 있는 앨리스 자신의 인형이 있는게 보였다. 다만, 그 인형은 옷이 벗겨져 있었고, 그렇기에 그 인형에 팔다리 '관절'이 사라져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럼에도 그 인형이 인형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인형 자체가 악의에 의해 강화되어 있기 때문이었지만...

 

하지만 그것은, 앨리스가 저 인형에 끌려가고 있는 이유가 되지 않는다. 어째서, 라고 앨리스가 생각했을때, 문득 그녀는 자신의 양 팔꿈치와 무릎에 위화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녀가 소매를 걷었을때.

 

"이, 이건!?"

 

앨리스는 자신의 팔꿈치가, 이상하리만큼 둥글게 부풀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녀는, 그것이 저 인형의 관절이라는 사실을 금방 알아챈다.

 

"다이버 다운과 크레이지 다이아몬드. 네놈의 몸에 인형의 관절을 [잠행] 시키고, 인형을 [치료] 했지. 뭐, 들어도 모르겠지만."

 

이미 앨리스는 듣지 못할 거리에서, 자신의 능력을 설명하며 어깨를 으쓱하던 유키나가 우이하루에게 시선을 돌렸을때, 그녀의 얼굴에 놀라움이 떠올랐다.

 

"와, 씨발. 저 오빠야 돌았네."

 

약간의 그리움이 느껴지는 욕지거리가 섞인 유키나의 감탄사. 우이하루는 디바이스 - 로드 를 치켜들고, 대형 술식의 준비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치켜든 지팡이의 끝엔 거대한 마법진이 생겨 있고, 그 중앙에는 그보다 더 큰 마력구가 생겨 있었다. 거기에, 그 마력구는 별처럼 반짝이며 모여드는 주변의 잔류 마력을 모아, 더 찬란하게, 그리고 더 크고 아름답게 변하고 있었다.

 

"렌카!"

 

[렌카 : 지시, 완료입니다.]

 

홀로그램 윈도우가 우이하루의 옆에 나왔다가 사라진다. 여전히 싸늘한 표정을 지은채, 그는 여전히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치는 앨리스에게 그 지팡이를 겨누고.

 

"별빛이여, 모든걸 꿰뚫는 섬광이 되어라."

 

주문을 외운다. 

 

"윽!?"

 

우이하루의 말에 반응하듯, 마법진에 모이던 그 거대한 마력구는 당장이라도 폭발할듯이 더 밝은 빛을 내기 시작한다.

 

자신의 마력뿐만 아니라, 주위의 잔존마력조차 깡그리 모아 발사하는, 흉악한 포격술식. 잔존마력이 모일 때, 발하는 빛이 마치 별빛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그 이름.

 

"성궤「스타라이트 브레이커」"

 

 

 

 

한 순간, 세상의 소리가 모두 사라졌다.

 

 

 

 

 

 

별조차 파괴할 집속포는 마법진의 끝에서 발사되어, 유키나에 의해 구속된 앨리스의 몸을 용서없이 덮치고...

 

 

 

 

 

 

 

 

 

 

 

 

 

 

 

 

 

 

 

 

 

 

"언니, 좀 더 멀리 회피해야합니다!"

 

"우오오오!? 뭐에요, 저거!"

 

다급하게 피하는 아이리와 렌카를 지나, 그녀들을 습격하려고 했던 프리즘리버 세 자매에 직격했다.

 

 

 

 

 

 

 

 

 

 

 

 

 

 

 

 

 

 

 

 

 

 

 

"...잉?"

 

정신을 차렸을때, 눈 앞엔 탈의한 앨리스가 어째선지 허공에 뜬채 사슬에 묶여 있었다. 왜 탈의를 했는지도 솔직히 좀 이해가 안되는데.

 

"뭐시여 이건."

 

내려다보니, 왠 흰색 망토에 바디슈츠가 내 몸에 입혀져 있었다. 이래선 아이리를 치녀라고 놀릴 수 도 없겠구만. 노출도는 걔보단 적다만.

 

어디보자, 왜 이렇게 됐지? 렌카의 날개를 이용해서 자가최면을 걸고... 음...? 마법소녀로 변신? 아니, 이건 마법소녀라기보단 그냥 악마같은데...

 

흠, 아까전의 기억은 생생하게 나긴 하는데, 내가 했다는 실감은 없군. 이런 느낌일거라는 설명을 렌카한테 듣기는 했는데, 실제로 겪어보니 묘한 감각이다. 이 자가최면의 본래의 목적은, 최면을 나아가서 지금처럼 제정신일때도 내 능력을 전부 활용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하던데. 이런 느낌이어서야 왠지 갈 길이 멀거 같군.

 

"수고하셨습니다. 우이하루."

 

"아, 엉. 너희도."

 

하늘에서 사뿐히 내려와 내게 다가오는 렌카와 아이리. 그러고보니 얘네들은 아까전까지 프리즘리버 3자매랑 싸우고 있었다고 했던가.

 

"덕분에 프리즘리버 3자매도 한번에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깜짝 놀랐다니까요?! 우이하루가 그정도 레벨의 집속포를 쓰다니... 아니, 그 이전에 그런걸 쓸거면 저한테 알려줬어야 피하던지 할거 아니에요!"

 

"나한테 그런 말을 해봐야..."

