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구루메 ~제 1장 01화~

슷고이타노시 | 소설 | 조회 수 1290 | 2017.03.30. 11:12

제 01화 : 드래곤 스테이크

 

 

저택의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에 딱히 의미도 없이 한숨을 내뱉었다.
그 탓일까. 유리창에 하얗게 안개가 끼어간다.

하얗게 된 유리의 표면을, 나는 살며시 손바닥으로 닦았다.
사라져 있던 풍경이 다시 내 앞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돌과 나무로 만든 낯선 사람들이 사는 거리.
지금도 바쁘게 길을 걷는 행인들을 시선 끝으로 확인할 수가 있다.


"......하아."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쉰다. 1년 전이다.
그 날로부터, 몇 번이나 한숨을 쉬면 좋을지 모르겠다.

이세계.
그런 말을 알고 있는가? 뜻은 그저 이질적인 다른 세계라는 것.
의미불명한 그런 세계에, 나는 영문도 모르고서 왔다.

 

정말 어이 없는 최후였다.
역의 계단에서, 발이 미끄러져서. 그것만으로, 쌓아올린 인생의 전부가 픽 하고 사라진다.
여러분도 비가 갠 뒤의 발밑에는 충분히 주의를 기울여주길 바란다.

그리고, 사실이라면 그대로 죽었어야 할 나는 어째서인지, 어느샌가 이 세상에 신세를 지게 되었다고 하는 일이다.

신의 변덕일까, 아니면 기적이라고 하는 것이 좋을까.
간단히 말하자면, 제 2의 인생 시작이었다.

 

"......하아."

 

한숨이 나오는 이유는, 목숨을 부지했으니 다행이잖아라던가, 그런 문제를 얘기하는 게 아니다.
창밖을 볼 때마다, 나는 그 날의 비처럼 우울한 기분에 사로잡히게 되고 만다.

 

그렇게 눈썹을 찡그리고 있던 내 등 뒤에서, 규칙적인 노크 소리가 울렸다.
나는 창문에서 등을 돌리고, 들어와도 좋다고 이야기한다.

 

"실례합니다. ......나리, 홍차가 들어왔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온 여성에게 나는 붙임성 좋게 웃음을 지었다.
내 미소를 무시한 그녀는, 묵묵히 테이블 위에 티세트를 늘어놓는다.

 

"고마워, 실핀. ......음, 좋은 향기군. 네가 탄 홍차는 항상 맛있어."

 

놓인 티컵을 손에 들고, 나는 구태여 말을 걸었다.


그 목소리에 뒤돌아보지도 않고, 실핀은 테이블에 올려진 빈 컵을 쟁반 위에 올려놓는다.

 

"감사합니다. ......그럼, 다락방의 청소가 남아 있으므로."

 

변하지 않는 표정. 언뜻 실핀을 흘겨본다, 특별한 반응 없이 그녀는 내게서 등을 돌린다.
가볍게 액자의 각도를 조정한 후, 실핀은 평소처럼 방에서 나갔다.

 

"어, 그래. 힘내."

 

여러 가지 말하고 싶은 말을 삼키고, 나는 이미 듣는 사람이 없어진 말을 홀로 방 안에 중얼거린다.

 

그녀는 실핀. 이른바 메이드라는 녀석이다.
내가 주인님이긴 하지만, 보는 바대로 붙임성은 별로 좋지 않다.
얼굴로 선택하는 게 아니라고, 나는 찻잔의 수면에 한숨을 내뱉는다.
이런 거북한 생각을 할 거라면, 그 베테랑 풍의 아줌마로 고르는 게 더 나았다.

 

인사란 건 까딱하면 큰일이구나 하고, 나는 차가 담긴 컵에 입을 댄다.

 


◆ ◆ ◆ 

 


"나리. 확인하겠습니다만, 오늘의 저녁식사는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몇 시간 후, 문 앞에 잠시 멈춰서서 실핀을 곁눈질하며, 나는 거울 앞에서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오늘은 밖에서 먹을 거야. 아무래도 동쪽 대로에 좋은 가게가 생겼다는 것 같아."

 

방구석에 있는 옷걸이에서 그동안 지어놓았던 코트를 잡는다.


겉옷을 두르기 시작한 내게, 실핀이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

 

"......다녀오십시오."

 

실핀의 무기질한 목소리가 방에 반향되어, 나는 우뚝 하고 거동을 멈춘다.
표정도 그렇고, 그녀로서는 드물게도 뭔가를 표현했단 느낌이다.

 

"무슨 일이야?"


"아뇨. ......실례합니다."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 뒤돌아선 메이드복 소녀에게, 나는 무심코 말을 걸었다.

저녁 식사의 준비가 없다면, 오늘 그녀의 업무는 종료일 것이다.