 

정작 나한텐 그 짓을 했다는 실감이 없는걸. 정말로 딴 사람 이야기 듣는 기분이다. 가벼운 기억상실 같은 느낌이랄까. 아니, 실제로 기억은 남아 있지만... 으음, 복잡하구만.

 

"이제 다음은 콘파쿠 요우무 입니다만..."

 

"으음."

 

어느새 다가온 유키나까지, 넷이서 조용히 쓰러져 있는 요우무에게 그 시선을 향한다. 앨리스가 조종하고 있던걸 내가 카자리를 써서 풀었던 모양인데, 그 리바운드 때문에 의식을 잃은 모양이다. 처리하려면 지금이 가장 좋은 찬스긴 하지만...

 

"어떻게 하지?"

 

"뭘 어떻게 해요? 정신을 잃은 지금이 가장 호기잖아요."

 

"동감입니다. 지금처럼 의식을 잃었을때 처리하는게, 고통도 없을테니 그녀를 위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긴 한데 말이지..."

 

슬쩍 유키나를 보자, 유키나는 왠지 탐탁치 않아 하는 표정이다.

 

"내는 반대다. 오빠야. 점마 분석 결과, 코이시님한테 보여줬다 아이가? 뭔가 알아 냈을 수도 있으니까 아직은 냅둬야한다고 보는데."

 

"그래. 정신을 잃었는데 그런짓을 하는건 좀 그렇단 말이지. 같이 싸워주기도 했고... 뭣보다, 면간 하는 느낌이라 싫어."

 

물론 그런 전개를 싫어하는건 아니지만, 지금은 그럴때가 아니고, 그런 짓을 할 상대도 아니다. 뭐, 아무튼.

 

"...뭐, 그러시던가요."

 

"유키나의 말에도 일리가 있습니다. 우선, 앨리스 마가트로이드와 함께 콘파쿠 요우무도 집 안으로 옮겨두는것을 추천합니다."

 

"오케이. 오빠야, 드가서 잠깐 쉬었다 가자."

 

"오냐."

 

주위엔 전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고, 앨리스가 데려왔던 인형들의 잔해가 여기저기 널부러져 있지만... 치우는건 일단 이변이 끝나고 나서 해도 늦지 않겠지.

 

잠깐만 쉬었다가, 얼른 명계 올라가서 깽판이나 쳐야겠다.

 

 

 

 

 

 

 

 

 

 

 

 

 

 

 

 

 

 

 

 

 

 

 

 

 

 

 

 

우이하루

 

 

마법소녀 리리컬 우이하루

 

 

 

릴리 화이트락

 

 

춘설이변때도 사실 별 다른 목적 없이 주인공들을 습격했기 때문에, 리프레인때도 별 다른 목적 없이 우이하루를 습격했다.

상대에게 환술을 걸어, 몸도 마음도 얼려 죽이는 방식을 사용했다.

 

 

 

 

 

나오지도 못하고 리타이어.

 

 

 

앨리스 마가트로이드

 

 

그녀 또한 본디 자체적으로 춘설이변을 조사하던 상황에, 주인공들과 마주쳐 싸웠던 것 뿐이라 큰 목적은 없었지만, 리프레인이 일어날때 주입되는 악의의 기운의 근본이 마계신 대리였던 '쇼우이치'에게 있었던 탓에, 버티지 못하고 폭주. 

 

쇼우이치의 마력에 의해 폭주한 탓에, 마계신 신키의 능력이 어설프게 개화하였다. '아공간'과, 그 짧은 시간에 그정도의 인형을 대동하여 우이하루를 습격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때문.

 

 

 

프리즘리버 3자매

 

 

춘설이변때는, 백옥루에서의 라이브를 위해 불려 나왔던 3자매가 그대로 문지기까지 하고 있었던 것이었지만, 리프레인때도 그 포지션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악의에 의해 음악을 연주하여 상대의 정신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게 되어, 지금의 우이하루에게 있어선 최악의 상대라고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다만, 이를 대충 예상한 유키나가 언니들을 이끌어 그녀들을 먼저 조지러 올라간 것. 실제론, 프리즘리버 3자매의 능력보단 야쿠모 유카리의 서포트 사격이 더 성가셨다.

 

 

 

 

콘파쿠 요우무

 

 

춘설이변때, 환상향의 봄을 모으고 다녔던 사실상 '실행범'. 하지만 리프레인땐 이미 봄은 거의 전부 모인 상태였고, 정작 요우무는 어떠한 '사명' 때문에 첸을 격파, 그리고 우이하루와 협력하여 앨리스를 격파한다. 하지만, '이레귤러' 개체는 아니었다.

 

악의에 의해 강화된 지금의 요우무의 검 실력은, 본래 요우무가 언젠간 도달할 터인 최고의 경지다. 다만, 우이하루와 비슷하게 자신의 능력을 전부 활용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태.

 

 

 

이레귤러

 

 

어째서 이레귤러는 발생하는걸까.

이레귤러의 존재는 결국, 우이하루가 악의에 심어둔 백도어 프로그램이다. 이변에 관계되어 있는 단 하나의 개체에, 악의로 인한 무리한 강화가 아닌 해당 개체 '그 다음 단계'로 이끌어, 이변을 막기 위한 시스템이다.

다만, 그 개체를 고를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

 

 

 

 

 

 

 

리프레인 - 춘설이변

 

남은 개체

 

콘파쿠 요우무

사이교우지 유유코

야쿠모 란

야쿠모 유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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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ㄹ 2018.05.2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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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투리 겁나 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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