 

"아, 실핀. 어때? 오늘밤엔 함께 저녁 식사라도?"

 

칼라를 바로잡으면서 특징적인 하늘색 머리에 묻는다.
귀 끝을 팽팽하게 곤두세운 엘프 소녀는 작은 옆모습을 흘려보이며 입술을 열었다.

 

"근무 외 노동입니다만."

 

약간 짓궂게 미소지으면서, 실핀은 소리 없이 문 저편으로 사라져간다.
남겨진 독신남은 유감스럽게 창밖으로 눈을 돌린 것이었다.

 


◆ ◆ ◆

 


자갈길 위를 구두 발소리가 걸어간다.
완전히 쌀쌀해진 공기를 들이쉬면서, 나는 거리의 소음을 그저 의미 없이 듣고만 있었다.

 

가게의 호객 소리에, 달려가는 아이들의 웃음 소리.


거리엔 활기가 넘치고, 내가 아는 일본의 소리들과 아무 것도 다르지 않다.

아니. 어쩌면, 현지의 쇠퇴한 상가 건물들에 비하면 이쪽이 훨씬 더 인간다운 경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춥구나."

 

나직하게 중얼거린 목소리는, 그저 도시의 소란 속에 녹아갈 뿐. 쌀쌀하긴 하지만, 아직 숨이 하얗게 변할 정도는 아니다.
완전히 해가 떨어진 밤하늘 아래서, 나는 멍하니 머리 위의 빛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환하게 빛나는 전등의 빛. 도시의 구석구석까지 둘러쳐진 전봇대와 전선은 문명의 등불을 거리에 남김 없이 제공하고 있다.

 

마력 발전이라고 하는 것 같다.

마법. 상당히 판타지스런 울림이다. 나도 이세계에 막 왔을 때는, 그 소리에 적잖이 가슴이 뛰었었다.


하지만, 거리에 붙어 있는 전선.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마도 철도. 그리고 그 이권을 둘러싼 귀족들의 정치 투쟁.

지구와 아무 것도 다를 게 없다.
서민들은 살아가는 양식을 나날의 업무와 한때의 오락에 투자하고, 상류계급인 주민들은 거기에 들어가는 돈의 크기를 자랑으로 삼을 뿐이다.

환상(판타지)라는 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구나 하는 것을 깨닫고서부터는, 그야말로 아무 것도 변한 게 없었던 것이다.

 

1년 후에는 부와 지위를 손에 쥐고 있었다. 물론, 운이 좋았다고 하면 그 말대로다.

 

나직하게 중얼거리고, 나는 울리는 배꼽시계 소리를 코트 속에 감췄다. 목적지인 대로까지는 아직도 걸어야 한다.

 

"아, 죄송합니다."

 

멍하니 있다가 지나가던 노인과 어깨가 부딪쳐버렸다. 황급하게 고개를 숙였지만, 상대쪽도 실례했다며 모자를 내렸다.
깊은 주름이 새겨진, 온화해보이는 표정의 파란색 얼굴.
모자 아래로 보인 두 뿔에 시선을 보내고, 나는 다시 행선지를 바라보았다.

 

이형의 사람들이 걷는 거리. 어찌할 수 없는 기분나쁨을 느끼면서, 나는 걸음을 조금 서둘렀다.

 


◆ ◆ ◆

 


이세계에 와도 배는 고프다.

나름대로의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내게 깊은 안심감을 준다.

 

"......혼잡한데."

 

주위를 돌아보니, 확실히 자리는 전부 채워져 있는 것 같다. 개점한지 얼마 안 된 탓도 있겠지만, 인기 있는 가게인 것 같다.

 

기다리지 않고 앉을 수 있단 사실에 안심하고, 나는 나무 의자에 천천히 체중을 맡기고 있었다.

손에 들린 메뉴에, 제일 크게 적힌 글자가 눈에 띈다. 물론, 이것이 이번 타겟이다.

 

문명이 떨어지는 이세계에서 맛있는 물건이란 게 있기는 할까? 그런 의문이, 모두에게는 있을 법하다.
이세계에 막 도착했을 무렵에는 나도 절망의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던 것이다.

 

딱딱하고 곰팡이가 핀 빵, 시든 야채, 날생선 같은 것은 물론 없다.

 

지구에서는 나름대로 좋은 음식을 먹어왔다. 일본은 식문화가 풍부한, 참 좋은 나라이다. 그런 세계에서 자란 내가, 어째서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인지.

 

간단한 얘기다.

 

"드래곤 스테이크. 그리고, 과실주를 글래스로. 빵도 두 개 정도 받을 수 있을까?"


"알겠습니다."

 

내 목소리에 젊은 웨이터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정말로 예의바른 청년이다. 비늘이 빛나는 꼬리를 기르고 있는 것은 눈감아줘도 되겠지.

 

나는 천천히 가게의 공기를 들이마셨다. 고소한 고기굽는 냄새. 점점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더 심해진다.

......자, 이제 알 것이다. 이 세계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돈이다.

 


"후후, 드래곤 고기인가. 과연 두근두근해지는걸."

 

먼저 도착한 과실주를 웨이터에게 받으면서, 나는 유리의 내용물을 바라본다.
안에 든 과실주가 전등빛으로 붉게 비추어진다. 이 아무렇지도 않은 광경도 서민이라면 구경할 수 없다.

어찌 됐든, 유리 제품은 고급 제품이다. 서민들은 흙을 구워 만든 컵이 고작. 대부분은, 나무잔에 보이지도 않는 내용물을 붓고 있다.

 

나는 돈과 지위를 이세계에서 손에 넣었다. 현대 비즈니스의 지식이 상상 이상으로 유효했던 것을 생각하면, 대학 시절의 교수와 회사의 상사에게 감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솔직히 이 자리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자세히 말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저 몇 안 되는 이형 친구들의 명예를 위해 운이 내 편을 들어주었다는 것만 말해두겠다.

 

"......맛있군."

 

한 마디 하고, 목구멍 속으로 삼킨다. 와인보다는 약간 포도주스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신맛도 강하지 않고, 적당한 단맛과 알코올이 입으로 퍼져나간다.

 

방금 나는 맛있다고 중얼거리긴 했지만, 이는 비단 "이세계의 술은 맛있다"라는 뜻은 아니다. 변두리의 술집에서 마시는 과실주 같은 것은, 썩은 술인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신맛이 강하다.

다시, 나는 투명한 붉은 액체를 응시한다. 탁한 부분 같은 것은 어디에도 없다.

 

이 글래스의 내용물. 이것을 두 잔 마시면 실핀의 하루 일당은 가볍게 넘어간다.

 

"......후후."

 

미소를 짓는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못해먹겠다.


먹고 나면 실핀에게 과자라도 사서 돌아갈까 생각하면서, 나는 글래스를 내려놓았다.

 

"드래곤 스테이크입니다."

 

한숨을 내뱉기 전에, 웨이터의 목소리가 귀에 울린다.


타이밍이 안 맞았으니, 다시 한숨을 내뱉는 것은 지금이다.

 

다가온 철판에, 잠시 동안의 안도를 표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

 


◆ ◆ ◆

 


"......호오."

 

먼저 나온 것은, 그런 말이다.
달궈진 철판 위에 놓인 고기. 식게 하지 않기 쉬한 연구는 지구와 똑같다.

 

다른 점은 바로 그 철판 위에 놓인 고기였다.

우선 크다. 300그램은 족히 넘을 것이다. 그리고 그 모양.
여기에는 나도 무심코 뺨이 느슨해진다.

 

타원을 그리는 고기의 가장자리 중앙에 있는 작은 흰색의 동그라미. 뼈이다. 뼈 주위를 드래곤의 고기가 덮고 있다.
스테이크의 두께는 2cm라고 할까, 원형의 직경은 20cm는 될 것 같다.

만화 세상 같은 고기의 등장에 내 마음이 부글부글 끓는다. 이거다. 이 감각 덕택에 나는 간심히 살아갈 수 있다.

 

"잠깐만, 자네. 묻고 싶은데, 이 고기의 부위는 드래곤의 꼬리인가?"

 

무심코 지나가던 웨이터를 불러버렸다. 내 질문에 웨이터가 정중하게 입을 연다.

 

"아니오, 손가락 고기입니다."


"손가락 고기이?"

 

웨이터의 대답에 나는 뜨악 하고 눈을 휘둥그레 떴다. 접시로 눈을 돌려, 놀란 표정으로 굳는다.

 

"네. 잘 움직이는 곳이라서 육질도 좋고 인기 있는 부위입니다. 꼬리도 있긴 합니다만, 7인분으로 제공되어버립니다만......"


"아, 아니. 괜찮아. 고마워. 조금 신경이 쓰였을 뿐이야."

 

예를 표하고 웨이터가 떠난 뒤, 나는 감탄한 것처럼 스테이크를 바라본다. 직경 20cm에 육박할 것 같은 고기. 이것이 설마 손가락고기 토막이라니. 그렇다면 꼬리가 7인분이라는 것도 납득이 됐다.

 

"좋아. 이거 한 장으로 실핀의 일당 사흘치 분량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추구하는 것이다. 일본에서는, 지구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식재료. 이것들을 먹을 때는 역시 나도 마음이 떨린다.

 

"......후후, 좋아. 긴장되잖아."

 

스테이크에 나이프를 넣는다. 순간, 나이프의 칼날을 퉁겨낼 것 같은 정도의 탄력이 손가락을 통해 전해져왔다.
과연 드래곤이라는 건가. 이 근육질인 육질. 씹는 재미가 있겠다.

 

"그럼그럼, 먹어볼까요."

 

그래도, 무방비인 재료로 화한 드래곤에게 나이프를 막을 방법 같은 건 없다. 한 입 사이즈로 자른 고기를, 나는 조심스레 입으로 날랐다.

 

"......하음."

 

입에 넣고, 이를 세운다. 처음 찾아온 것은 소금의 짭잘함. 이것은 좋다. 퍼져가는 후추와 향초의 향도 딱히 불만인 것은 아니다.

 

문제는 고기이다. 씹고, 나는 천천히 드래곤의 고기를 계속 씹었다.

딱딱하다.

 

"흠. ......흠."

 

질겅질겅 하면서 필사적으로 음미해나간다.

역시 딱딱하다.

 

뭐야 이거. 너무 딱딱하다. 맛있다던가 맛없다 이전에 엄청나게 딱딱하다.

 

"흐, 흐음."

 

무심코 코를 통해 콧김이 빠져나갔다.
칼은 어떻게든 통과했는데, 이로 씹으려고 하니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마치 소고기의 섬유로 겹겹이 층을 이룬 것 같은.

 

"......읏, 하앗!"

 

겨우 삼켰다. 뭐야 이거. 한 조각 먹은 것만으로도 턱의 피로감이 장난 아니라고.

 

게다가, 좀 구리다. 사슴고기와 양고기 등의 비린내와는 다른, 독특한 냄새.
처음에는 향초로 속일 수 있었지만, 몇 번이고 씹으니 퍼져나왔다.

뭐지. 맛본 적이 없는 맛이다. 이것이 드래곤의 냄새인가?


솔직히 별로 맛이 없다.

 

"당했구나......"

 

망했다. 판타지 느낌에 속았다. 이런 거, 먹을 수 있을 리가 없다.
전채요리로 약간 정도 나오면 진미로 끝날지도 모르겠지만, 메인 요리로는 그저 딱딱하고 냄새나는 고기이다.

 

"으-음."

 

시험 삼아 또 한 조각 먹어본다. 이번에는 소스가 묻어 있는 부분을.

 

"......흠흠."

 

과연. 소스와 함께 먹으면 어느 정도는 괜찮다. 과일 소스가 고기의 냄새를 좋은 상태로 지워주고 있다. 맛 자체는 맛있다고 해도 무방. 집중해서 씹어보면 확실히 버릇이 되는 맛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씹으면 씹을수록 고기의 맛이 입안에 퍼져, 소스가 사라진 입 안을 다시 독특한 냄새가 채워 주장한다.

그러고 여전히 딱딱하다.

 

"으-응. ......하아."

 

역시 한 조각 먹을 때마다 막대한 체력을 소모한다. 회복 이벤트라고도 할 수 있는 식사에서 왜 이렇게 HP가 깎여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건가.

 

일단은 침착하게 잔을 입으로 나른다.

맛없다곤 하지 않겠지만, 도저히는 아닐지라도 노골적으로 칭찬할 수 있을만한 요리는 아니다. 아무래도 이 세계에서도, 희소성이란 것은 사람들의 눈을 흐리게 만드는 모양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조용히 가게 안을 둘러보았다. 오늘 이곳에 모인 손님들의 수 퍼센트가 자신의 혀를 속이며, "맛있다"고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아."

 

하지만 눈앞에 펼쳐져 있는 광경에, 나는 작게 소리를 냈다.

그곳에는, 진미라는 듯 고기를 맛있게 먹는 수인과, 눈썹을 찌푸린 채 뭔가 말하고 싶어하는듯한 엘프 여성.

 

그 순간, 이해한다.


이곳은 일본이 아니다. 지구조차 아닌, 다른 세상이다.

 

고기를 먹기 위한 이빨을 지닌 늑대 수인과, 귀를 제외하곤 인간과 같은 외형을 지닌 아름다운 엘프 숙녀.
생각해보면, 내게 이 가게를 추천한 미식가인 단골 손님은 비늘이 빛나는 리저드맨이었다.

 

"앞으로는, 엘프에게 인기 있는 가게를 찾아야겠군."

 

납득한 것처럼 중얼거리면서, 유리잔에 든 나머지를 마셨다. 술맛은 합격이다.

 

"이제 어떻게 하지."

 

가히 2인분 가까이 남아있는 드래곤의 고기를 앞에 두고, 나는 전혀 움직일 기색이 없는 손가락을 테이블 위에 세운 채 엘프 여성처럼 미간을 얼굴 중앙으로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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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갈수록 볼만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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